'비 온다고 했는데 쨍쨍?'···광주 기상청 날씨와의 전쟁

강주비 2025. 8. 13.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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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기상청의 불은 새벽에도 꺼질 줄 모른다.

땅·하늘·바다·지하까지 구축된 장비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일기도를 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KIM), 영국(UM), 유럽(ECMWF) 등 세 가지 수치모델을 분석해 최종 예보를 결정한다.

송효실 기상사무관은 "관측 장비 오차, 모델 한계, 예보관 해석 차이, 대기의 예측 불가능성 등 네 가지 불확실성이 겹쳐 오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오차를 줄이기 위해 전국 예보관 회의를 통해 각 지역의 해석을 공유·조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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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관측모델 한계에
바다 인접 지리 특수성까지
"잇따른 비판에 위축되기도"
"정확한 기상 예보 위해 노력"
12일 오후 광주기상청 예보관들이 본부 및 전국 지방기상청·지청과 예보 토의를 하고 있다. 광주기상청 제공

광주기상청의 불은 새벽에도 꺼질 줄 모른다. 위성·레이더 영상이 빼곡한 상황실 모니터 앞에서 예보관들은 불과 수㎞ 차이로 달라지는 비구름을 놓고 분석을 거듭한다. 이상기후와 예보모델의 한계 등 수많은 변수 속에서 이들은 매일 날씨와의 사투를 이어간다.

12일 광주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광주에는 426.4㎜의 비가 내려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한 달 치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지며 역대 최대 일 강수량 기록을 갈아치웠지만, 당시 예보는 20~80㎜에 불과했다. 지난 3일에도 시간당 최대 30~50㎜를 예보했지만 무안군에는 시간당 142.5㎜의 폭우가 쏟아졌다. 6일에는 최대 120㎜의 비를 예보했으나 실제 강수량은 0.7㎜에 그쳤다. 이처럼 최근 잇따른 오보로 시민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예보관들은 나름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오전 5시와 오후 5시 예보를 위해 매일 새벽 2시와 오후 2시, 본부와 전국 9개 지방청·지청이 참여하는 화상 예보 토의를 진행한다. 강수 구역과 시작 시각, 강도까지 세부적으로 조율하며, 토의 외에도 내부 모니터링과 회의를 거듭한다.

예보의 출발점은 관측이다. 땅·하늘·바다·지하까지 구축된 장비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일기도를 작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KIM), 영국(UM), 유럽(ECMWF) 등 세 가지 수치모델을 분석해 최종 예보를 결정한다.

송효실 기상사무관은 "관측 장비 오차, 모델 한계, 예보관 해석 차이, 대기의 예측 불가능성 등 네 가지 불확실성이 겹쳐 오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오차를 줄이기 위해 전국 예보관 회의를 통해 각 지역의 해석을 공유·조율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은 예보가 특히 까다로운 지역이다. 서쪽 해상에서 들어오는 강수 시스템과 남쪽에서 북상하는 태풍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지리적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100년·200년에 한 번 올 강도의 폭우가 잦아지며 수치모델 예측 한계도 드러났다.

광주 지역은 관내에서도 강수량 편차가 크다. 광산구는 북서풍의 영향을 먼저 받아 눈과 비가 많이 오는 경향이 있다. 이에 광주기상청은 광주를 동부(동·서·남·북구)와 서부(광산구)로 나눠 특보를 발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문용 기상사무관은은 "수치모델은 과거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예보를 생산하는데, 하루 400㎜ 넘는 강수 사례가 거의 없어 예측에 한계가 있다"며 "이상기후를 예측할 수 있는 데이터가 쌓이려면 수십 년이 걸린다"고 했다.

여름철 방제기간(5월15일~10월15일)에는 예보관·관측요원·재난문자 담당자 등 5명이 한 조로 비상근무를 선다. 재난문자 담당자는 단순 발송이 아니라 실시간 강수량과 위치를 분석하며, 1시간 72㎜ 또는 3시간 90㎜에 도달하면 즉시 문자를 발송한다. 상황별 기준치 60%·70%·80%에 도달할 때마다 자료를 분석해 대응한다. 올해 광주·전남에는 하루 12시간 동안 56건의 재난문자를 발송한 날도 있었고, 총 발송 건수는 이미 지난해(42건)의 두 배를 넘는 80여건에 달했다.

재난 위기 속 예보관들의 근무는 '매일 시험을 치는 듯한' 긴장의 연속이다. 밤샘 근무 뒤에도 예보 적중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빗나갔을 때는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

김 사무관은 "모델별로 서로 다른 예측을 내놓으면 경험과 판단으로 결론을 내려야 한다. 최근 이런 모델의 '흔들림'이 잦아져 예보에 어려움이 많다. 자극적인 보도 제목이나 민원 전화로 위축될 때도 있다"며 "기상청은 정확한 예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시민분들께서도 안전을 위해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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