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에 정치권 반응 제각각…민주당 속내도 복잡?

윤선영 2025. 8. 1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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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층 이탈·지방선거 영향 등…파장 예의 주시
與 “깊은 숙고 속 국민 눈높이·시대적 요구 살핀 듯”
野 “최악, 오만과 독선…사면권 남용 흑역사 기록”
대통령실 “李대통령 측근 이번 사면 대상에 없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연합뉴스]


8·15 광복절 특별사면·복권 대상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이름을 올렸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혁신당은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도 적극 반기고 나섰지만 한편으로는 복잡한 속내가 읽힌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면권 남용의 흑역사”라며 강력 반발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열리는 정기 국무회의에서 특별사면 안건을 심의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정을 하루 앞당겨 전날인 11일 오후 임시 국무회의를 열고 광복절 특별사면안을 심의·의결했다.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을 둘러싸고 계속해서 논란이 이어지자 관련 논의를 서둘러 매듭지으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이 전날 재가한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는 조 전 대표 부부와 윤미향 전 의원 등 총 83만6687명이 포함됐다. 최강욱 전 의원과 윤건영 의원,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은수미 전 성남시장 등 친여권을 대표하는 주요 인사도 명단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은 조 전 대표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두고는 민주당에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광복절 사면 관련 브리핑을 열고 “사면권 행사는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지만 이 대통령은 깊은 숙고 속에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적 요구를 함께 살핀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통령의 고뇌를 깊이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지지와 함께 비판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라며 “모든 목소리를 소중히 듣겠다. 모든 의견이 대한민국이 더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조 전 대표 부부와 윤 전 의원 등의 사면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조 전 대표의 경우 사면 찬반 여론이 팽팽했고 일부 지지층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 바 있다. 박 대변인은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는 “통상 임기 첫해 정치인 사면은 자제해온 측면에서 보면 다른 때와는 다르구나 생각하실 수도 있다”면서 “여야 정치인이 포함돼 있지만 각자 입장에 따라 의견이 서로 다를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민주당 내에서는 정부 집권 첫해인 데다 국민 여론이 나뉘는 만큼 정치인 사면은 뒤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핵심 개혁 과제를 완수하려면 혁신당을 비롯한 범여권과 탄탄한 공조를 이뤄야 하지만 중도층 이탈 가능성, 내년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마냥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차기 주자로 부상한다면 친문(친문재인) 진영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장 조 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부산시장 등에 도전해 체급을 높이거나 보궐선거로 원내 진입을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다른 범여권인 정의당 역시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확정되기에 앞서 권영국 대표 명의로 성명을 내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입시의 공정성과 관련된 문제로 입시비리가 가져오는 사회적 파장, 그와 관련된 일련의 사태에 대한 사과나 인정이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적 공감대가 낮고 여권 일부 인사들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공정’과 ‘책임’이라는 우리 사회 최후의 기준을 무너뜨리고 사회 통합을 오히려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다만 그간 조 전 대표의 사면에 직·간접적으로 힘을 실어 온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혁신당은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반가운 이름들이 참 많이 보인다”며 “무도한 검찰 권력의 잘못을 바로잡아준 이 대통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대통령의 사면은 특권으로 보이지만 실은 대통령이 짊어지게 되는 고통과 고뇌의 결정체”라며 “그 고뇌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김선민 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특별사면 대상자가 발표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들께 감사드리고 이 대통령의 고심 어린 결정에 감사하다”며 “혁신당은 다시 한번 국민이 명령한 내란 청산, 검찰개혁 등의 과제를 완수하는 데 더더욱 힘을 모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퇴색시킨 최악의 정치 사면”이라며 “국민과 야당의 반대를 묵살하고 오만과 독선으로 단행한 이번 특사는 대통령 사면권 남용의 흑역사로 오래 기록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는 “국민의 눈높이는 외면한 채 오직 내 편만 살리겠다는 노골적인 의도”라며 “입시 비리의 끝판왕에게 분노하는 국민 앞에서 국민 통합이라는 달콤한 말로 속이려는 얕은 술수는 통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형사법은 왜 존재하고 수사와 기소, 재판은 왜 하는가”라며 “국민의 절반이 수사·기소·재판에 냉소적이 되면 나라의 질서는 어떻게 유지하는가”라고 지적했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이 외면한 이름을 대통령이 품었다”며 통합이 아닌 범죄 세력의 복귀“라고 했다. 정 의원은 ”입시 비리는 청년의 사다리를 걷어찼다“면서 ”이런 사면은 용서가 아니라 사실상 공범 선언으로 국민 상식을 짓밟은 사면은 반드시 심판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조치가 대화와 화해를 통한 정치 복원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이번 사면에 없다”고 밝혔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 내린 결정이고 이 대통령의 측근은 없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일정 부분 거리를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의 핵심 기조는 불법적인 비상계엄으로 높아진 사회적 긴장을 낮추고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민생 회복 사면”이라고 피력하면서도 “정치인 사면은 종교계, 시민단체는 물론 여야 정치권 등 (의견을) 종합적으로 청취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정치인 혹은 고위공직자 사면에 있어서 첫 번째 사면에서 간혹 물의를 빚을 때에는 측근에 대한 사면일 때”라며 “이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은 이번 사면에 없고 여야로 따진다면 야권 측에 해당하는 정치인들이 훨씬 더 많다”고 했다. 이어 “그런 측면에서 사회적 통합과 분열 혹은 갈등의 계기가 됐던 사건들에 대한 상징적 인물과 관련해 오히려 사면으로 사회적인 결합과 화해, 대통합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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