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80주년 기획] 대구 도심 빈집 공포<4>전남 완도군 용암마을 빈집 활용 접근법
폐가에 가까운 빈집, 완도군 청년 공동체가 손수 재정비
한달살기 프로그램 시행해 큰 인기 끌어

"처음엔 아무것도 모른채 빈집 활용에 대해 무작정 달려들었더니 어느새 전문가만큼 많이 알게됐어요."
지난 7월18일 전남 완도군 용암리의 김유솔(28) 이장은 대구일보 취재진을 만나 당시 완도 용암마을의 빈집 활용법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이장은 마을의 빈집들을 색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없을까 고민한 가운데 '빈집 문제'를 '청년'이라는 키워드와 연결하기 시작했다. 김 이장은 곧바로 고향인 완도를 벗어나 타지에서 생활하고 있는 청년들을 불러모아 시작한 '완망진창'이라는 비영리 청년 공동체를 출범시켰다.


김 이장은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며 "저희가 건축, 설비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당시 해당 업체 직원분들한테 교육을 받아가면서 직접했다"면서 "몸에 페인트 묻혀가며 벽 도배를 하고 큰 유리를 들고 창을 설치하는 등 태어나서 처음 해본 일들을 그때 다해본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2023년 3월, 손수 리모델링한 빈집이 완성되고 완망진창은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한달살기 프로그램을 통해 완도군에 한달 동안 지내고 싶어하는 희망자들을 지원받아 휴식과 일을 병행하는 '워케이션(Workation)' 형태의 여러가지 활동도 진행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7월18일 기준 리모델링한 빈집에서 지내고 있는 한달살기 참가자는 총 4명이었다.
또한 완망진창은 전남도, 완도군과 협력해 빈집 중매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김 이장은 "이렇게 작은 어촌마을의 경우 부동산을 통해 주거지 계약을 하기보단 마을회관 통해서 중매를 부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청년들 혹은 외지인들을 대상으로 빈집 정비 후 저렴한 가격에 중매를 해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일보 취재진이 김유솔 이장에게 빈집 활용에 대해 추후 계획이 있는지 묻자 빈집을 활용해 여러가지 활동을 이끌어간 김 이장은 조금 충격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김 이장은 "앞으로 빈집 관련한 계획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철거' 인 것 같아요"라며 "제가 빈집 활용 사업들을 진행해보니 정비 단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들이 많더라고요.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기도 해서 이럴바에는 상태가 안좋은 빈집들은 과감하게 철거하고 남은 공간을 주차장으로 재사용하는 방안들을 계획 중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빈집 관련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지자체 부서 신설도 매우 필요하다"고 말하며 "집이라는 것이 결국 금전적인 문제가 얽혀있다보니 지자체 측에서도 쉽게 정비·철거 등의 행동을 취하기 어려워했다. 이로 인해 빈집 처리는 계속해서 늦어지게 되는데 주민과 지자체 사이 빈집 관련 업무 전문 기관이 있다면 보다 신속하고 깔끔하게 빈집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김 이장은 대구 지역의 빈집 문제에 대해선 "대구의 빈집 밀집 구역을 보니까 대학가 주변이 좀 있는 것 같은데 기존 빈집들을 빠르게 철거하고 완도 한달살기 프로그램 처럼 지자체가 운영하는 저렴한 가격의 쉐어하우스, 공공주택 등을 운영한다면 주민들, 인근 대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 것 같다"고 전했다.
끝으로 김유솔 이장은 "지금 완도를 넘어 전국적으로 빈집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오늘로써 또 알게됐다"며 "빈집 활용 방안에 대해 더 연구할 것이며 빈집 문제로 힘들어하는 타 시·군에도 유의미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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