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의 세계관을 구축한 과학자들의 도전

박계교 기자 2025. 8. 12.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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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 원인과 결과 관계가 없는 무작위적이고 갑작스러운 변화, 멀리 떨어진 물체들 간의 연결성을 인정하는 양자역학.

이 이론은 천재 과학자 한 명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과학자들의 시간이 쌓여 성립된 인류 과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저자는 양자역학이 아인슈타인에 이르러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고대에서 현대까지 긴 시간동안 다학제 간 연구와 학자들의 교류를 통해 지식의 축척이 이뤄지면서 우리 세상의 과학 세계관을 형성해왔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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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의미를 찾아서 (위즈덤하우스/ 폴 핼펀 지음/ 강성주 옮김/ 458쪽/ 2만 4000원)

직접적 원인과 결과 관계가 없는 무작위적이고 갑작스러운 변화, 멀리 떨어진 물체들 간의 연결성을 인정하는 양자역학. 이 이론은 천재 과학자 한 명의 머릿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과학자들의 시간이 쌓여 성립된 인류 과학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완성된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용성을 발하는 과학기술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양자 컴퓨터의 등장으로 전 세계 테크 주식이 요동치고, 미시적 양자 세계의 규칙을 따르는 원자, 분자 구조 연구에서 생명과학의 돌파구가 마련됐다. 수십억 년간 우주를 가로질러 지구에 닿은 빚을 활용한 양자 얽힘 실험이 노벨물리학상을 받는 등 양자 시대를 맞아 삶의 큰 변화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준비운동으로 양자역학에 대해 알아가는 일이 꼭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존경을 받는 물리학자인 폴 핼펀은 프리먼 다이슨을 비롯, 당대 최고의 양자역학 전문가와의 생생한 인터뷰는 물론, 도서관과 박물관 등에 숨어 있는 역사 문헌과 과학자들의 기록까지 꼼꼼하게 찾아 풍부한 정보를 집대성했다. 저자는 양자역학이 아인슈타인에 이르러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고대에서 현대까지 긴 시간동안 다학제 간 연구와 학자들의 교류를 통해 지식의 축척이 이뤄지면서 우리 세상의 과학 세계관을 형성해왔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다양한 인물, 사건, 논쟁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린다. 그동안 가려져 있었던 흥미진진한 에피소드, 즉 과학자들의 증명된 현상 대신 자신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장면이 세세하게 기록됐다. 때로는 유사 과학에 가까운 믿음, 초자연현상의 영역이 과학이론의 나아갈 방향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양자역학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보인 볼프강 파울리는 자신의 의사였던 심리학자 카를 융과 20년 동안 교류했다. 집단 무의식과 의미 있는 우연의 일치인 공시성 개념의 창시자 융은 파울리, 아인슈타인과의 만남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자신의 심리학 이론에 적용했다. 파울리 역시 융의 공시성을 반영해 생각의 방향을 바뀌었고, 자신의 이론에 표현하기에 이른다.

결국 이런 숨은 이야기나 우연에 대한 고찰, 양자역학의 기이함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이 세계가 단순한 기계적 인과관계로만 설명되지 않는 신비로운 측면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부터 파울리까지 20세기의 위대한 물리학자들이 자연의 근본 법칙을 탐구하면서 마침내 철학적, 형이상학적 질문과 마주했듯, 우리는 살아가면서 순수한 과학적 설명을 넘어서는 의미의 영역과 만나게 된다. 이 책은 그 경계를 넘나드는 여정에서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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