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위기 넘겨도 갈등은 계속…한화-DL, 왜 싸우나

김도균 기자 2025. 8. 13.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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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가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모회사인 한화그룹과 DL그룹의 갈등은 여전하다.

DL케미칼이 전일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이 중 일부인 1000억원씩을 분담해 총 2000억원을 여천NCC에 투입하는 방안을 한화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솔루션이 여천NCC에서 받는 에틸렌 규모가 연간 100만톤, DL케미칼은 40만톤 수준으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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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둘러싼 한화-DL 갈등/그래픽=이지혜

여천NCC가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모회사인 한화그룹과 DL그룹의 갈등은 여전하다. 여천NCC에 대한 의존도가 다른 것이 근본 원인이어서 갈등이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는 여천NCC뿐 아니라 국내 석유화학업계 전반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 12일 입장문을 통해 과거 DL그룹의 저가 거래로 여천NCC가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여천NCC는 올해 초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에틸렌과 C4R1(합성고무 원료) 등을 시세보다 낮게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총 1006억원의 법인세 등을 추징당했다. 한화에 따르면 이 중 DL케미칼 등 DL그룹과의 거래에서 발생한 금액이 962억원이다. 품목별로는 에틸렌 489억원, C4R1 361억원, 이소부탄 97억원, 기타 15억원 등이다. 반면 DL케미칼은 여천NCC와의 원료 공급 갱신 계약에서 '하방 캡'(가격 하락 한도) 설정을 제안했으나 한화가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고 맞섰다. 여천NCC의 에틸렌 가격 경쟁력 강화를 한화가 막았다는 주장으로, 양측 모두 여천NCC 부실화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리고 있는 셈이다.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DL케미칼이 전일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지만, 이 중 일부인 1000억원씩을 분담해 총 2000억원을 여천NCC에 투입하는 방안을 한화에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달 말 기준 여천NCC가 필요한 자금을 약 1800억원으로 보기 때문이다. 반면 한화는 연말까지 약 3100억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최소 1500억원씩은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시각차는 양사의 사업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다. DL케미칼의 매출에서 범용 소재 비중은 약 40%, 스페셜티 소재는 약 60%다. 범용 소재는 NCC(나프타분해설비)에서 공급받는 기초유분을 가공한 제품이어서 NCC 의존도가 높다. 스페셜티는 범용 소재를 한 번 더 가공한 중간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NCC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반면 한화의 경우 한화솔루션이 매출에서 에틸렌 기반 범용 소재 비중은 2/3 이상이다. 한화솔루션이 여천NCC에서 받는 에틸렌 규모가 연간 100만톤, DL케미칼은 40만톤 수준으로 거의 두 배 차이가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 수급 비중이 다르면 여천NCC의 경영 안정성을 바라보는 무게감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이 애초에 '50대 50' 공동 운영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가 원료를 싸게 사가면 여천NCC의 영업이익률은 낮아지지만, 모회사의 이익률은 높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양측이 각자의 부실을 여천NCC에 전가하다 보니 지금의 '네 탓' 공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두 공동 대주주가 자금 투입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당장의 부도 위기는 넘겼지만, 여천NCC가 한때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진 것만으로도 타격이라는 평가도 존재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국발 범용 화학제품 공급 과잉에 대응해 기업 간 NCC 합종연횡이 추진되는 와중에 공동 운영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업계뿐 아니라 정부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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