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보아 잘 데려왔다…누가 뭐래도 이젠 ‘롯데 1선발’
벨라스케즈 적응 돕고, 빅리그 베테랑 경험 배우기 목표
가을 야구 관건인 체력은 구단 관리에 철저하게 따라
지난 5월 알렉 감보아는 KBO 데뷔전을 치렀다. 특유의 투구 자세 때문에 ‘잘 안착할까’라는 의문이 절로 들었다. 괜한 걱정이었다. 감보아는 이제 누가 뭐래도 ‘롯데 1선발’로 자리 잡았다.
데뷔전을 마친 뒤 감보아를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뛰어난 직구 구위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투구 자세가 문제였다. 투수가, 특히 외국인 투수가 해외 무대에서 짧은 시간 내에 투구 자세를 고치지 못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감보아는 딱 일주일 만에 약점으로 지적받은 투구 자세를 바꿨다. 상황에 따라 킥 모션도 달라졌다. 키움전을 시작으로 감보아는 6월 한 달 전승을 거뒀다. 감보아 앞에 상위권과 하위권이라는 순위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위력적인 빠른 직구 앞에 상대 팀 타자들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별수 없이 타석에서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릴 뿐이었다.
감보아야말로 롯데의 진정한 복덩이다. 올 시즌 롯데 선발진은 시작부터 위태위태했다. 4선발 김진욱이 부진으로 이탈하고 찰리 반즈마저 방출됐다. 박세웅과 데이비슨 호투로 롯데 마운드는 겨우겨우 버티는 처지였다. 감보아 합류부터 마운드에 숨통이 트였다. 김태형 감독도 감보아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매서운 구위를 언급할 때면 호평 일색이다.
승수와 구속 등 숫자로 보이는 지표도 놀랍다. 그보다 더 놀라운 건 감보아가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지 석 달도 채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적응력은 놀라움을 넘어 무서울 정도다. 해외 리그 첫 무대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른 뒤 딱 일주일 만에 투구 자세를 고친 게 대표적인 사례다. 감보아 적응력의 비결은 고쳐야 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건 거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한국에 와서 내가 수용해야 하는 게 있으면 모두 흡수했다. 전준우 주장과 김원중 투수 조장 등 다른 선수들도 먼저 다가와 동료로 잘 받아준 덕분에 빨리 롯데에 스며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감보아는 데이비슨 대신 새롭게 팀에 합류하는 빈스 벨라스케즈의 적응을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다. 동시에 감보아는 벨라스케즈가 가진 경험에 눈독을 들인다. 감보아는 “벨라스케즈는 9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빅리그 베테랑이라 배울 점이 많을 거다”며 “벨라스케즈가 빠르게 한국과 롯데에 적응하도록 돕겠다. 또한 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고 말해 놀라움을 샀다.
적응력도 적응력이지만 기본기가 탄탄하다. 감보아 주무기는 빠른 직구다. 160㎞에 가까운 직구를 뿌린다. 첫 이닝 초구부터 마지막 이닝 최종구까지 구속은 별반 차이가 없다. 자신의 호투와 타선 지원 그리고 홈 팬의 열띤 응원이 뒤따르면 마지막 공이 가장 빠를 때도 심심치 않다. 감보아에 따르면 삼박자가 합쳐지면 아드레날린이 뿜어져 나와 광속구를 던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감보아를 향해 마지막까지 의문 부호를 지우지 못한 이들은 그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불펜으로 활용된 까닭에 꾸준한 등판과 많은 이닝 소화가 힘들 거란 이유에서다. 감보아는 오히려 지금이 편하다. 그는 “미국에서는 당장 오늘 경기에 나갈지 모를 때도 많았다. 마주하는 상황도 일정하지 않았다”며 “롯데에서는 언제 나가서 던질지 알 수 있다. 선발 등판에 맞춰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어서 스트레스가 적다”고 설명했다.
감보아는 롯데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9개 구단은 감보아 분석에 열을 올린다. 감보아가 앞으로도 계속 위력적인 투수로 자리매김하려면 결국 체력 싸움이다. 감보아는 구단이 체계적으로 훈련 프로그램을 짜주면 성실히 몸을 만들어 나간다.
가을 야구가 가까워지자 감보아는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포스트 시즌 준비를 이미 착수했다. 가을 야구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호투를 펼치려면 최우선 순위도 체력이다. 직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변화구도 상황에 맞게 구사하기 위해 기량을 가다듬고 있다. 감보아는 “가을 야구에서 마운드에 서면 어떤 역할을 해내야 하는지 잘 안다. 체력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변화구도 구종별로 연마 중이다”고 말했다.
감보아는 팀을 가을 야구에 진출시키고 그 너머에 도달하기까지 과정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그는 “가을 야구 진출 전까지 선발로 경기에 출전할 때마다 최대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꼭 가을 야구를 하고 트로피까지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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