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 올해 437만명에 ‘채무 특혜’… 또 성실 상환자만 ‘봉’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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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소액 연체 채무를 올해 연말까지만 갚으면 연체 이력을 지워주는 '신용사면'을 단행한다.
지원 대상은 2020년 1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5000만원 이하의 연체가 발생했으나 연말까지 연체금 전액을 상환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다.
문제는 채무 특혜가 도덕적 해이를 키우고,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대다수 상환자들을 역차별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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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이후 발생한 소액 연체 채무를 올해 연말까지만 갚으면 연체 이력을 지워주는 ‘신용사면’을 단행한다. 지원 대상은 2020년 1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5000만원 이하의 연체가 발생했으나 연말까지 연체금 전액을 상환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다. 올해 6월 말 기준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인원은 약 324만명이다. 이 중 272만명이 이미 상환을 완료해 지원 대상이 된다. 나머지 52만명도 연말까지 전액 상환하면 신용회복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장기 소액 연체자 113만명에 대해서도 채무 탕감을 예고했다. 이번 조치로 324만명이 추가되면서 올해 채무 특혜 수혜자는 437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채무 특혜를 통해 정부는 빚 부담이 커진 취약계층을 돕고, 소비 여력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취지야 좋지만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문제는 채무 특혜가 도덕적 해이를 키우고, 성실하게 빚을 갚아온 대다수 상환자들을 역차별한다는 점이다. 성실 상환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불가피할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대목은 채무 특혜가 반복되는 경우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채무를 감면하거나 탕감하면 잘못된 기대심리가 퍼져 금융 규율이 무너지고, 상환 의지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빚을 제때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 맸던 상환자 입장에서는 “차라리 연체하고 버틸 걸 그랬다”는 후회가 들 것이다. 이는 가계부채 구조를 장기적으로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렇게 성실 상환자만 ‘봉’이 되는 구조를 방치한다면 사회 전체의 도덕적 기준과 신뢰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 정부의 역할은 빚을 깎아주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의 형평성을 실질적으로 높이는 데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채무 조정 대상 선정에 엄격한 심사가 필요하다. 소득, 자산, 채무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상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의로 연체한 경우는 반드시 제외해야 한다. 성실 상환자에겐 확실한 보상과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환 문화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채무 특혜가 일회성 구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금융 건전성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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