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연방정부가 워싱턴 치안 관할”…野 “독재행태”

이규화 2025. 8. 1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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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워싱턴DC의 범죄 근절과 환경정화를 위해 주방위권을 배치하고 치안을 연방정부가 직접 관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을 얘기하면서 총을 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피트 헤그세스(왼쪽) 국방장관과 팸 본디 법무장관(오른쪽) 등 관련 각료들이 배석했다. 워싱턴DC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도 워싱턴DC의 치안을 연방정부가 직접 통제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수도인 워싱턴 DC의 경찰 업무를 연방정부 직접 통제 하에 두고, 군을 수도 치안 강화에 활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팸 본디 법무장관, 캐쉬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을 배석시킨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치가 관련 법 규정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관련 행정명령과 대통령 메모에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견에서 “워싱턴DC 시 경찰국을 연방정부 직접 통제하에 둘 것”이라고 언급하고, 워싱턴 DC에서 공공 안전 및 법질서를 재확립하기 위해 주방위군(National Guard)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방위군 배치 규모로 일차적으로 800명을 거론한 뒤 필요하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방위군은 미국에서 각 주(州)의 주정부나, 워싱턴 DC처럼 주에 준하는 행정 단위의 자치 정부가 보유한 군대로, 유사시 연방 정부가 지휘할 수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오늘 아침 DC 주방위군을 동원했다”며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수주 안에 주방위군이 워싱턴의 거리로 들어오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방위군 동원은 작전 투입에 앞서 인원을 준비시키고 조직하는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6월 불법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진 로스앤젤레스(LA)에 민주당 소속 주지사와 시장의 반대에도 주방위군을 투입한 바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수사국(FBI)과 마약단속국(DEA),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공원 경찰 등 약 500명의 법집행 요원들이 워싱턴 DC 순찰 업무에 투입된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공원에서 노숙자들의 야영지를 철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은 DC 해방의 날”이라며 “우리의 수도를 되찾을 것”이라고 밝히고, 이날 발표한 조치가 “우리나라의 수도를 범죄와 유혈 사태, 대소동, 더러움에서 구하는 역사적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조치에 적용한 연방법인 ‘워싱턴 DC 자치법(Home Rule Act)’은 대통령이 ‘비상사태 성격의 특별한 조건이 존재한다’고 선언함으로써 30일간 워싱턴 DC의 경찰권을 인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0일이 경과한 뒤 연방 의회가 기간을 연장하지 않으면 워싱턴 DC 경찰권은 DC 당국으로 환수된다.

그동안 워싱턴 DC의 경찰청에서 해오던 DC의 치안 업무를 연방정부가 사실상 ‘접수’하는 내용의 이번 발표는 논란 소지는 있다.

특히 워싱턴 DC가 미국의 ‘얼굴’격임을 감안하더라도 노숙자 문제나 치안 문제 등이 군을 투입해야 할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각료들은 이날 워싱턴 DC 상황에 대해 “통제불능”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현 행정부 출범 이후 DC내 청소년 범죄 수치 등이 호전되는 흐름이라는 평가도 있다.

야당인 민주당 쪽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는 지역 경찰국을 장악할 근거가 없으며 법과 질서 문제에서 신뢰성이 전혀 없다”고 적었다.

하원에서 워싱턴DC를 대표하는 엘리너 홈스 노턴 하원의원과 크리스 밸홀런 상원의원(민주·메릴랜드)은 대통령이 시(市)경찰을 연방정부 통제하에 두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밴홀런 의원은 “트럼프의 DC를 향한 원색적이며 권위적인 권력 쟁취는 전국적으로 커지는 위기의 일부”라면서 “그는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예행연습으로 우리나라의 수도에서 독재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인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연방정부의 시 경찰 통제를 “불안하고 전례가 없다”고 평가했으며, 그간 시(市)정부의 노력 속에 DC의 범죄율이 30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다만 바우저 시장은 연방정부의 개입으로 워싱턴 DC 안에 경찰이 더 많아지면 “긍정적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를 따를 의향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민주당 텃밭’인 워싱턴 DC를 “더럽고 범죄로 가득한 도시”로 부르며, 집권 시 워싱턴DC가 가진 자치 권한을 회수할 수 있음을 시사했고, 지난 5일에는 강력범죄 상황이 통제되지 않으면 DC를 연방 정부 직할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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