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주주 기준 건드리지 마라” 백지화 요구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부 정책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냈다. 주식 거래 차익의 20~30%를 양도소득세로 내야 하는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50억원 이상 보유’에서 ‘10억원 이상 보유’로 낮추겠다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백지화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추이를 보면서 숙고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 10일 열린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정부와 대통령실에 “주식 양도소득세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회의에선 당과 정부의 의견이 합치가 안 돼 논의를 더 하기로 했다”며 “정부에 복수안 같은 것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했다.
민주당이 대통령실과 정부 의견에 반해 대주주 기준을 50억원으로 유지하자고 한 것은 대주주 기준 하향이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코스피 5000 시대’ 달성과 모순되는 정책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정애 의장도 “우리가 국외 투자, 부동산 투자하는 분들에게 국내 자본시장으로 들어오라고 (유인책을 제시)해서 국내 기업들이 자본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흐름을 바꾸려고 하는데, 이것(주식 양도세 증세)은 이런 메시지와 충돌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 앞서 정부가 지난달 31일 주식 양도소득세 증세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확정 발표하자 다음 날 코스피가 3.88% 하락하고 개미 투자자들의 강한 반발이 일었다. 국민 반대 청원은 현재까지 14만명을 넘었다. 이에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1일 “10억원 기준의 상향 가능성을 살피겠다”며 전면 재검토 뜻을 밝히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반발도 사그라졌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내에 찬반 논란이 거세지자 정청래 대표는 함구령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실과 정부는 여당이 사전 합의했던 세제 개편안의 내용을 바꾸자고 나온 데 대해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수 확보를 위해 이전 보수 정부 시절의 감세 조치를 되돌리는 수준에서 세제를 개편하기로 해놓고, 일시적일 수도 있는 주가 변동이나 여론에 여당이 딴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주식시장 구조를 바꾸는 데 하루이틀의 주가 변동만으로 정책을 재검토하기는 어렵다”고 했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10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도 여당의 백지화 요구에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며 숙고하겠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이 여전히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 문제는 시행령으로 정하기 때문에 정부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실과 정부도 여당 입장을 수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맨 처음 민주당 지도부의 ‘주식 양도세 기준 재검토’ 발표는 대통령실과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당정 간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까 시간을 갖자는 차원이지 조만간 정리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여권에선 당정 간 첫 공개적 이견 표출을 두고 “검찰 개혁 입법을 앞두고 여당과 정부가 각각 구체적인 안을 들고 나오면 갈등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추석 전 사실상 검찰을 해체하는 검찰 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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