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슨과 손아섭, 그리고 신민재까지···가을야구 운명까지 쥔 ‘뉴 리드오프’

KT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간판타자라 할 수 있는 장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 결별했다. ‘가을야구’ 경쟁권에서 타격 부진이 장기화되는 로하스와 동행을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KT는 빅리그 출신의 앤드류 스티븐슨을 영입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타순 구성에 있어 강한 1·2번 타자에 포인트를 둔다. 팀 내 최고 타자를 흔히 말하는 테이블세터에 전진 배치해 재미를 봐왔다. 올해는 1번 타자로 기용한 로하스, 강백호 등 카드가 통하지 않자 새로 영입한 스티븐슨을 톱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시즌 막판 리드오프 타자가 ‘승부수’로 꺼내든 팀이 많다. 이강철 감독은 스티븐슨에 대해 “일단 발은 빠르다”고 했다. 타격에 초점이 맞춰졌던 기존 KT 1번 타자들과는 다른 유형이다. 그러면서 타격감이 살아난 강백호, 깜짝 스타로 떠오른 안현민을 중심타선에 배치해 처진 득점력을 끌어올리고자 했다.
일단 스티븐슨의 출발은 나쁘지 않다. 스티븐슨은 5경기에서 타율 0.286(21타수6안타) 1홈런, 2루타 2개(1타점 3득점)를 쳤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한화 에이스 코디 폰세를 상대로 빗맞은 2루타를 친 것을 시작으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쳤다. 적극적이면서 파이팅 있는 자세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스티븐슨은 올해 탬파베이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더럼 불스에서 뛰며 57경기 타율 0.295, 5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한방 보다는 정교함과 기동력에 초점이 맞춰진 선수다. 스티븐슨은 야수가 부족한 KT에서 중견수 수비도 맡는다. 지난 10일 수원 삼성전에서는 6회 몸을 날린 호수비로 박수를 받기도 했다.

외야 고민을 안고 있던 한화도 베테랑 외야수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한 영입으로 주목받았다. 통산 최다 안타 타이틀을 갖고 있는 손아섭 역시 팀의 리드오프로 투입됐다.
손아섭은 지난 7일 대전 KT전에서 대타로 한화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LG와의 3연전에서 매 경기 안타를 때려냈다. 특히 10일 경기에서는 안타(2루타)와 볼넷으로 두 차례 출루해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한화가 3-2로 앞선 7회 승부처에서는 재치 있는 홈 슬라이딩으로 득점까지 올려 팀 연패를 끊은 주인공이 됐다. -
한화와 선두를 경쟁 중인 LG는 홍창기의 부상 공백을 지운 신민재의 활약에 웃음 짓고 있다. LG는 2년 연속 출루율 1위(2023·2024년)에 오른 홍창기가 5월 중순 무릎을 다치는 악재를 만나며 ‘1번 타자 고민’에 휩싸였는데, 이때 시즌 초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던 신민재가 깜짝 등장했다.
프로 데뷔 후 7번째 시즌을 맞은 신민재가 이 기회를 잡았다. 신민재는 올 시즌 톱타자로 나선 경기에서 타율 0.335(206타수69안타)를 치며 출루율 0.402를 기록 중이다.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 타율 0.360(136타수49안타), 득점권에서 0.420(81타수34안타)로 집중력은 더 올라가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신민재는 이번 시즌 타율 0.311(325타수101안타) 41타점 59득점 13도루를 기록 중인데, 모든 면에서 개인 최고 성적을 향하고 있다. 2025시즌 막판 ‘뉴페이스 톱타자’의 활약상이 주목받는다. ‘가을야구’ 운명도 여기에서 바뀔 수 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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