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특수작물 농가' 폭우 피해 보상 사각지대

최준희 기자 2025. 8.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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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폭설 등 자연재해 보상 못 받아
소유주 중심 제도…등재 없인 지원 無
임차농 42.7%…필수 기재 내역 아냐
조경수·약초·특수목, 보험 대상 빠져
전문가 “피해 기준 개선·보험 확대를”
▲ 지난 21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가평군 조종면 신상3리 마을./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땅이나 시설을 빌려 농사짓는 임차농과 시설 임차 농민 등은 보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집중호우로 포천시는 303억원, 가평군은 342억원 가량 농가와 시설물 등 피해를 봤다. 정부는 가평군에 이어 포천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지난해 겨울에도 경기지역에는 기록적인 폭설이 내려 농가와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피해 신고는 농가 8373건, 소상공인 1071건, 피해액은 총 3758억원 등이다.

당시 정부는 안성, 평택, 용인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지만, 건축물대장에 등재되지 않은 비닐하우스 등 미등록 시설은 보상 지원 대상에서 빠졌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명시된 자연 재난 구호 및 복구 비용 부담 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6조를 보면 공사 중이거나 불법 건축물, 본인 과실 등 8가지 항목의 경우 보상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문제는 피해 조사와 지원이 '소유주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점이다. 전체 농가의 절반 가까이가 임차농임에도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농민들은 입을 모은다.

특별재난지역 지정은 피해 지역의 국고 지원 비율을 높이는 제도지만 건축물대장 등 보상 기준과는 별개로 운영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작물 피해와 농경지 유실·매몰 피해는 각각 면적 등 기준에 따라 보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농가 중 임차농 비율은 42.7%에 달하지만, 토지대장에는 소유주 정보만 기록되고 임차 내역은 필수 기재 사항이 아니다. 건축물대장도 소유주 중심으로 작성돼 창고나 온실을 임차해 사용하던 농민은 피해 보상에서 제외된다.

특수작물 재배 농가의 피해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조경수, 약초, 특수목 등은 농작물재해보험 대상에서 빠져 피해 발생 시 조사조차 하지 않아 지원금도 받을 수 없다.

포천에서 조경수를 재배하는 이모(48)씨는 "같은 농민인데 작물 종류로 차별받는 건 부당하다"며 "보험 품목 확대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현행 재난복구와 보험 제도가 농업 현장 실태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경기도 농업기술센터에서 근무했던 박민석씨는 "임차농 피해 인정 기준 개선, 농작물재해보험 품목 확대, 피해 조사 절차의 투명성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복수의 지자체 관계자들도 "재난복구비 지원을 받으려면 소득 기준 충족과 경작 사실이 행정 시스템에 기록돼 있어야 한다"며 "농지 대장에 경작자 정보가 없으면 피해 산정 자체가 어렵다"고 했다.

/최준희 기자 wsx3025@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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