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 골프’ 권성동, 통일교 소유 골프장서 포착

심우삼 기자 2025. 8. 1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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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교 소유 골프장에서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의원이 자취를 감춘 것은 7월 31일부터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터져 나오자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잠수를 탄 것"이라며 "통일교로부터 1억원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정치 공작과 악의적 왜곡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냈었다. 그 이후로 새로운 정황과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단호한 대응은커녕 단단히 입을 다문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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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용평컨트리클럽서 포착
<span>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속 라운딩</span>
지난 10일 통일교 소유 골프장에서 포착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탐사 유튜브 갈무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교 소유 골프장에서 한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12일 인터넷 언론 ‘뉴탐사’가 11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권 의원은 지난 10일 오전 6시42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컨트리클럽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용차로 보이는 차에서 내린 권 의원은 프론트 데스크 쪽에서 대기하고 있던 누군가로부터 라커룸 열쇠를 받고 곧바로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일행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권 의원은 식사하시고 올라나”라며 말하는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

권 의원은 이후 골프복으로 갈아입고 라운딩 시작점에서 대기하는 일행에 합류했다. 권 의원은 코와 입은 뚫려있지만 얼굴 대부분을 가리는 흰색 마스크를 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모자까지 쓰고 있었다. 골프장에서 자외선을 차단하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것이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일행 대다수가 얼굴을 가리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권 의원은 유독 신분 노출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권 의원은 라운딩 중간에 그늘집 안에서 식사한 뒤 휴식을 취할 때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지난 10일 통일교 소유 골프장에서 포착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탐사 유튜브 갈무리

한편, 일행 가운데는 권 의원의 지역구인 강릉시에서 폐기물 업체를 운영한다고 밝힌 사업가도 있었다. 권 의원은 이날 오후 1시 라운딩을 마치고 차를 타고 귀가했다.

권 의원이 방문한 골프장은 통일교 소유로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도 권 의원은 2022년 통일교 쪽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6일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된 통일교 전 고위 간부는 2022년 2~3월 ‘권 의원에게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금품이 담긴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중기 특검팀은 쇼핑백에 대선자금 명목의 현금이 담긴 것으로 의심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지난 10일 통일교 소유 골프장에서 포착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 뉴탐사 유튜브 갈무리

권 의원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 공개 활동을 자제해 여권에서는 ‘자취를 감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권성동 의원이 자취를 감춘 것은 7월 31일부터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터져 나오자 짧은 메시지만 남기고 잠수를 탄 것”이라며 “통일교로부터 1억원대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 정치 공작과 악의적 왜곡에 대해선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냈었다. 그 이후로 새로운 정황과 의혹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단호한 대응은커녕 단단히 입을 다문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한 최고위원은 “당당하다면 조사도 받고 입장도 내고 해야죠. 전혀 사실이 아니라면서요”라고 했다.

한 최고위원은 뉴탐사 보도가 나온 뒤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참 궁금하던 참이었는데, 골프장에서 각계 업자들과 만나 골프를 치고 있었습니까”라며 “수사가 진행되는 와중에 골프장도 이용해 주고, 권성동 의원과 통일교 사이는 끈끈해도 너무 끈끈해 보인다. 그 뻗치는 기력으로 특검 수사 잘 받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8일 권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한 바 있다.

권성동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지인이 오라고 해서 골프장을 간 것이다. (골프장 소유주가) 통일교라서 안 가고 그럴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본인 몫의 골프 비용은 골프장에 들어가기 전 미리 결제했다”고 해명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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