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제형벌 TF, '양벌규정'도 손본다…'선의의 사업주' 처벌 합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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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일하던 영양사 A씨는 식품위생법에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21년 11월 발표한 '경제법률 형벌규정 전수조사'에 따르면, 전체 형사처벌 항목 6,568개 중 92.0%(6,044개)가 양벌규정이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양벌규정은 대부분 경제관련 법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며 "공정거래법 영역에서 서류 미제출 등 경미한 위반에도 대표이사나 법인을 동시에 처벌하는 유형이 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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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형벌 30% 정비…배임죄·양벌규정 포함
"형사처벌 완화 땐 행정제재로 보완 필요"

유치원에서 일하던 영양사 A씨는 식품위생법에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매월 식단표를 작성하고 급식 관련 장부 등을 점검했지만, 배식관리 등 직무를 해태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양벌규정'이 적용돼 유치원 원장도 함께 재판에 넘겨져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헌법재판소는 식품위생법 조항의 처벌 조항이 불명확하거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이유로 해당 법조항을 위헌 결정했다.
경제형벌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이 같은 양벌규정도 손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벌규정이란 범법 행위를 저지른 직원뿐 아니라 법인과 사용자까지 함께 처벌하는 조항이다.
11일 경제형벌 합리화 태스크포스(TF)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법무부 등 15개 부처는 경제형벌 합리화 방안 마련을 위한 경제형벌 전수조사에 착수했는데, 양벌규정도 주요 개선 사항에 포함됐다. TF의 목표인 '선의의 사업주'에 대한 과도한 형벌을 합리화하는 데 양벌규정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법제연구원도 이와 관련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 정부에도 양벌규정에 대한 개선 작업이 있었지만, 좁은 이슈에 그쳤다면 이번엔 기업이 체감할 과제들을 발굴할 것"이라며 "9월 1차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형벌 TF는 앞서 전 부처의 경제형벌 규정 30%를 개선하겠다고 공언했다. 사업주의 고의·중과실이 아니거나 경미한 사안에 대해선 형사 책임을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형사처벌 6500여 개 중 양벌규정 92%
경제단체들도 양벌규정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꾸준히 높여 왔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021년 11월 발표한 '경제법률 형벌규정 전수조사'에 따르면, 전체 형사처벌 항목 6,568개 중 92.0%(6,044개)가 양벌규정이었다. 한경협 관계자는 "양벌규정은 대부분 경제관련 법에 광범위하게 존재한다"며 "공정거래법 영역에서 서류 미제출 등 경미한 위반에도 대표이사나 법인을 동시에 처벌하는 유형이 흔하다"고 말했다.
우선 양벌규정에 '상당한 주의·감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면 처벌하지 않는다'와 같은 면책 조항을 넣을 가능성이 크다. '면책 사유를 넣지 않은 양벌규정은 위헌'이라는 2009년 헌재의 결정을 준용하는 조치다. 이후 면책 규정이 도입되긴 했지만, 모든 양벌규정에 적용되고 있는 건 아니다. 예컨대 최저임금법은 지금도 최저임금 미달 시 사용자에게 3년 이상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는데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에도 2,000만 원 이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TF는 '상당한 주의·감독'으로 규정된 면책 조항을 '해당 업무에 관한 상당한 주의·감독' 등으로 더 구체화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양벌규정으로 처벌받는 경우가 많지 않고, 직원의 잘못이더라도 조직의 책임도 있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횡령 등이 대표적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직원이 특정 성과를 의식해 위법을 저질렀다면, 그런 환경을 만든 조직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형사처벌 완화 시 과징금·과태료 등으로 행정제재를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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