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흑염소 식당…정작 흑염소 사육 농가는 폐업 위기?
[KBS 전주] [앵커]
개식용종식법이 시행되면서 흑염소 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우후죽순처럼 늘고 있는데요.
정작 흑염소를 키우는 농민들은 판로가 없어 폐업 위기라고 합니다.
어찌 된 영문일까요?
서승신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여기도 흑염소 식당! 저기도 흑염소 식당!
마치 비 온 뒤 올라오는 대나무 죽순처럼, 최근 흑염소 고기를 판다는 식당들이 크게 번성하고 있습니다.
개 식용종식법 때문에 개고기를 먹을 수 없게 되자, 대체 보양식으로 흑염소 고기 소비가 급증한 겁니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원산지 단속팀이 한 염소 고기 식당을 찾았습니다.
벽 한쪽에는 흑염소의 효능을 소개하는 액자가 걸려 있고, 흑염소를 거래했다는 영수증까지 있지만, 정작 냉동 창고에서는 흑염소가 아닌 피부가 허연 다른 염소 고기가 나와 추가 조사가 필요합니다.
[염소 고기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이거는 흑염소인가요, 흑염소?) 흑염소는 아니지 이게, 모르겠어요. 우리는 거기서 보내주는 대로 쓰니까. 어떤 때는 시꺼먼 것도 들어오고 여러 가지로 들어오니까요."]
농산물품질관리원이 올해 초부터 전북지역 염소 고기 식당 86곳을 조사했더니, 8곳, 9.3퍼센트가 원산지 위반이었습니다.
대부분 국내산이 아닌 저가의 호주산을 팔거나 아예 원산지를 적지 않았습니다.
[○○ 흑염소 식당 관계자/음성변조 : "국내산 품종 호주산 (고기)이라고 들었어요. 저희가 흑염소를 하다가 최근에 바꿨다고 했어요."]
더 큰 문제는 기승을 부리는 편법, 국내산과 외국산을 혼합해 판다고 표시해 놓고, 값싼 호주산 고기 90퍼센트에 국내산은 10퍼센트만 넣는가 하면 국내산 뼈 사골에 고기는 전부 호주산을 쓰는 경우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실제 이를 반영하듯 해마다 염소 고기 수입량은 큰 폭으로 늘고 있는데, 단속에는 여전히 어려움과 한계가 적지 않습니다.
[김우복/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원산지관리팀장 : "한우와 같이 DNA나 이런 분석들이 된다면, 향후 개발이 돼서 적용이 돼야겠죠. 법적인 문제도 우선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고..."]
수입산이 식당을 점령하면서 국내 흑염소 농가들은 오히려 폐업을 걱정해야 할 처지, 흑염소값이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판로마저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영기/전북흑염소협회 회장 : "불과 한 1년 정도 이 정도 가다 보면 1년도 못 버틸 것 같습니다. 지금 봐서는..."]
흑염소 인기 속에 흑염소가 팔리지 않은 어이없는 상황,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당국의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촬영기자:정종배
서승신 기자 (sss485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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