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소리 감지” 피부 접촉없이…‘뇌종양’ 정밀 진단한다

구본혁 2025. 8. 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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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레이저와 초음파 원리를 결합해, 피부에 기기를 직접 대지 않고도 생체 내부를 선명한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병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생체에 접촉할 필요 없이 빛만으로 생체 내부에서 발생한 초음파 신호를 넓은 영역에 걸쳐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며 "뇌혈관 질환 진단, 종양 진단 등 의료 영상은 물론, 반도체 웨이퍼나 원자력 설비 등 산업 전반의 비파괴 검사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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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IST-고려대, 선명한 3D 생체영상 기술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GIST-고려대 연구진. 이병하(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GIST 교수, 최원식 고려대 교수, 윤태일 고려대 박사, 임정묘 GIST 연구원, 고학석 KAIST 박사, 정의헌 GIST 교수.[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레이저와 초음파 원리를 결합해, 피부에 기기를 직접 대지 않고도 생체 내부를 선명한 3차원 영상으로 구현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이병하 교수팀이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최원식 교수와 공동으로, 광학 기반 비접촉식 광음향 단층촬영(PAT)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초음파 센서를 피부에 밀착할 필요 없이, 생체 조직 내부를 고해상도로 3차원 영상화할 수 있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의료 영상 진단 분야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PAT는 짧은 시간 동안 레이저를 조직에 쏘아 그 에너지를 흡수한 조직에서 발생하는 광음향파(초음파)를 감지해 내부 구조를 3D로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빛의 높은 선택성과 초음파의 깊은 침투력을 결합해, 종양 탐지, 혈관 관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된다.

하지만 기존 PAT는 초음파 센서(트랜스듀서*)를 피부에 밀착해 신호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센서의 크기나 형태에 따라 적용이 제한되고, 감도·해상도가 저하됐다. 또 화상 부위나 안구처럼 민감한 부위에는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초음파 센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레이저와 광학 센서만으로 초음파 신호를 발생시키고 감지하는 비접촉식 광음향 영상 시스템을 구현했다.

레이저로 조직에서 광음향파를 발생시킨 뒤, 생체 표면에 퍼지는 미세한 초음파 파문을 디지털 홀로그래피(Digital Holography)로 감지해 동영상 수준으로 기록하고, 이를 분석해 내부 혈관 구조를 3차원으로 정밀하게 복원했다.

특히 디지털홀로그래피를 통해 넓은 면을 한 번에 측정함으로써, 기존의 점 단위 스캔 방식보다 훨씬 빠른 영상화가 가능해졌다.

또한 수 나노미터(nm) 단위의 미세한 표면 변위를 감지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부드러운 PDMS 커버층을 적용했으며, 여러 번 측정한 신호의 ‘위상(파형의 위치)’을 평균 내어 배경 잡음을 없애고 실제 신호만 또렷하게 살려 감도를 높였다.

하지만 표면에 나타난 파형만으로는 내부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주파수별 역전파* 방식을 활용해 파문이 시작된 위치로 정보를 되돌려 보내는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닭 배아에 대한 광음향단층영상. (왼쪽) 배아 사진, (가운데) 상단에서 본 재구성 영상, (오른쪽) 재구성한 3차원 영상. 혈관의 분포를 나타낸다.[GIST 제공]

단일 시트 역전파 기법을 적용, 최대 5mm 깊이까지 가로 158마이크로미터(μm), 세로 92μm 수준의 고해상도 3D 영상을 구현했다. 10×10 mm² 면적의 3차원 영상도 1초 이내에 처리해 기존 대비 10배 이상 빠른 영상화 속도를 달성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생쥐의 허벅지 혈관과 닭 배아의 융모막 혈관을 3D로 선명하게 촬영해 실제 해부 이미지와 비교했으며, 높은 일치도를 확인했다.

지방조직 등 불투명한 층 아래의 혈관도 명확히 식별돼, 심층 혈관 모니터링, 종양 탐지, 약물 반응 추적 등 다양한 의료 영상에 응용 가능성이 크다.

이병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생체에 접촉할 필요 없이 빛만으로 생체 내부에서 발생한 초음파 신호를 넓은 영역에 걸쳐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며 “뇌혈관 질환 진단, 종양 진단 등 의료 영상은 물론, 반도체 웨이퍼나 원자력 설비 등 산업 전반의 비파괴 검사에도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포토어쿠스틱스(Photoacoustics)’에 7월 25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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