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에 꽂힌 개미…7월 이후 1.6조원 쓸어담았다

전범진/선한결 2025. 8. 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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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만기 10년 이상인 미국 중장기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연 4%대 이자(이표금리) 지급 매력에 더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챙길 것으로 기대해서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는 상반기에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미국과의 장기채 금리 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졌다"며 "반면 미국은 향후 12개월 동안 1%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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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금리인하에 베팅
2분기 순매수 37억달러 역대최대
美 채권 펀드도 석달새 2조 몰려
고용 쇼크에 '9월 인하' 힘 실려
연 4%대 이자에 매매차익 기대
고액자산가, 10년·30년물 사들여

국내 투자자들이 만기 10년 이상인 미국 중장기 국채를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연 4%대 이자(이표금리) 지급 매력에 더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챙길 것으로 기대해서다.

 ◇미국 중장기채 인기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국내 투자자는 미국 국채 11억4039만달러(약 1조58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2분기 순매수액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36억9125만달러에 달했다. 2분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모습이다.

미 국채를 담은 펀드에도 자금이 몰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국 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지난 석 달 사이 2조2425억원 증가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에는 한 달 만에 739억원이 흘러들었다.

인기의 중심에는 10년·30년 만기 중장기채가 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30년 만기 미 국채의 유통금리는 11일(현지시간) 기준 연 4.845%로 한 달 새 0.128%포인트 하락했다. 10년 만기 금리는 한 달 새 0.140%포인트 떨어진 4.285%를 나타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한다. 투자자는 증가한 자본차익을 가져간다.

 ◇경기 부진에 힘 실린 금리 인하

일부 글로벌 금융시장 전문가는 Fed가 예상보다 빠르고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거론한다. 고용을 비롯한 실물지표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가 관철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Fed가 기준금리를 내려 중장기채 금리 하락을 야기하면 채권 투자자들은 평가차익을 인식한다.

Fed가 금리 결정에 참고하는 주요 지표인 미국 비농업 신규 취업자는 지난달 7만 명으로 시장 추정치(10만 명)를 크게 밑돌았다. 5월과 6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기대치를 밑도는 ‘고용 쇼크’를 발표했다. ‘친(親)트럼프파’로 분류하는 미셸 보먼 Fed 이사는 올해 남은 세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두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은 올해 Fed가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이상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선물시장 참여자들의 거래를 기반으로 예측한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한 달 전 57.4%에서 최근 90.7%까지 치솟았다. 9월 인하 후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확률도 85.7%에 달한다.

반면 한국은행을 비롯한 다른 주요 국가 중앙은행은 상대적으로 금리 인하 여력이 적어 투자자 관심이 미 국채로 향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는 상반기에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해 미국과의 장기채 금리 차가 2%포인트까지 벌어졌다”며 “반면 미국은 향후 12개월 동안 1%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릴 여력이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우려도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나스닥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9.89배로, 작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이희권 메리츠증권 광화문금융센터 지점장은 “상반기 글로벌 증시가 워낙 많이 올랐다는 인식 때문에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고액자산가를 중심으로 채권 선호가 강해졌다”며 “글로벌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뚜렷한 지표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선 자산 배분 전략 측면에서라도 채권 비중을 높이는 게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진/선한결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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