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씨에게 받을 돈 있다”…미래한국연구소 ‘외상 여론조사’

최상원 기자 2025. 8. 12.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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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네트웍스 “대선 뒤 ‘김건희 돈’으로
미수금 6100만원 변제 약속받아” 증언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유리하도록 여론조사를 조작했던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곽진산 기자 kjs@hani.co.kr

2022년 대통령선거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당선을 위해 여론조사를 조작한 것으로 의심받는 미래한국연구소가 “대선 이후 김건희씨에게 돈을 받아서 주겠다”며 ‘외상 여론조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12일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사건’ 핵심인물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회의원 등 5명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제10차 공판을 열었다.

미래한국연구소와 피플네트웍스가 작성한 각서.

이날 재판에서는 여론조사업체 피플네트웍스(PNR) 대표 서아무개(54)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다. 미래한국연구소는 미등록 여론조사 업체라서 공표용 여론조사를 할 수 없었고, 전화조사 시스템도 갖추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미래한국연구소는 2019년부터 공표용 여론조사를 할 때 피플네트웍스에 의뢰해서 진행했고, 비공표용 여론조사를 할 때도 피플네트웍스의 전화회선을 임대해서 진행했다.

서아무개 피플네트웍스 대표는 “미래한국연구소로부터 받지 못한 돈이 계속 조금씩 쌓여서 6160만원에 이르렀는데, 미래한국연구소는 담당자인 강혜경씨를 통해 ‘대선 이후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에게 돈을 받아서 주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각서를 보면 “미래한국연구소는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부인인 김건희에게 돈을 받을 게 있으며, 대선 중이라서 받는 게 어려우니, 대선 이후 김건희에게 돈을 받아 미수금을 모두 변제하겠다고 약속” “피플네트웍스는 한창 대선 진행 중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여 해당 금액 전체를 미래한국연구소에 보내주며” 등의 내용이 나온다.

이 각서는 서 대표가 만들어서, 미래한국연구소 담당자인 강혜경씨의 확인 손도장을 받은 것이다. 각서 작성일은 ‘2022년 7월31일’로 되어 있으나, 서 대표는 각서 실제 작성일은 ‘2023년 봄’이라고 진술했다.

또 각서에는 “본 문서 작성일 현재 김건희 관련 내용은 허위이며, 미래한국연구소는 피플네트웍스에게 미수금 변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으며” “2022년 12월31일까지 미수금 변제가 안 될 경우, 피플네트웍스는 미래한국연구소에 대해 사기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통보함. 2022년 12월31일 이후 피플네트웍스가 고소 고발하더라도 절대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함”이라는 내용이 있다.

서 대표는 “각서에 ‘김건희 관련 내용은 허위’라는 문구를 넣은 것은, 대선이 끝나고 몇달이 지나도록 돈을 갚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관계자들 모두 미래한국연구소 주인이 아니라고 했기 때문에 실무자로서 직접 거래했던 강혜경씨와 각서를 작성했다. 이렇게 하면 누구라도 진짜 주인이 책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또 “강혜경씨는 2022년 6월 김영선 의원 사무실에 비서관으로 취업한 이후 2023년 말까지 여론조사를 계속 의뢰했다. 미래한국연구소 폐업 이후에도 강혜경씨는 디자인당당이라는 개인업체 이름으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이었던 강혜경씨는 “서 대표가 돈을 갚으라고 독촉한다고 명태균씨에게 보고했더니, 명씨가 ‘대선 이후 김건희씨에게 돈을 받아서 갚는다 해라’고 해서, 서 대표에게 그대로 말했다. 각서 작성도 명태균씨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아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명태균씨는 “각서를 작성한 것 자체를 당시는 몰랐다. 서 대표가 각서를 받기 위해 창원에 찾아왔을 때 나도 만나서 함께 점심을 먹었는데, 나에게는 각서에 대해 말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서 대표는 “2022년 대선 당시 미래한국연구소가 피플네트웍스를 통해서 진행한 대선 관련 여론조사는 50여건이며, 액수는 1억여원 된다”고 말했다. 명태균씨는 “당시 했던 여론조사 중 내가 윤석열 후보 등 국민의힘 쪽에 전달한 것은 14건이고, 액수로 2천여만원인 것으로 안다”며 “선거 때 자발적으로 후보를 도우면서 돈을 받는 경우는 없다. 여론조사든 정책개발이든 돈을 받지 않고 도운 것이 불법이라면, 자원봉사자 모두 처벌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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