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의 단전·단수 "불법행위일까 정당행위일까"

조준행 변호사, 강서구 기자 2025. 8. 1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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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월 1000만원의 임대료를 수개월째 내지 못한 임차인이 있다.

그러자 건물주가 계약서를 근거로 단전·단수를 진행해 식당을 마비시켰고, 임차인은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그렇다면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못할 때 임차인은 단전·단수조치를 통해 압박할 수 있을까.

임차인이 월세나 관리비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적절한 대안을 임대인에게 제시해 단전·단수라는 극단적인 수단이 동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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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원초적 질문
일상에 필요한 法테크 | 건물주 단전·단수
계약 끝나고 임대료도 연체
계약서 근거로 단전·단수 진행
함부로 단전·단수해선 안돼
궁박한 상황, 인정한 대법원

여기 월 1000만원의 임대료를 수개월째 내지 못한 임차인이 있다. 경기침체 탓에 식당 매출이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엔 내지 못한 임대료가 '보증금'을 넘어가 버렸다. 그러자 건물주가 계약서를 근거로 단전·단수를 진행해 식당을 마비시켰고, 임차인은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다. 누가 잘못한 걸까. 대법원의 판단을 들어봤다.

일반적인 단전·단수 조치는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사진|뉴시스]

아파트 전세값이 집값에 육박한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경기가 좋지 않아 빌딩의 공실도 늘어만 간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임대차 계약관계가 있다. 임대인은 임대료를 받고 임차인은 부동산을 사용하는 게 임대차 관계다.

간단해 보이지만 법적 분쟁이 많이 발생하는 분야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차인이 월세와 관리비를 제대로 내는지가 관심사다. 그래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월세를 두번 이상 연체할 경우 부동산을 인도해야 한다' '단전·단수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기도 한다.

그렇다면 임차인이 임대료를 내지 못할 때 임차인은 단전·단수조치를 통해 압박할 수 있을까. 대법원 판례를 보자. 여기 임대료를 내지 못해 보증금이 모두 소멸된 임차인(식당 사장)이 있다. 약정한 임대차 기간은 끝났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월 1000만원씩을 연체하고 있다는 이유로 임대차 기간 만료 전부터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해왔다. 임대차 기간 만료 후 2회에 걸쳐 연체차임의 지급을 알림과 동시에 단전·단수조치도 예고했다.

실제로 단전·단수조치를 1회 진행했다. 그런데 문제가 엉뚱한 방향으로 튀었다. 임차인이 임대인을 업무방해죄로 고소했는데, 검찰이 임대인이 기소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여기서 업무방해죄는 '허위의 사실을 유포하거나 기타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된다. 담당 검사는 임대인이 단전·단수조치라는 위력으로 임차인의 업무를 방해한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했다. 오독을 피하기 위해 원문 그대로를 싣는다. "임대를 업으로 하는 자(임대인)가 임차인으로 하여금 계약상의 의무이행을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약서의 조항을 근거로 임차물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단전·단수조치를 함에 있어 자신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오인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오인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임대인이 계약서에 쓰여 있으니 단전·단수를 해도 괜찮다고 오인한 건 잘못이란 얘기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사례는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대인의 행위는 궁박한 상황에서 임차인의 부당한 의무 불이행에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로 보인다. 따라서 임차인의 권리를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과도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것으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그 동기와 목적, 수단과 방법, 그와 같은 조치에 이르게 된 경위 등 여러 사정을 볼 때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임대인이 궁박한 상황에서 조치한 단전·단수는 업무방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거다.

임차인은 서로 상대방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임차인이 월세나 관리비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적절한 대안을 임대인에게 제시해 단전·단수라는 극단적인 수단이 동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aeng@hotmail.com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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