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암 환자 지역에서 치료받는 시대 열겠다"
500병상 규모 암병원 추진 인터뷰
경남서 자체 치료받는 비율 30%
서울 안 가도 될 규모 암병원 설계
첨단 방사선 기술 양성자 치료 도입
6천억원 규모 투자, 2030~31년 개원
'지역 완결형 의료 시스템' 구축 목표
동남권 최고 암 치료 허브 될 것

동남권 최초 500병상 규모 암병원 건립을 추진했다. 어떤 배경과 목표를 갖고 시작했나?
창원한마음병원의 암병원 건립은 지역 의료 환경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비전이다. 처음에는 창원한마음병원이 안정되고 나면 경기 김포 풍무동에도 병원을 세우려고 했다. 2만 7000평 규모의 부지에 약 160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큰 사업이었다. 그러나 주변에서 '지역민이 병원을 키워줬는데 어째서 수도권으로 가느냐' 하는 조언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지역을 위해서 무엇을 더 해낼 것인가?' 우리 지역에서의 역할과 책임을 깊이 고민하게 됐다.
현재 대한민국은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암 환자의 비율은 일본이 10명 중 6명이라면 우리나라 또한 10명 중 4명이 암 환자라고 할 정도로 매우 높아지고 있다. 암 환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지역 의료는 심각한 위기를 맞게 된다.
경남 지역 인구가 약 330만 명인데, 이는 전남·광주광역시 인구와 비슷하다. 전남과 광주에는 화순 전남대학교병원이라는 우수한 암센터가 있어 전체 환자의 약 60%가 지역에서 치료받는데, 경남은 경남 자체에서 치료받는 비율이 30%밖에 안된다. 경남 환자 중 2만 명 이상이 서울의 'Big 5' 병원으로 몰리는 현실이다. 이에 화순 전남대병원을 벤치마킹해, 화순 전남대병원이 1만 8000평이라면 우리는 화순 전남대병원 면적의 두 배 가까운 규모로 암병원을 설계했다. 이처럼 동남권 최고의 암 치료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 환자들이 지역에서 치료받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양성자 치료기 등 첨단 장비와 기존 방사선 치료의 차이는 무엇인가. 또 이 기술이 동남권 의료환경에 어떤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하는가?
양성자 치료는 진정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이 치료는 암세포만 정밀하게 조준해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첨단 방사선 치료 기술이다. 국내에서의 도입은 아직은 매우 제한적인 상황이다. 암병원 건립과 동시에 도입하게 될 벨기에 IBA사의 양성자 치료기는 최신 '다이나믹아크' 기술을 포함해 매우 정교한 타깃팅이 가능하며 소아암, 두경부암, 안과종양, 척수종양 등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보험 적용이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중입자 치료는 치료비가 6000만 원에서 1억 원에 달하지만, 양성자 치료는 한 사이클당 3000만 원의 치료비가 본인 부담금이 5%인 150만 원 수준에 불과해 환자 접근성이 매우 높다. 이 기술이 도입되면 환자들은 비용 부담을 줄이고, 동남권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이다. 즉, 양성자 치료의 도입은 첨단 장비를 설치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 암 치료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는 역할을 할 것이다.
지난 6월 16일 부지 매입을 완료했으며, 현재 실시설계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도됐다. 전체 일정과 향후 주요 단계는 어떻게 계획돼 있나?
지구단위계획 변경 신청 등 행정 절차를 차근차근 마무리하고 있다. 현재는 기본 설계 단계로, 상세 도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양성자 치료기 도입과 관련한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엄격한 심사도 병행해야 한다. 건물 신축 자체는 여러 차례 경험이 있기에 비교적 자신 있지만, 양성자 치료기 설치 및 가동과 관련한 규제와 기술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이에 대비해 원자력안전기술원과 협의하고 있다. 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 소요가 많아 이 부분을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
오는 2028년 공사를 시작해 2030년에서 2031년 개원하는 것이 목표이다. 약 6000억 원 규모의 투자이며,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설계, 시공, 행정, 기술 도입 전 분야에서 품질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 특히 첨단 의료 장비의 유지보수 계획과 인력 확보 방안도 세밀하게 준비 중이다.
부산·울산·경남 760만 주민이 수도권 아닌 지역에서 첨단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지역 의료 체계에 미칠 사회적·의료적 의미는 어떻다고 보나?
현재 경남·부산·울산의 760만 주민이 수도권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는 데 드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이 매우 크다. 새벽부터 출발해 밤늦게 돌아오는 일상이 환자와 가족에게 심각한 고통을 준다. 창원한마음병원 암병원이 개원하면 이 같은 고통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지역 내에서 원스톱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 환자들의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다학제 협진과 연구 역량 강화로 의료 수준 전체가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역 병원 '허리' 역할을 강조했고, 의사 수급이나 지원 체계의 불균형도 언급했다. 암병원 건립 이후 지역 의료 인프라가 실제로 어떻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나?
수도권과 지방 간 의료 자원 격차는 심각한 문제이다. 특히 전문 의료 인력과 첨단 장비가 집중돼 있지 않으면 지방 환자들이 서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번 암병원은 '지역 의료 허리'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첨단 진료부터 연구, 교육까지 아우르는 종합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우수 의료 인력이 유입되고, 지역 병원과의 협업 체계도 강화된다. 경남권뿐 아니라 부산과 울산 환자들에게도 의사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에 기여해 최상의 암 치료를 제공할 것이다.
그간 창원한마음병원은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고 평가했다. 암병원 건립으로 그리는 청사진은 무엇인가?
창원한마음병원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상급종합병원에 준하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환자와 첨단 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설비 확장과 전문 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이번 암병원 프로젝트는 병원 역량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전환점이자 동남권 의료의 질적 향상을 견인할 기회라고 확신한다.
끝으로, 향후 5~10년 동안 창원·부울경 지역의 암 치료 수준과 병원 운영 목표에 대해 구체적인 포부가 있다면?
향후 5~10년 내 창원한마음병원은 동남권 최고의 암 치료 허브가 될 것이다. 첨단 의료기술과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환자들이 서울을 가지 않아도 모든 암 치료가 완결되는 '지역 완결형 의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이다. 이를 통해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의료 자립도를 강화해 경남·부산·울산의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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