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김건희 단죄’가 끝은 아니다

김정우 2025. 8. 1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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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는 어차피 피고인으로 법정에 설 것이다.

독자들께선 김건희 구속 여부 소식을 접하셨겠지만, 신문 제작 시스템상 이 글을 마감한 12일 오후 6시까지 그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니 그 부분은 제쳐 두자.

달라진 세상 탓인지, 김건희도 6일 특검 출석 때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김건희 단죄를 계기로 '검찰 해체' 요구는 더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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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혐의 3건 기소 확실
시스템 망친 ‘수사 방해’도 중요
검찰 해체 목소리는 더 커질 듯
윤석열 전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김건희는 어차피 피고인으로 법정에 설 것이다. 독자들께선 김건희 구속 여부 소식을 접하셨겠지만, 신문 제작 시스템상 이 글을 마감한 12일 오후 6시까지 그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는 나오지 않았으니 그 부분은 제쳐 두자. 구속영장 발부든 기각이든 ‘김건희 기소’는 정해진 수순이다. 특검팀이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 3건, 곧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건진법사 청탁·금품 수수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격세지감이다. 이른바 ‘윤건희 정권’에선 상상도 못 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어서다. 달라진 세상 탓인지, 김건희도 6일 특검 출석 때 스스로를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물론 알량한 거짓말이다. 그의 과거 발언 몇 개만 복기해 봐도 안다. "저희는 진보의 오야붕이었어요" "내가 정권 잡으면" "제가 이 자리(대통령 영부인)에 있어 보니까" "남북 문제에 제가 좀 나설 생각" 등등. 특히 지난해 9월 마포대교에 올라서서 경찰을 향해 "(자살 예방에)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던 '대통령 놀이'는 상징적 장면이다. 자신을 '권력자'로 여기지 않고선 불가능한 언행들이다.

그럴 만했다. 예컨대 김건희의 비화폰 등급은 대통령과 동일했다. 통화 상대방을 가장 폭넓게 열람해 연락할 수 있는 'A그룹'(총 5명)에 포함됐다. 윤석열 정부 내내 대통령(V1) 위에 군림하는 'V0'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윤건희'는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김건희 특검법에서도 느껴진다. 1999년 이후 시행된 특검법 16개의 '수사 대상' 항목을 보면, 김건희 특검이 최다(16건) 수치다. 더구나 구체적 사건 13개 중 10건은 '국정농단' 관련 사안이다. 김건희의 '위세'와 '전횡'은 사실로 봐야 한다.

지난해 9월 10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를 방문해 난간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인근 강변북로 교통이 통제되기도 했는데, '김 여사의 대통령 놀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 제공

문제는 특검이 이 모든 의혹을 규명하기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수사기간은 최장 150일인데, 벌써 40여 일이 흘렀다. 다만 김건희 특검법 2조 1항 1~13호에 규정된 개별 사건들 못지않게, 어쩌면 더 중요한 수사 대상은 추상적으로 기술된 '수사 방해'가 아닐까 싶다. '공무원의 수사 지연·은폐'(14호)나 '윤석열 또는 대통령실의 수사 방해'(15호)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김건희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법 시스템의 고장'을 가리키기 때문이다.

정황은 차고 넘친다. 작년 6월 김건희 명품백 수수에 면죄부를 준 뒤 심적 괴로움 끝에 두 달 후쯤 세상을 떠난 국민권익위원회 국장의 죽음 배경에는 상부 압박이 있었다. 또 서울중앙지검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은 같은 해 7월 '검찰총장 패싱'을 하면서까지 김건희에게 '비공개 출장 조사' 특혜를 줬고 석 달 뒤 불기소 처분했다. "필요한 수사를 충분히 진행했다"는 게 수사 책임자 입장이었으나 김건희에 대해 압수수색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 윤석열 파면 후 재기수사에 나선 서울고검이 한 달 만에 김건희 육성 녹취를 찾아냈다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김건희 단죄를 계기로 '검찰 해체' 요구는 더 커질 것이다. '몇몇 정치 검사의 문제 아니냐'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글쎄, 검찰 권한 축소 국면 땐 들끓던 검찰 내부망이 김건희 봐주기 논란엔 침묵했던 걸 떠올리면 동의하기 어렵다. 검찰의 자정을 기대하기란 이제 무리인 것 같다.

김정우 이슈365부장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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