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효성 없는 안전교육…반복된 산재

고륜형 기자 2025. 8. 1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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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교육 진행…소통 불가
정부, 아리셀 사고 후 대책 마련
모국어로 된 장비조작법 교육 無
▲ 12일 이주노동자노동조합과 경기이주평등연대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일 발생한 이주노동자 끼임 사망 사고와 관련해 고용노동부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긴급후속대책을 요구했다.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이후 고용노동부가 '외국인 근로자 및 소규모 사업장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했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없어 산재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3일 화성시 정남면 한 플라스틱 제조공장에서 네팔 국적 이주노동자 A씨가 롤러를 청소하다가 몸통이 끼이면서 사망했다.

동료 이주노동자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야간조로 오후 7시부터 일을 시작했고, 작동 중인 롤러를 청소하다가 사고를 당했다. 해당 공장은 A씨가 입사했을 때부터 기계 작동을 멈추지 않은 채 롤러 청소를 해야 깨끗하다며 작업을 지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이주평등연대 조사 결과 수년전부터 인력 감축으로 인해 4명이 기계 3대를 담당하다가 1명이 1대 기계를 담당했고 신체가 롤러에 끼였을 때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도 없었다.

더욱이 공장은 가끔 안전교육을 했지만 일반적인 교육만 할 뿐 롤러의 위험성, 기계에서 안전하게 작업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는 교육하지 않았다. 또 안전교육을 한국어로 진행해 네팔 국적으로 일상적인 한국어만 할 수 있는 노동자들은 안전교육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아리셀 참사 이후 이주노동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 관리 수준을 높이고 이들이 내실있는 안전교육을 받도록 하는 '외국인 근로자 및 소규모 사업장 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

이 대책에는 모든 이주노동자(92만명)는 기초 안전교육을 받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모국어 번역·그림 자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사고 유형, 공정별 안전 수칙 등을 모국어로 번역하거나 알기 쉬운 그림, 가상현실(VR)체험 콘텐츠로 제작·배포하고 스마트폰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전용 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공장에서는 고용노동부 권고에도 불구하고 모국어로 된 안전수칙 교육이나 장비 조작법 교육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상진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정책기획국장은 "아리셀 참사 이후 대책으로 현장에는 출신국 언어로 번역한 안전홍보물들이 비치돼야 하는데 거의 실효성이 없는걸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유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사무국장은 "기계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이주노동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한다"며 "그 나라 언어로 알아듣게 안전교육을 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부분은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주노동자노동조합과 경기이주평등연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노동자 고용사업장에는 안전불감증 지적도, 철저한 진상조사도 닿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산재 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긴급 후속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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