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카게 살겠다” 사면받은 사람들의 오만

윤미향 전 의원이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을 돌려달라는 후원자들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윤 전 의원은 위안부 할머니들 후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작년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후원자 2명은 윤 전 의원을 상대로 5년 전에 후원금 반환 소송을 냈고 법원은 올해 1월 “반환 청구한 기부금을 돌려주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윤 전 의원 측은 “후원금을 모두 목적에 맞게 썼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대법원 판결을 사실상 부정한 것이다.
헌법과 법률은 대통령에게 사면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형사범의 경우 피해자가 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용서와 당사자의 반성을 사면의 필수 요건으로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윤 전 의원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도 않고 피해 회복 조치도 거부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번에 정치인들을 사면하면서 “국가와 사회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 및 정치인들을 사면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의원이 공동체를 위해 한 헌신은 무엇인가.
이번 사면에는 판결문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인사들도 다수 포함됐다. 윤건영 의원은 허위 인턴을 등록해 급여를 받게 한 혐의(사기)로 지난 6월 벌금형이 확정됐지만 두 달 만에 복권됐다. 법을 농락하는 것이다. 이 사건은 정치적 배경이 아니라 피해자의 제보로 알려진 것이다.
해직 교사 부당 특채의 조희연 전 교육감이나 감찰 무마 사건의 백원우 전 의원 등도 형 확정 1년도 안 돼 사면됐다. 윤미향 전 의원은 재판에 4년 2개월이 걸려 의원 임기를 다 채웠지만 사면은 형 확정 9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런 초고속 사면은 법 집행을 무력화하고 법을 우습게 만든다.
지금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사면 여론이 크게 나쁘지 않다” “그동안 과대 포장해 악마화됐다” “정치 검찰에 대한 피해 회복”이라며 자축하고 있다. 조국씨 입시 비리에 연루됐다가 함께 사면된 최강욱 전 의원은 SNS에 “더 차카게 살겠다”고 올렸다. 법이 우습다는 것이다. 출범한 지 석 달이 안 된 정권이다. 아무리 권력을 다 가졌다 해도 출발부터 민심을 잘못 읽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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