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위 '무동'..18년째 이어온 논 그림
무더위에 사람들은 지쳐 숨을 고르지만, 농촌 들녘에서는 뜨거운 햇볕을 양식 삼아 귀한 곡식이 익어가고 있습니다.
그 한가운데, 풍요로운 가을을 기다리는 괴산군의 논 그림이 올해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벌써 18년째를 맞았다고 합니다.
이승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왼쪽 발로 힘차게 땅을 구르고 둥실 들린 오른 다리, 덩실덩실 들어 올린 두 팔의 소맷귀가 펄럭이며 자연스럽게 출렁거리는 옷자락까지. 조선시대 대표 화가 김홍도의 작품 '무동' 속 춤추는 아이가 논에 내려앉았습니다.
지난봄 자주색과 붉은색, 황금색 등 하나하나 손으로 심은 다양한 색상의 벼가 계절을 건너 한 폭의 그림으로 드러났습니다.
◀ INT ▶ 송인헌 / 괴산군수
"이제는 농업도 경관 농업 위주로 가야 된다. 그래서 볼거리를 만들어야 생활 인구가 많이 유입된다. 그런 차원에서 만들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올해는 문광저수지 이외에도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광객이 많은 명소에서 쉽게 볼 수 있도록 사리면 꿀벌랜드에도 논 그림을 조성했습니다.
세 마리의 벌이 꽃 사이를 오가는 그림은 유기농업을 추구하는 지역적 특성을 표현했습니다.
◀ SYNC ▶ 관광객
"벼도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 유색벼로 이렇게 꿀벌을 만들어서 이렇게 꾸며 놓으니까 참 예쁘고 신기한 것 같습니다."
지난 2008년 상모돌리기를 시작으로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고 유기농업의 명소임을 알렸던 괴산군의 논 그림. 몇 년 전부터는 경기와 강원 등 다른 지역에 기술을 이전하며 30억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매번 같은 장소에 비슷한 그림이라는 비판은 20년을 바라 보는 괴산 논 그림의 과제입니다.
◀ INT ▶ 한대희 / 괴산군 4-H 회장
"측면에서 보더라도 정면에서 보는 것 같은 그림을 많이들 그리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향후 5년 정도 이내에는 그 정도 단계까지는 가야 되지 않을까 목표를 잡고 있고"
무더위를 이겨내고 한 폭의 예술 작품으로 거듭난 괴산의 논 그림. 전통 위에 새로운 변화를 그려가는 농부들의 땀과 꿈이 들녘에서 익어가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승준입니다. 영상취재 임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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