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부자유친] 3대째 명문 목장의 전통을 이어간다 | 월간축산

김수민 2025. 8.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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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풍목장 길교성 대표와 아들 길세환 씨

이 기사는 성공 축산으로 이끄는 경영 전문지 ‘월간축산’8월호 기사입니다.

경기 이천에서 착유우 100여 마리를 포함해 200마리의 젖소를 사육하는 <길풍목장>은 창업주인 길덕수 대표에 이어 2대 길교성 대표가 물려받아 50여 년간 탄탄한 기반을 다져왔다. 그런데 최근 <길풍목장>에 새바람이 불어왔다. 3대 길세환 씨가 합류하게 된 것이다. 
경기 이천시 백사면에 있는 <길풍목장>은 1973년 서울 중랑구 묵동에서 출발했다. 제대로 된 축사도 갖추지 못한 채 착유우 3마리로 시작한 <길풍목장>은 창업자이자 선친인 길덕수 전 대표의 지극 정성으로 점차 규모가 확대됐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목장 일을 도우며 자연스럽게 젖소와 친숙해진 2대 길교성 대표는 젖소에 대해 제대로 배워 보고 싶다는 생각에 건국대학교 축산학과에 진학했다.

어느 정도 목장의 모습을 갖춰 가고 있을 즈음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목장을 이전하라는 권고에 따라 1984년 지금의 부지로 옮기고 톱밥 계류 우사와 파이프라인 착유 시설을 갖췄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길 대표는 졸업 후 진로를 고민한 끝에 목장 경영 대신 직장 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는 욕심에서였다.

경기 이천 <길풍목장> 길교성 대표와 아들 길세환 씨.

졸업 후 수입 정액을 공급하는 회사에 입사해 개량에 대한 정보를 얻는 한편 많은 목장들을 다니면서 사양 노하우를 습득했다. 길 대표가 기초를 다지는 사이 목장에는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목장 이전으로 서울에서 출퇴근하며 직원들을 고용해 목장을 관리하다 보니 성적이 떨어진 것이다. 길 대표는 1994년 직장을 정리한 후 목장에 합류해 대대적인 개편에 돌입했다.

길 대표는 목장에 투입된 이후 축산 현대화 작업부터 실시했다. 가장 시급한 부분은 유방염 문제였다. 환기 시설과 채광 시설을 보완해 축사 환경 개선에 나섰다. 환경 개선만으로 유방염이 눈에 띄게 좋아지며 성적이 점차 안정화됐다. 규모화도 진행했다. 처음 이천으로 목장을 이전했을 당시 30마리였던 착유우가 100마리로 늘었고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시행으로 처음 구입한 쿼터양 970㎏은 10여 년 만에 3100㎏으로 증가했다.

10여 년 개량…각종 품평회에서 입상
“자가 배합도 해 봤지만 원물의 품질과 종류에 따라 배합비가 달라지다 보니 기복이 심해 축협의 완전배합사료(TMR)를 급이하고 있습니다. 비용 면에서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데 품질이 우수하고 노동력도 절감되니 경영 효율 면에서는 오히려 강점이죠.”

여기에 자체 보유한 1만 9835㎡(6000평)의 조사료포와 9917㎡(3000평)의 임차 조사료포에서 사일리지용 옥수수를 생산하고 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사료 기호도를 높이는 효과가 뛰어나다.

동시에 길 대표는 우량 우군 확보에 나섰다. 회사에 근무하며 얻은 지식과 선진 목장들을 다니며 배운 사양기술 노하우들을 집대성해 개량을 시작했다. 길 대표는 생산성과 체형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개량을 실시했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꾸준한 개량은 10여 년이 지나면서 그 효과를 드러냈다.

<길풍목장>의 조사료포. 이곳에서 사일리지용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2013년 열린 ‘제4회 이천시 홀스타인 엑스포’에서는 최고 영예의 상인 그랜드챔피언을 받았다. 2016년 열린 ‘제7회 이천시 홀스타인 엑스포’에서는 준그랜드챔피언, 같은 해 열린 ‘제9회 서울우유 홀스타인 경진대회’에서는 12부 최우수상, 한국홀스타인품평회에서는 준시니어챔피언을 수상하기도 했다.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온 <길풍목장>이 최근 또 한 번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길 대표의 아들 세환 씨가 목장에 합류한 것. 세환 씨의 원래 꿈은 낙농과 거리가 멀었다. 운동을 좋아해 입시 체육을 전공했는데 연이은 부상으로 꿈이 좌절됐다. 그런 세환 씨에게 길 대표는 조심스럽지만 강하게 목장을 이어받을 것을 권했고 아버지의 제안을 받아들여 강원대학교 동물산업융합학과에 편입했다.

3시간이 넘는 거리였지만 세환 씨는 학교생활과 목장 일을 병행하며 열정을 보였고 졸업 직후 본격적으로 목장에 투입됐다. 세환 씨가 목장에 들어온 이후 착유를 시작으로 빠르게 업무 영역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 결과 3년도 되지 않아 번식과 개량 업무까지 섭렵하며 실질적으로 목장을 운영하게 됐다.

“노하우 강요 않고 아들이 스스로 배우기를”
이는 길 대표가 목장주로서 자리 잡은 과정과 동일한 것이기도 하다. 과거 길 대표의 아버지는 목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배우고 익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이 쌓아온 사양 노하우를 강요하지 않았다.

“실수에도 배울 점이 있다고 했습니다. 손해가 있더라도 그 손실을 극복하고 시련을 이겨 내야 진정한 <길풍목장>의 주인이 될 수 있죠.”

길 대표는 아버지의 가르침 그대로 아들을 바라보는 중이라고 했다. 세환 씨가 처음 수정을 맡았을 당시 그는 공태 일수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해 발정 적기를 세심하게 관리하지 못했다. 번식 성적으로만 보면 2024년은 목장 성적이 형편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길 대표는 아들에게 단 한 번의 질책도 하지 않았다. 아들이 스스로 깨닫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길교성 대표(오른쪽)는 2013년 열린 ‘제4회 이천시 홀스타인 엑스포’에서 최고 영예의 상인 그랜드챔피언을 수상했다.

“발정 적기를 놓치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겪어보는 것이 더 크게 와닿는 법이죠. 제가 그랬듯 아들 역시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렇다고 관심을 아예 안 갖는 것은 아니다. 아들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목장 일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고, 수시로 목장을 둘러보며 문제가 생긴 소들을 파악해 아들에게 힌트를 주기도 한다. 세환 씨 역시 이 같은 아버지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목장 성적에 대한 책임감이 강해졌다.

3년 연속 체세포 수 1등급 달성 목전
세환 씨가 목장에 투입된 이후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유질’이다. 현재 <길풍목장>의 305일 보정유량은 전국 평균을 상회하는 1만 780㎏이고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세균 수 1A등급, 체세포 수 1등급을 기록했다. 특히 체세포는 평균 6만~7만cell/㎖를 기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역시 세균 수와 체세포 수 1등급 기록을 이어가며 3년 연속 1등급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같은 유질 향상은 전적으로 세환 씨 덕분이다. 체세포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세환 씨는 검정 기록지를 참고해 체세포 수치가 높은 개체는 CMT 검사(젖소 유방염 검사)를 하고 곧바로 분방 조치한다. 평상시 축사 바닥 관리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운동장의 경우 하루에 한 번 로터리를 치고 바닥이 질어지면 덧방을 한다. 채식장은 2~3일에 한 번 청소해 주고 선풍기와 환기팬으로 바닥을 고슬고슬하게 관리한다.

아들 길세환 씨(오른쪽)가 목장에 투입된 이후 길 대표는 보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분만 직후 관리도 유질 관리와 직결된다. <길풍목장>은 분만 직후 일주일 정도 환우방에서 관리를 하는데 산차 수와 개체별 상태에 따라 수액 처방, 영양제 급여 등 개별 관리가 들어간다. 분만 후 이틀까지는 송아지에게 먹일 만큼만 착유하고 일주일에 걸쳐 완착에 들어간다. 여기에 분만 후 25일까지 돋아먹이기를 해 체력을 보충시킨다.

세환 씨가 직접 관리한 이후 송아지 폐사율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송아지 방의 경우 기존에는 톱밥만 깔았지만 세환 씨는 건초를 깔고 그 위에 톱밥을 깔아주는 등 설사 발생을 줄이기 위해 세심한 관리를 기울였다. 아버지의 명성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목표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세환 씨는 지난 2023년 열린 ‘제10회 이천시 홀스타인 품평회’에 출전하며 작은 욕심이 생겼다.

“대회에 출전해 제가 개량한 젖소를 제대로 평가받아야겠다는 목표가 생겼습니다.”

글 김수민 | 사진 이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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