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직원·가족은 어떡하나
포항에 사는 포스코이앤씨의 직원·가족들이 요즘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마치 죄인처럼 대하는 정부와 사회의 눈초리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통령까지 나서 포스코이앤씨의 산재 사고와 관련해서 공공입찰 금지, 건설면허 취소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무척 당혹해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 주말에는 포스코이앤씨의 매각설 루머까지 나돌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포스코이앤씨의 최근 상황을 틈탄 온갖 음해성 루머까지 퍼지고 있다. '포스코 회장에 대한 압력성','특정 지역 업체 밀어주기 가덕도 공항 컨소시엄 배제', '광주시와의 2100억 원대 가연성폐기물연료화시설(SRF) 소송 관련설' 등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본사는 포항에 있다. 국내 도급순위 7위인 포스코이앤씨의 위기는 곧 포항의 위기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포항지역사회도 포스코이앤씨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통령이 포스코이앤씨 산재 사고를 두고 "아주 심하게 얘기하면 법률적 용어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포항지역사회가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산재사고는 기업이 아무리 강조하고 조심한다고해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건설현장에선 근로자가 아차하는 한 순간에 사고가 난다. 물론 산업재해의 반복과 구조적 안전 불감증은 결코 가볍게 볼 수 없고 엄정한 책임 추궁과 근본적인 개선책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산재사고 하나로 포스코이앤씨 직원과 가족들까지 한 순간에 죄인처럼 매도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 1982년 설립된 포스코이앤씨는 매출 9조4687억 원(2024년 말 기준)에 임직원만 5897명, 하청 업체 종사자와 그 가족까지 합치면 수만 여명에 이른다. 회삿일로 인해 그 직원과 가족까지 죄인 취급당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이번 대통령의 면허 취소, 입찰금지 발언은 단순히 기업 경영진을 겨냥한 처벌이 아니라 포항에 거주하는 수많은 근로자와 가족의 생존권까지 위협하는 조치다. 엄벌주의를 앞세워 설립된 지 40년이 넘는 건설회사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드는 것이다.
반복적인 산재사고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강력한 근절 의지를 표명한 것은 필요한 일이다. 기업이 경각심을 갖고 더욱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이 개별 건설사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는 건설 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의 발언은 기업들에겐 큰 압박이 아닐 수 없다.
비록 포스코이앤씨가 현재 도마 위에 올라 있지만 다른 건설사도 산재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2020~2024년 5년 동안 포스코이앤씨의 산재 사망자 수는 5명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었다. 이 기간에 10명 넘는 산재 사망자가 나온 건설사도 4곳에 달했다.
정부가 건설사의 산재에 대한 처벌 강도만 높인다고 당장 해결될 일은 아니다.
정부의 제도 개선과 감독 강화, 기업의 안전 투자, 노동자의 안전수칙 준수 등 모든 게 맞아 떨어져야 해결 가능한 일이다. 정부의 유연한 정책전환을 기대한다.
Copyright © 경북도민일보 | www.hidomin.com | 바른신문, 용기있는 지방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