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후반기 점점 빛나는 한화 문동주의 광속구 자신감 회복, ‘가을야구’ 희망으로


한화는 역대 KBO리그 최고 투수들을 배출한 팀이다. 아직 현역으로 뛰는 류현진을 비롯해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 레전드 선수들이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빛나는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류현진이 2012시즌이 끝나고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마운드 재건을 위해 힘쓴 한화의 노력과는 별개로 이후 토종 에이스 부재 속 암흑기를 걸어왔다.
수많은 투수 유망주들을 뽑고, 기회를 줬지만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가 2차 1라운드에 지명한 우완 김민우가 최고 수확이었다. 김민우는 데뷔 6년 차이던 2021시즌에 14승(10패 평균자책 4.00)을 올렸다. 그렇지만 김민우도 롱런하지 못했다. 김민우는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뒤로 재활 중이다.
한화는 올해 기다림의 또다른 결실을 보고 있다. 우완 강속구 투수로 2022년 한화가 1차 지명한 신인 문동주가 무럭무럭 성장 중이다.
문동주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6이닝을 5안타 3볼넷 5삼진 2실점으로 잘 막았다. 팀 승리로 연결된 역투였다. 문동주는 시즌 9승(3패 평균자책 3.12)째를 따냈다. 앞서 5일 대전 KT전에 이은 주 2회 등판이었지고, 선두를 다투는 LG와의 빅게임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자기 몫을 해냈다.
오랜 시간 한화가 공들여 키운 문동주는 올해 확실히 자신의 투구에 눈을 뜬 모습이다. 2023시즌 8승(8패 평균자책 3.72)으로 신인왕을 수상한 문동주는 지난 시즌에는 막판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7승(7패 평균자책 5.17)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그 고비를 잘 넘겼다. 이번 시즌 문동주는 모든 기록에서 개인 최고의 시즌으로 장식하고 있다. 전반기 활약도 좋았는데,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외국인 에이스 코디 폰세에 이은 2선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잠시 흔들렸던 6월 중순 잠시 휴식기를 가진 뒤 다시 가파른 상승세가 이어진다. 문동주는 이후 7경기에 등판해 4승1패를 기록했다. 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5회 이전에 마운드를 내려간 적은 없다.
문동주의 커진 존재감은 지난주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5일 대전 KT전에 문동주를 선발 예고했다. 앞선 광주 원정 2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선발 로테이션에 여유가 생기면서 폰세를 앞당겨 쓸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문동주를 그대로 밀고 갔다.
문동주는 그 기대에 화답했다. 문동주가 이날 7이닝을 2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개인 최고의 피칭을 펼쳤따. 삼진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0개를 잡았다. 팀이 2-5로 역전패했지만, 경기 후반까지 2점 차 리드를 끌고온 문동주의 투구가 빛났던 경기였다. 구위가 엄청났다. 문동주는 이날 이번 시즌 KBO리그 최고 구속인 시속 160.7㎞의 빠른 공도 던졌다. 문동주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KT 강타자 강백호도 “포크볼이 시속 140㎞가 넘더라. 도저히 칠 수 있는 공이 아니었다. (LA다저스에서 뛰는 일본 에이스)사사키 로키 같았다”는 찬사를 보냈다.
마운드 위 문동주의 자신감도 전해진다. 시속 160㎞의 강속구를 회복한게 자신감의 원천이다. 문동주는 “(지난 시즌 부상이 있었던)어깨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어깨가 많이 좋아진게 크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구속이 지난 시즌 데이터와 비슷해졌다. 내 구속이 나오면서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며 “직구가 너무 좋으니 타자들의 타석에서 생각이 많아졌을 것”이라며 강속구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여기에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의 조화는 강속구의 위력을 배가시킨다. 문동주의 강속구에 다양한 변화구 제구까지 좋아지며 타자들이 대처해야 할 공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포크볼과 콤비네이션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지난해까지는 포크볼이나 체인지업 같은 오프스피드 구종을 많이 활용하지 않았다”는 문동주는 “4개 구종이 다앙하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니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시즌 개인 최다승을 따낸 남은 시즌 첫 10승과 2점대 평균자책 진입에 도전할 수 있는 흐름이다. 무엇보다 7년 만의 ‘가을야구’ 무대를 예약한 한화에 반가운 토종 에이스의 등장이다.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로 평가되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를 뒷받침할 카드로 문동주가 떠올랐다. 마흔을 바라보는 류현진의 부담도 줄여줄 수 있다. 문동주의 성장세는 선발의 중요성이 더 커지는 ‘가을야구’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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