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 일변도 정청래에… 민주당 원로들 “악마와도 손잡아라”

윤선영 2025. 8. 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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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 당원만 바라봐선 안돼”
李 국민통합 기조와 엇박자 우려
개혁 방향성 동의하나 ‘공개 제동’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민수 당 대표 비서실장, 이용득 전 의원, 정세균 전 국무총리, 김진표 국회의장, 임채정 전 국회의장, 정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박병석 전 국회의장, 조승래 사무총장. [연합뉴스]


“집권 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정세균 전 국회의장)

“항상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문희상 전 국회의장)

“김대중 대통령은 ‘악마와도 손잡아라’는 말씀을 하셨다”(이용득 전 의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경 일변도 노선에 당 출신 원로 정치인들이 12일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집권 여당 대표가 당심만 좇아 ‘투쟁’에 나서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통합’ 기조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상임고문단 간담회를 열고 “뿌리 없이 줄기가 없고 줄기 없이 꽃과 열매가 어찌 있을 수 있겠나”라며 “그 어떤 위기 속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비춰주셨듯 앞으로도 민주당의 앞뒤를 밝히는 등대가 돼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정 대표는 이날도 강경한 대야 태도를 이어갔다. 정 대표는 “국민의 손으로 다시 세운 이재명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모두가 역량을 집중할 때지만 내란이 끝나지 않았고 대한민국을 온전하게 정상화할 길은 아직도 멀고 험하다”며 “지난 3년 망가졌던 민주주의와 어려움에 빠진 경제를 회복하는데 다시 힘차게 일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내내 ‘강력한 개혁 리더십’을 외쳐 온 정 대표는 취임 이후로도 강경 노선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검찰·언론·사법개혁을 추석 전까지 완료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갑질 의혹’으로 낙마한 강선우 의원을 감쌌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사과 없이는 악수하지 않겠다”고 했다. 모두 강성 지지층을 겨냥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정 대표의 행보에 진보 진영 원로 정치인들은 일제히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와 관련한 국민의힘의 대응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도 집권 여당 대표가 앞장서 대화를 단절하겠다는 듯한 자세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해야 하는 집권 여당으로서 신중해야 할 필요도 있다는 조언이다.

이 전 대표는 “올해 말까지가 언론·검찰개혁, 내년 6·3 지방선거, 개헌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잘 풀어나가야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의 큰 변화는 소통을 매우 중시한다는 것”이라며 “그것이 국민주권이고 당원주권”이라고 쓴소리를 늘어놨다.

임 전 의장은 “민주당은 역사적으로 내란과 싸워서 성장한 정당으로 내란의 뿌리를 끊어야겠다고 말하는 정 대표의 발언은 그 본질에 있어 올바른 역사적 맥락을 이어가고 있다”며 “그러나 과격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이용득 전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보다 반보만 앞서 가라’, ‘정치라는 건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니 악마와도 손잡아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방향이 아무리 맞더라도 속도를 국민 눈높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원로들의 고견을 모두 들은 정 대표는 “귀한 말씀들이 당을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3개월에 한 번씩 모셔야겠다”고 답했다.

다만 원로들이 개혁의 방향성 자체에는 공감을 표한 만큼 정 대표는 취임 전후로 공언한 ‘추석 전 가시적 성과 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이날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내용도 방향도 잃을 수 있기에 추석 전 완료한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임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사개특위는 현재 14명인 대법관을 30명으로 확대하는 것을 포함해 대법관 추천 방식과·법관 평가 제도 개선, 하급심 판결문 공개 범위 확대, 압수수색 영장 사전심문제 도입 등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찰·언론개혁 특위도 각각 가동한다.

일각에서는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8·15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에 올라 정치적 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정 대표의 개혁 드라이브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왕진 혁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은 다시 개혁의 푯대를 굳게 잡으라는 시대의 명확한 요구”라며 “민주당과 더 긴밀히 공조하고 협력해 불가역적인 개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겠다”고 말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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