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은 아파트, 외국인은 빌라로

장영환 기자 2025. 8. 11.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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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삼안동 100m 거리 두고
주거 양극화 빠르게 진행 중
내국인 빠지자 집값 폭락
김해시 삼방동 '빌라촌(삼안로132번길 일원)'의 외국인 인구가 급증하며 지역 주거 문화가 변하고 있다. 사진은 삼안로 132번길 일대 모습. / 네이버 캡처

과거 김해시 '부의 상징'이었던 구신도시 삼방동 '빌라촌(삼안로132번길 일원)'의 외국인 인구가 급증하며 지역 주거 문화가 변하고 있다.

지난 8일 이곳에 빌라를 임대하기 위해 온 A씨는 빌라 이웃민 거주 현황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인근 주민이 가르쳐준 바에 의하면 5층 구조의 해당 빌라는 한 집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곳에서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이었다.

A씨는 발길을 돌려 인근 빌라들도 둘러봤으나 가는 곳마다 외국인 세대가 있었다. 이 일대 빌라들 중에서 외국인이 거주하지 않는 곳을 찾는 게 어려울 정도였다.

최근 삼안동 일대에 외국인 인구가 증가하며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저렴한 '빌라촌'에 외국인들이 몰려들고 있다.

삼안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근래 삼안로132번길 일대 외국인 전입 신고가 완료된 세대수는 27세대"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근처 외국인 인구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지난달 18일 발표한 김해시 삼안동 '등록 외국인 지역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안동 외국인 거주자 중 '등록 외국인'은 총 2202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김해 외국인 거리'라고 불리는 동상동(976명), 부원동(729명)의 외국인 인구를 합한 것보다 많은 수다. '비등록 외국인'의 수까지 고려한다면 삼안동 외국인 거주 인구는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안동 내국인 인구는 총 3만 5465명으로 이중 등록 외국인 인구 비율은 약 6.2%에 달한다.

삼안동 등록 외국인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1219명, 2022년 1245명, 2023년 1490명, 지난해 1732명으로 각각 늘어나는 중으로, 연평균 약 16%씩 외국인 인구가 증가하는 셈이다.

내국인 인구도 마찬가지로 늘어나고 있는데, 지난 2021년 1만 6247명, 2022년 1만 6072명, 2023년 1만 9743명, 지난해 2만 3083명에서 올해 3만 5465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다만 내국인 인구 증가는 지난 2023~2024년 총 2780세대에 달하는 김해푸르지오하이엔드의 완공 후 시작된 입주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푸르지오하이엔드 입주민들은 대부분 김해 외지인으로, 기본적으로 3가족 이상 구성돼 있다"며 "이들이 삼안동 인구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최근 내국인의 빌라촌 입주 문의는 사실상 없다.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으로 인식돼 기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삼안로132번길 '빌라촌' 일대와 푸르지오하이엔드 간 거리는 약 100m가 채 되지 않는다. 현재 이 거리를 두고 '주거 양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빌라촌은 사실상 내국인 입주 수요가 없자 집값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공인중개사 B씨는 "20평 빌라의 경우 리모델링을 했어도 5000만 원은 비싼 수준"이라며 "이는 10년 전 집값과 다를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저렴한 집값으로 인해 몰려든 외국인과 내국인 사이에서는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 발생의 조짐도 보인다. 주차·분리수거·소음 등 생활방식이 달라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작은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C씨는 "편견은 좋지 않지만, 외국인들은 쓰레기를 분리수거해 버리지 않는다"며 특히 "너무 시끄러워서 동네 사람들과 싸움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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