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이 소 키운다”…전북도, ‘동물복지 미래목장’ 만든다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5. 8. 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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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AI·로봇 결합 ‘저지종 젖소목장’ 설계착수…내년 4월 준공 목표
축산업 디지털 전환·동물복지 선도 모델 구축…전국 농가에 확산 계획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드넓은 농장에 소가 한가롭게 거닐고 로봇이 소 젖을 짜며 소똥도 치우는 국내 첫 지능형 목장이 전북 진안에 설립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동물복지 미래목장' 조성을 본격 추진하면서다. 전북도는 축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선도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도 스마트 목장은 일부 조성됐지만, 동물복지와 AI·로봇 기술을 동시에 적용하는 것은 전북이 처음이다. 미래목장은 소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고 자연스러운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충분한 운동장 면적을 확보하고, 개체별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다.

전북도는 동물복지 기준과 AI·로봇 기반 스마트 축산 기술을 결합한 저지종 젖소(고온 환경에 강하고, 고단백·고지방 원유를 생산하는 품종) 목장 설계에 착수했다. 이는 2034년까지 목장 조성, 완전 자동화, 착유우 50두 집단 구축, 공동연구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미래목장이 동물복지 향상을 위한 축산시설을 넘어 농가와 지역사회, 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낙농복지의 협력형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드넓은 농장에 소가 한가롭게 거닐고 로봇이 소 젖을 짜며 소똥도 치우는 국내 첫 지능형 목장이 전북 진안군 소재 전북도 축산연구소 내에 설립된다. 전북특별자치도가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한 '동물복지 미래목장' 조성에 나서면서다. 전북특별자치도 축산연구소 ⓒ전북자치도

국내 첫 'AI·로봇+동물복지 적용'  미래목장

전북도 축산연구소는 11일 "서울대·풀무원·라트바이오 등과 함께 'AI·로봇 기반 동물복지 미래목장 설립 및 공동연구'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업 기간은 2025년부터 2034년까지 10년이며 총사업비 25억원(도비 15억원 포함)이 투입된다. 총사업비 가운데 도비는 시설 구축에, 10억 원은 민간투자로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7종 10대 구입과 인건비 등에 쓰인다. 

진안군 성수면 소재 전북도 축산연구소 내 축사 1동(3368㎡)이다. 미래목장은 축산연구소 내 기존 한우 비육우사를 개·보수해 ICT(정보통신기술) 기반 스마트 축산기술과 동물복지 기준을 결합한 저지종 젖소 목장으로 조성된다. 착유실·프리스톨(Free stall barn) 우사·고액분리기·교육장·운동장 등을 갖추고 젖소의 행동 자유와 휴식을 보장하는 환경을 구현한다. 올해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해 11월 착공, 2026년 4월 준공할 예정이다. 

ICT 장비는 젖소 성장 단계에 맞춰 도입된다. 2026년에는 농후사료 먹이통과 송아지 자동포유기 등 기초 장비를, 2028년에는 로봇착유기·분변청소기·풀사료 정리 로봇 등 자동화 설비를 설치해 완전 자동화 착유 환경을 구축한다.

저지종 젖소 집단 조성을 위해 2025~2026년 한우 대리모에 저지종 A2 수정란을 이식하고 2027년부터 인공수정을 거쳐 2030년까지 착유우 50두를 확보할 계획이다. 첫 저지 송아지는 2026년 4월 태어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27일 전북특별자치도청 회의실에서 동물복지 미래목장 설립 및 공동연구를 업무 협약식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장구 라트바이오 대표이사, 김관영 전북지사, 이효율 풀무원 총괄CEO, 김재영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장. ⓒ전북자치도

낙농복지의 '협력형 플랫폼' 역할 기대

미래목장은 축산 시설을 넘어 국내 유일의 낙농복지 전문 경영실습장 역할도 한다. 도내 축산농가·청년축산인·신규 진입 희망 농가 등 연 160명을 대상으로 ICT 기반 낙농경영, 저지종 번식기술, 동물복지, 저탄소 축산 등 6개 과정을 운영해 차세대 낙농 인력을 양성한다. 이를 통한 생산비 절감과 고수익 창출로 청년 축산인들의 낙농업 기피 현상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북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축산환경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산·관·학 공동연구를 통해 ICT 자동화 시스템 효율성 검증, 기후 적응형 유익 미생물 연구, 저지 원유의 의약품 소재화 연구 등을 추진한다. 저지유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유제품 개발과 공동 유통체계도 마련해 지역경제 신소득 창출을 도모한다.

전북은 한우와 낙농 모두 경쟁력을 갖춘 지역으로, 낙농 생산량은 전국의 8.2%로 3위를 차지한다. 이러한 산업적 기반이 '미래목장' 사업 추진의 배경이 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 8월 전북도 축산연구소,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 풀무원, 라트바이오가 협약을 맺고 시작됐다. 이에 도는 인프라와 시설을, 서울대는 연구를, 풀무원과 라트바이오는 장비·기술 투자를 맡게 됐다.

전북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노동력 절감, 청년 인력 유입, 탄소중립 대응, 고부가가치 유제품 개발 등 지속가능한 낙농 모델을 제시하고, 표준화된 시스템을 전국 농가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민선식 전북도 농생명축산산업국장은 "미래목장은 지속가능성과 기술혁신을 겸비한 새로운 축산 모델"이라며 "농가·지역사회·연구기관이 함께 성장하는 협력형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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