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40년간 732개 학교 폐교…‘지속 가능한 재생’이 관건

김창원 기자 2025. 8. 12.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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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곳은 여전히 방치…교육·문화·경제 결합 복합공간 전환 추진
전문가 “운영 주체·재원·지역 연계 필수…방치 악순환 막아야”
폐교 자료사진
지난 40여 년간 경북지역에서 무려 732개 학교가 문을 닫았다. 지역사회에서 폐교는 단순한 건물 폐쇄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심장부가 멈춰버린 현실을 상징한다. 이대로라면 사라진 학교만큼이나 마을과 공동체도 함께 소멸할 위기에 처해진다.

12일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982년 이후 올해 3월까지 총 732개 학교가 폐지됐으며 이 중 495곳은 매각된 상태다.

현재 교육청이 소유한 폐교는 237곳으로 이 가운데 76곳은 체험관과 연수원 등 교육용 시설로 재활용되고 있고 103곳은 지자체나 주민단체에 임대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58곳은 아직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방치되고 있다.

최근 3년간만 해도 본교 2곳과 분교 8곳이 문을 닫았으며, 오는 9월에는 안동 월곡초 삼계분교장을 포함한 4개 학교가 추가 폐교될 예정이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 만큼 앞으로 폐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경북교육청은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해 폐교 정책 방향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단순 매각이나 방치 대상이었던 폐교를 교육·문화·경제 기능이 결합된 복합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입지가 좋은 폐교는 자체 교육용 시설로 적극 활용하고 활용 계획이 없는 곳은 대부나 매각을 병행해 활용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주민공동체와 협력하는 공모사업을 정례화하는 동시에 폐교 활용을 위한 연구 용역도 추진해 실질적인 재생 모델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폐교 재생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다. 농산어촌 지역의 폐교는 교통과 인프라 제약으로 민간 수요가 낮아 투자 유치가 어렵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폐교를 리모델링해 카페나 문화센터로 운영했으나 방문객 감소와 운영비 부담으로 문을 닫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북교육청의 구상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실행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또다시 방치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들은 "폐교 재생은 단기적으로는 주목받지만 수익 구조가 불분명하면 몇 년 내 다시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며 "운영 주체 확보, 재원 마련, 지역 산업과의 연계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이라도 운영비 부담과 인력 부족 문제로 중단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며 "지역 주민과 민간 기업이 협력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북교육청의 폐교 재생 정책은 단순 건물 재활용을 넘어 사라져가는 농산어촌 공동체를 되살리고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이 실험이 성공하려면 정책 의지뿐 아니라 장기적이고 현실적인 운영 계획과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력, 민간 참여가 필수적이다. 폐교가 또다시 방치된 폐허로 남을지, 아니면 미래를 여는 거점으로 거듭날지는 이제 '지속 가능성'에 달려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폐교는 우리 아이들의 꿈이 자라던 공간"이라며 "단순히 문을 닫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