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남구가 파손된 정율성 흉상을 복원하기로 했다. 2년 전부터 이어진 이념 논란과 훼손 사건으로 처리 방향을 두고 고심하던 남구가 외교적 필요성을 이유로 복원에 나서는 것이다.
12일 남구에 따르면 정율성 흉상은 중국 3대 음악가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정율성을 기리기 위해 2009년 양림동 정율성로에 세워졌다. 남광주청년회의소가 중국 해주구 인민정부로부터 기증받은 흉상을 다시 남구에 전달하면서 설치가 이뤄졌다. 그러나 정율성이 조선인민군 행진곡 등을 작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이념 논란이 일었고, 2023년 보수 단체로 분류되는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에 의해 훼손됐다.
남구는 훼손된 흉상을 한 차례 복원했으나, 같은 인물에 의해 재차 파손되면서 기단에서 분리된 흉상을 현재까지 모처에 보관해 왔다.
이번 복원 결정에는 주광주중국총영사관의 요청이 영향을 미쳤다. 총영사관 측은 정율성 흉상 훼손이 국제적 외교 문제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복원을 요청했고, 중국인 방문객들이 훼손 상태를 목격하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김병내 남구청장은 "중국을 적대국으로 인식한다면 몰라도, 외교 관계를 고려하면 복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라며 "구체적인 복원 방식은 논의 중이지만, 보관 중인 흉상을 원래 기단 위에 다시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태훈 기자 thc@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