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조국 사면에 최저 지지율…역대 특별사면 논란은? [정치BAR]

고경주 기자 2025. 8. 1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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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형이 확정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16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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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두 달 만인 11일 정치인 20여명을 특별사면·복권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최강욱 전 의원 등 논쟁적인 정치인 다수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대통령의 취임 첫 사면으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역대 대통령들의 첫 사면에 정치인이 다수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3월 취임 기념 첫 특별사면 때 비전향 장기수 등 양심수와 일반인 사면에 초점을 맞췄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2003년 4월 첫 특별사면은 공안·시국·일반 사범 위주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도 첫 사면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기업인 사면에 집중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반면, 이 대통령의 첫 특별사면 명단에는 논쟁적인 정치인과 고위공직자가 27명에 이른다. 자녀 입시비리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부부, 조 전 대표의 아들에게 허위로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입시비리에 가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최강욱 전 의원 등이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위안부 후원금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윤미향 전 의원과 해직교사 5명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은 조희연 전 서울시 교육감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야권에서는 정찬민·홍문종·심학봉 전 의원이 포함됐다. 이들은 지난 4일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텔레그램을 통해 사면을 요청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정 전 의원은 경기 용인시장 시절 부동산 개발업자에게 수억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홍 전 의원은 사학재단 이사장 재직 당시 교비 수십억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복역 중이다. 심 전 의원은 뇌물수수 혐의로 징역형을 받은 뒤 출소했고, 2027년까지 선거권이 박탈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22년 12월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 도착,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에 대한 사면·복권을 놓고 여론은 탐탁지 않다. 조 전 대표의 경우 아직 형기가 절반 이상 남은 상태라는 점에서 야권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임기 초반 국정 동력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미향 전 의원의 사면을 두고서는 ‘위안부 후원금을 횡령한 이를 사면하는 것은 광복절 의미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인다. 이날 공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를 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한주 만에 6.8%포인트 하락하며 취임 두 달 만에 50%대로 주저앉았다. 취임 두 달만에 최저치인데, 이번 특별사면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고유 권한인 특별사면은 정치인과 기업인의 복귀 발판이 되는 경우가 많아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 됐다. 역대 정부의 특별사면 명단을 보면,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8월 취임 뒤 첫 특별사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 다수를 포함시켜 ‘재벌 특혜’ 논란을 빚었다. 윤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2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도 사면했는데, 이 전 대통령의 경우 혐의가 뇌물수수 및 횡령 등 중범죄인 데다 형기가 14년 이상 남은 상황이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 전 차장은 국가안보실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의 핵심 참모를 사면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비케이(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전 의원을 신년특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 의원의 피선거권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출마용 복권’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정 전 의원은 이후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했다가 기자 지망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출마가 무산됐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말인 202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신년 특사 대상에 포함했는데, 형기가 17년 남아있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은 ‘촛불 민심에 대한 배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대기업 총수의 중대범죄 사면을 제한하기로 공약했지만 2015년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을 사면했고, 이듬해인 2016년에는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을 사면대상에 포함시켜 ‘재벌 특혜를 막겠다던 대선 공약을 파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18년 2월5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353일 만에 석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의왕/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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