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정담] 첨단과 자연의 공존, 성남이 만들어가는 미래 도시의 모델

성남은 더 이상 서울의 위성도시가 아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T, 바이오, 반도체, 인공지능 등 대한민국 4차산업의 심장부로 재편된 지 오래다.
민선 8기 시정은 이 산업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기술 중심 도시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실제로 AI·반도체 중심의 첨단산업 유치와 제4판교테크노밸리 조성은 '첨단과 혁신의 희망도시'라는 구호를 구체적인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핵심 축이다.
그러나 산업만으로 도시의 지속가능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빠르게 달리는 기술 뒤에 숨은 시민의 삶, 도시의 숨구멍은 결국 자연과 일상에서 찾아야 한다. 그래서 성남은 또 다른 방향의 혁신에 주목하고 있다. 도심 안에 자연을 들이고, 시민이 걸어 다닐 수 있는 도시, 휴식이 흐르는 도시를 만드는 작업이다.
율동공원 오토캠핑장은 그 출발점이다.
한때 불법 경작지로 방치되던 땅을 캠핑장으로 전환했다. 서울 도심에서 지하철로 30분, 자동차로는 15분 거리. 차를 끌고 몇 시간 외곽으로 나가야만 했던 캠핑을 이제는 집 앞 공원에서 즐긴다. 최대 500명을 수용할 수 있고, 샤워장·취사장 등 편의시설도 신식으로 갖췄다. '장비 없이 몸만 와도 되는 캠핑'이라는 말이 통하는 곳이다.
율동공원 오토캠핑장은 총 96면 규모로 일반 오토캠핑 사이트, 두 가족용 사이트, 데크 사이트, 텐트 사이트, 데크·텐트 복합 사이트, 반려견 동반 가능 사이트 등 다양한 유형의 캠핑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캠핑장 옆에는 호수와 계곡, 그리고 740m에 달하는 황톳길이 시민을 맞는다. 황톳길은 발바닥 지압을 통해 혈액순환을 돕는 건강 코스로, 이제는 성남 시민들의 일상 산책로가 됐다.
여름이면 아이들은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고, 어른들은 발을 담근 채 흙냄새와 그늘 속에서 쉼을 누린다. 그동안 자연은 도시의 외곽에만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성남은 그 도식을 뒤집고 있다.
책 읽는 광장 도서관은 또 하나의 실험이다. 공원과 거리 곳곳에 책장이 놓여 있고, 시민은 자유롭게 책을 꺼내 읽는다. 캠핑의자와 매트를 무료로 빌려 책을 읽는 책테마파크의 '북크닉(Book+Picnic)'은 성남만의 풍경이다. 자연 속에서 자연광을 받으며 읽는 책은 전자책 리더기나 독서실의 조도와는 전혀 다른 감각을 제공한다. 읽는다는 행위 자체가 쉼으로 확장된다.
탄천 습지공원은 생태 회복의 대표 사례다.
한때 오염된 하천이었으나, 2009년부터 복원에 들어가 지금은 멸종위기종 금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가물치, 왜가리 등 생물다양성이 살아났고, 아이들은 도심 한가운데서도 살아 있는 생태계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공원과 생태는 관광의 대상이 아니라, 삶의 일부로 기능하기 시작한 셈이다.
탄천변에서는 파크골프와 테니스, 축구 등 7종이 넘는 야외 스포츠가 가능하다. 특히 잔디 축구장은 시민 동호인들 사이에서 '예약 전쟁'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다. 운동이 삶을 정비하고, 햇빛이 일상의 무게를 걷어낸다는 사실을 성남 시민들은 몸으로 알고 있다.
성남은 지금 기술과 자연, 산업과 생활의 균형점을 모색하고 있다. 산업은 도시에 속도를 더하지만, 자연은 지속성을 만든다. 전자는 경쟁력을, 후자는 회복탄력성을 만든다. 첨단과 생태가 함께 가야 도시가 살아남는다. 성남은 그 두 바퀴로 달리고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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