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친문계 압박에 결국 조국 사면…국민의힘 “정권교체 포상용”

성승훈 기자(hun1103@mk.co.kr), 홍혜진 기자(hong.hyejin@mk.co.kr), 최희석 기자(achilleus@mk.co.kr), 이승윤 기자(seungyoon@mk.co.kr) 2025. 8. 12.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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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사면·복권 의결
정경심·최강욱·조희연 이어
친문 윤건영·백원우 등 포함
野 “조국, 형기 반도 안 채워”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 8. 11.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호영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사면·복권이라는 결단을 내린 배경에는 친문재인(친문)계 압박이 한몫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통해 사면·복권을 요청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여권 통합·연대를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야당은 “정권교체 포상용 사면권 집행”이라며 맹비난했다.

11일 이 대통령은 임시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특별감형·특별복권·특별감면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15일에 대규모 특별사면이 단행된다. 조 전 대표뿐 아니라 최강욱·윤미향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면·복권 대상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에 몸담았던 이들도 대거 포함됐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던 윤건영 민주당 의원(재선·서울 구로을)을 비롯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신미숙 전 균형인사비서관, 은수미 전 성남시장도 복권된다. 최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던 바 있다.

조 전 대표를 비롯한 친문계가 사면·복권 대상에 오르면서 정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민주당·조국혁신당 연대를 바탕으로 조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으로서도 성탄절이나 연말·연초보다는 광복절을 적절한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조국혁신당에서 조 전 대표 사면·복권을 강하게 요청하면서 이 대통령이 사회 통합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며 “연말까지 미루면 지방선거를 겨냥한 사면·복권이라는 억지 공세가 펼쳐질 수 있어 광복절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이재명(친명)계는 사면·복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규민 전 민주당 의원이 제외된 것이다. 친명 핵심 그룹 7인회 소속인 이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확정돼 사면·복권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주변인들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서도 국민 통합을 위해 사면·복권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여당 내부에선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계기로 정치 구도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조 전 대표를 중심으로 친문계와 비이재명(비명)계가 세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여권 인사는 “비명계가 결집해 주류와 맞설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텃밭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조 전 대표의 팬덤과 영향력이 커지면서 경쟁이 더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내부 경쟁을 유도해 혁신을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일단 민주당은 환영 논평을 내놨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내란을 종식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검찰 독재의 무도한 탄압 수사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의 삶과 명예를 되돌려 드리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지와 함께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을 것이지만 모든 의견을 소중히 듣고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밑거름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11 [연합뉴스]
조국혁신당도 기자회견을 열어 사면·복권을 환영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은 “국민 통합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조 전 대표가 다시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국민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권 행사로 어려움을 겪은 피해자들의 아픔이 치유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김 권한대행은 “정권 교체와 이재명 정부 출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 대통령 결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앞으로 검찰·사법·감사원·언론개혁과 반헌법행위특별위원회 설치 등 5대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 등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 발표와 관련해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8.11 [연합뉴스]
야당은 맹공을 퍼부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조 전 대표는 입시 비리·감찰 무마 등으로 유죄가 확정된 권력형 범죄자이고, 윤 전 의원은 위안부 피해자 후원금을 횡령한 파렴치범”이라며 “광복절마저 통합이 아니라 분열, 축제가 아니라 치욕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조 전 대표는 형기를 반도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사면이 실시됐는데 수사·재판을 왜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면권 남용으로 사법 시스템 자체가 무너지게 생겼다”며 “조국 친위대 총사면이며 정권교체 포상용 사면권 집행”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 전 대표가 구속 8개월 만에 출소하게 된 것을 놓고 비판이 나왔으나 법무부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내놨다. 원래 조 전 대표 형기는 2026년 12월 15일까지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과거에 형(刑) 집행률이 낮은 경우에도 사면이 됐던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면·복권에는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을 비롯한 경제인 16명도 포함됐다.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됐던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과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도 복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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