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전문기업 ‘하늘농가’

박건 기자 2025. 8. 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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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건강 듬뿍 담은 나물모둠… 전자레인지만 돌리면 ‘뚝딱’

사계절이 뚜렷한 대한민국은 봄이면 냉이와 달래를 캐어 먹고, 여름이면 산과 들에서 자란 고사리, 취나물, 곤드레로 입맛을 돋웠다. 이제 나물은 단순히 집에서 무쳐 먹는 반찬을 넘어 농업과 유통, 가공과 브랜드 영역으로 확장된 하나의 산업이 됐다.

'나물 전문기업'인 하늘농가는 들과 산에서 자라난 자연의 식재료를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재배하고, 현대인의 입맛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가공하고 유통한다. 

식문화의 글로벌화 속에서 하늘농가는 뿌리 깊은 식재료를 현대화를 넘어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문화 자산으로 이어 가고 있다.

나물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기업, 그 여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철저한 위생 관리와 단계별 공정으로 나물관련 제품을 만드는 기업 '하늘농가'.

# 4代(대) 100년을 이어 온 나물 전문 회사, 농업회사법인 하늘농가㈜

나물은 데치고 볶아 참기름과 소금으로 양념하는 우리나라 고유의 요리다. 오랜 세월 동안 가정의 식탁에서 건강한 반찬으로 사랑받았고, 이제는 한국 식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런 나물을 30년 가까이 연구하고 생산해 온 곳이 있다. 바로 국내 최초 나물 명인으로 인정받은 고화순 대표이사가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 하늘농가다.

식품명인은 식품산업진흥법 제14조 1항에 의거해 전통적으로 보전하고 계승하거나 발전이 필요한 식품을 대상으로 심사와 심의를 거쳐 정부에서 지정한다. 고화순 대표는 이 법적 기준에 따라 우리나라 나물의 전통과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켜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남양주시에 위치한 하늘농가는 전국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제철에 나는 최상의 채소를 공급받아 신선한 나물을 생산한다. 

나물의 맛과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재료의 신선도와 품질인데, 하늘농가는 이를 위해 재배부터 유통까지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

특히 고화순 명인만의 독창적인 조리법은 하늘농가 나물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전통적인 나물 무침 방식에 현대적인 손질과 맛 조화를 더해 온·오프라인에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나물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늘농가는 단순한 나물 생산을 넘어 일반 가정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식 대체식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렌지쿡 볶음나물'과 '산채비빔밥' 등은 바쁜 현대인들이 집에서도 손쉽게 건강한 나물 요리를 즐기도록 기획한 제품이다.

이 제품들은 국내시장뿐 아니라 미국·호주·영국·홍콩 등 1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한국 나물의 맛과 건강 가치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비빔밥·나물모둠 등 '하늘농가' 제품들.

# 100여 종의 나물류를 활용한 '요리'

하늘농가는 100여 종의 나물류와 간편하게 먹도록 가공한 나물모둠과 비빔밥을 판매하고 있다. 그중 대표 제품으로는 '고화순 명인이 만든 비빔밥', '고화순 명인이 만든 맛있는 잡채', '라면용 나물모둠'이 있다.

'고화순 명인이 만든 비빔밥'은 고사리, 취나물, 무 등 채소에 달걀 프라이 토핑이 들어간 제품으로 정통 비빔밥의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특허받은 찜팩 용기로 전자레인지에 3분 조리하면 언제 어디서든 비빔밥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고화순 명인이 만든 맛있는 잡채'는 잡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국내산 나물류를 엄선해 맛있게 볶아 만든 반찬 또는 간식용 식품이다. 일반 가정에서 반찬으로 가장 선호하는 잡채를 전통 간장 양념과 들기름, 참기름, 들깨가루, 카놀라유로 맛있게 볶아 냈다. 

가정에서 나물류 손질, 양념, 볶기 등 번거로운 과정 없이 간단하게 맛있는 잡채를 먹도록 정성껏 준비한 제품이다.

'라면용 나물모둠'은 라면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국내산 나물류 3종을 엄선해 맛있게 볶아 만든 라면 전용 나물모둠이다.

국내산 나물류 3종에 특허받은 고화순 명인만의 독창적인 묵나물 연화기술을 적용해 레시피를 구현했다. 라면과 함께 끓이면 국물의 맛이 한층 더 깊어진다.

특히 라면을 먹을 때 가장 걱정되는 나트륨 과다 섭취 문제, 나트륨 배출을 돕는 나물 3종과 함께라면 걱정 없이 건강하게 맛있는 라면을 즐길 수 있다.

# 철저한 관리로 이뤄 낸 '믿음'⋯끊임없는 기술 개발

하늘농가는 국내 300곳 이상의 농가에서 신선한 나물을 공급받아 철저한 위생관리와 단계별 공정을 거쳐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을 만든다. 

세척부터 양념, 포장까지 전 공정이 위생적인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특허받은 찜팩 용기에 나물을 담고 급속 냉동시켜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특히 전국 산지에서 제철에 나는 가장 좋은 품질의 나물만을 엄선해 사용한다.

공정 과정에서 이물질 선별을 철저히 진행하며 나물별 특성에 맞춰 불리고, 데치고, 세척하는 전처리 과정을 거친다.

조리 단계에서는 전통 간장 양념과 들기름, 참기름 등 최적의 양념을 배합해 볶거나 무쳐 맛의 극대화는 물론 특허받은 찜팩 용기로 포장해 전자레인지 2~3분 조리만으로 갓 볶은 맛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MES(현장의 실시간 정보 제공을 통해 인공지능과 설비 사이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기능 수행)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부터 재고관리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3정5S 원칙'을 적용해 작업장의 정리정돈은 물론 위생까지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또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제품의 전 공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와 함께 나물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도록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개발 끝에 라면용 나물 큐브와 같은 독창적인 제품을 개발하며 나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가고 있다.

# 식품명인 고화순 대표이사

"부모님의 농산물을 팔아야겠다는 목표가 창업까지 이어지게 됐다."

결혼 후 평범한 주부로 살던 고화순 대표는 남편이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직장에 다니면서도 퇴근 후에는 학교급식용 나물 납품업체를 찾아다녔고, 친정에서 나물을 모아 경동시장과 가락시장에 보냈다.

그러나 1998년 수입 농산물이 늘어나면서 국산 도라지가 설 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이에 고 대표는 학교급식에 국산 도라지를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 퇴근 후 틈틈이 영업과 선별 작업을 병행했다.

처음에는 집에서 돗자리를 깔고 나물을 손질했지만 점점 물량이 늘어나면서 구의동에 가게를 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남양주로 이전해 더 큰 공간과 냉장시설을 갖추면서 도라지, 고사리, 취나물 등 주요 품목을 늘리며 다양한 제품 개발에 착수해 이제는 한 기업의 수장으로 거듭났다.

특히 학교급식용으로 '실채 도라지'와 같이 어린이가 먹기 좋은 형태의 제품을 개발하며 시장의 인정을 받았고, 기존 30여 종에서 180여 종으로 품목을 확대하기도 했다.

고 대표는 HMR(간편식) 전처리 방식의 선구자다.

고 대표는 "처음엔 여기까지 올 수 있을지 몰랐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며 "나물의 세계화를 목표로 더욱 현대화된 공장과 자동화시설 구축을 계획 중이다. 이미 K푸드 세계 비건 인증과 할랄 인증을 받았고, 중동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시장에 나물을 알리고자 노력하는 하늘농가에도 여러 위기가 있었다.

그는 "대기업과의 경쟁, 철수와 재도전, 품질 문제 등 각가지 위기를 경험했다. 어려움 속에서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물 전문성을 높였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력에 고 대표는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90호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지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고 대표는 창업을 앞둔 여성과 청년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고 대표는 "분야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고객의 신뢰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때로는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도와줄 줄 알아야 한다"며 "특히 젊은 창업자들은 실천과 경험을 통한 배움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하늘농가는 단순한 나물 회사가 아니라 한국 나물과 한식 비빔밥을 세계에 알리는 K푸드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통 식재료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건강과 맛을 모두 잡은 제품 개발을 이어 갈 계획"이라며 "창업은 단순히 돈을 버는 일이 아니다. 진정으로 좋아하고, 배우고, 신뢰를 쌓아야 성공할 수 있다. 나물이라는 작은 재료가 세상을 건강하게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오늘도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건 기자 gun@kihoilbo.co.kr

사진=<하늘농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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