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 “韓·美 관세 후속 협상, 시뮬레이션 통해 정교한 대응 전략을” [세계초대석]
FTA로 많은 혜택… 양국 윈윈 관계로
조선 등 전략 분야 협력 단계적 추진을
20년 만에 韓서 열린 PECC 총회 주목
새 통상 현실 반영·갈등 중재 대화의 장
‘여의도 선언’에 아·태國 공동전략 담겨
상법·노조법 개정안은 속도 조절 필요
법안 시행 시 외국인직접투자 등 영향
첨단·미래산업 중심 패키지 육성책을”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얻어냈다. 이번 협상은 과거 한·미 간 통상협상과 게임의 구조가 다르다. 과거에는 일대일로 했다. 지금은 미국이 여러 나라와 동시에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이 여러 나라를 경쟁시킬 수 있었고, 우리도 경쟁국보다 불리한 조건을 받아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늦게 출범했음에도 짧은 기간에 불리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만약 협상 기한을 넘겼으면 관세 25%를 맞은 상태에서 협상을 이어가야 했을 거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무력화됐다는 지적도 있는데.

“미국 실무진도 여러 나라와 협상해야 하니 머리가 아플 거다. 후속 협상 과정에서 양측 견해가 충돌하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당연한 과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스타일상 더 큰 이익을 위해 관세를 지렛대로 활용하거나, 대미 투자 방식 등 세부 사항에 대해 일방적인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지금 단계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뮬레이션을 통해 대응 전략을 정교하게 준비해야 한다.”
―미국을 상대로 한국이 가진 레버리지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세 가지는 아·태 국가들이 직면한 공통 문제이자, 지속 가능한 성장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이슈다. AI 기술 발전의 혜택이 특정 국가·계층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방위로 확산돼야 한다는 것이 PECC의 생각이다. 에이펙 회원 간 공동 연구는 물론 인프라 투자 확대, 스타트업 육성 네트워크 조성, 관련 인력의 지역·국가 간 이동 증대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통합적 사회보장제도 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아이디어들도 나눴다.”
―총회를 계기로 13일 ‘여의도 선언’이 채택될 예정인데.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노력한 만큼 성과를 낼 수 있던 자유무역의 시대는 갔다. 이제는 많은 나라가 보조금을 주며 자국 중심주의 상업 정책을 펴고 있다. 게다가 주요국은 AI 등 첨단기술에 어마어마한 재원을 쓰고 있다. 그러니 국내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투자를 늘리려면 한국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투자하고 싶게 만드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 상법·노조법 개정안을 밀어붙이면 외국 기업이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미국은 한국과 조선·방산 분야 협력을 원하는데, 법 개정으로 기업 활동이 제약될 수 있다.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개정안 처리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등도 개정안에 우려를 표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외국인직접투자(FDI) 등에도 타격이 있을까.

“제조업 분야에서 중국은 이제 추격을 넘어 우리를 추월해 가고 있다. 격차 유지가 아닌 ‘기술 초격차 재확보’가 핵심 전략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등 핵심 분야는 물론 AI·우주항공 등 신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정부 정책지원이 필요하다. ‘하던 대로’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폭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통상 환경이 격변하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으로선 돌파구가 절실한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가안보와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한 선택적 협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주요 수출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아짐과 동시에 핵심 전략 산업의 경쟁력이 협상 레버리지로서 더욱 중요해짐을 의미한다. 문제는 AI, 반도체 등 첨단 전략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주요국이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퍼붓는 이유다. 산업 보조금에 대해 규제를 해왔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양상이다. 우리도 첨단·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 전체를 지원하는 패키지 육성 정책이 나와야 한다.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미시간대 경제학 박사 ●미국 조지아공과대 경제학부 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원장 ●한국국제통상학회 부회장 ●한국태평양경제협력위원회 공동회장 ●한국경제인협회 연구총괄대표 겸 한국경제연구원장
대담=김기동 산업부장, 정리=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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