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춘추] 폭염 잡는 해법, 하늘에서 내린 에너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린다.
더운 계절에 비가 내린다는 건 하늘이 우리에게 에어컨을 보내준 것과 같다.
비는 단순히 젖는 물이 아니라 우리 몸과 도시를 식히는 자연의 냉방장치다.
이 엄청난 냉방에너지를 우리는 해마다 무심코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여름에 비가 많이 내린다. 더운 계절에 비가 내린다는 건 하늘이 우리에게 에어컨을 보내준 것과 같다. 뜨거운 태양 아래 도로 위를 걷다 보면 숨이 막히는데 갑자기 소나기라도 쏟아지면 공기부터 달라진다. 시민들도 말한다. “비 오고 나니 살 것 같다”고.
비는 단순히 젖는 물이 아니라 우리 몸과 도시를 식히는 자연의 냉방장치다. 그 물이 증발하면서 주변의 열을 앗아가고, 기온을 낮추며, 바람을 만들고, 도시 전체를 식힌다. 문제는 그 소중한 물을 모으지 않고 그냥 흘려보낸다는 점이다.
우리가 시원하다고 느끼는 그늘이나 물가, 분수대가 왜 쾌적한가. 바로 기화열(氣化熱) 때문이다. 물이 증발할 때는 주변에서 열을 빼앗는다. 1t의 물이 증발할 때 약 700kWh의 열을 흡수하는데 이는 700W짜리 가정용 에어컨 100대를 10시간 동안 켠 것과 맞먹는 냉방 효과다.
도심 전체를 대상으로 보면 여름철 빗물이 흘러가기 전에 증발만 해도 수십만대의 에어컨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엄청난 냉방에너지를 우리는 해마다 무심코 하수도로 흘려보내고 있다.
최근 몇몇 지자체에서는 도로에 물을 뿌리는 ‘살수작업’을 통해 열기를 낮추고 있다. 효과는 분명하다. 물을 뿌리기만 해도 도로 온도는 3~5도 내려간다. 하지만 그 물이 수돗물이나 지하수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물을 사고, 에너지를 써서 끌어오고, 트럭으로 실어 날라야 한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방식이다. 기후위기 시대의 해결책이라기보다 응급처방에 가깝다.
그래서 필자는 새로운 제안을 하고 싶다. 도시의 건물, 아파트, 학교, 공공시설에 설치된 빗물저장조에서 모은 물을 지자체가 반값에 사들이자. 비용이 절감되고 탄소도 줄어들며 그 물은 다시 도로와 지붕, 공원에 뿌려져 기화된다. 설치자는 인센티브를 받고 시민은 수도요금과 전기요금을 줄이고 지자체는 운영예산과 에너지를 절약하며 도시 전체는 서늘해진다. 하늘에서 내린 물이 도시를 식히는 순환경제 자원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원시 종합운동장에는 이미 대형 빗물저장조가 설치돼 있다. 경기장 지붕에서 떨어진 엄청난 양의 빗물이 저장돼 있는데 평소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이 물을 여름철 도로 살수나 공원 냉방에 활용하면 수돗물을 대신할 수 있다. 수돗물 1t을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 드는 전기와 비용을 생각하면 이 방식은 훨씬 합리적이다.
이 모델을 모든 공공건물, 학교, 아파트 단지, 심지어 개인 주택까지 확산하면 된다. 설치비는 한 번 들지만 효과는 매년 반복된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기후적응형 인프라다.
빗물은 공짜지만 에너지와 생명을 품고 있다. 우리가 관심을 갖고 제도를 만들고 시민과 지자체가 함께 쓰기만 하면 도시 전체가 시원해진다. 취약계층에는 냉방복지가 되고 시민 모두에겐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에너지 절약이 된다. 무엇보다 탄소배출 없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친환경 냉방기술이기도 하다.
더위는 운명이 아니다. 우리는 이미 해법을 알고 있다. 그 해법은 하늘에서 내리고 있다. 우리가 모으고 나누기만 하면 된다.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캐시백 20%의 위력… 인천e음 ‘충전 폭주’에 금융결제원 한도 초과
- [단독] “하루만에 5년치 자료 제출하라”…시흥 어린이집 ‘날벼락’
- “취하려고 마시나요? 즐기려 마시죠”...바뀌는 2030 주류 소비 문화
- 안성서 횡단보도 건너던 80대 치고 달아나…70대 뺑소니범 체포
- 국힘 면접서 “한동훈과 단일화?” 질문…한동훈 “나하고만 싸우려 해”
- [단독] 술 취해 길거리서 흉기 위협 60대…알고보니 전자발찌 거부한 스토커
- 국민연금 월 200만원 이상 1년 새 2배 '껑충'…9만명 돌파
- 휴일 전국 적시는 봄비…기온 뚝 떨어지며 선선 [날씨]
- 여석곤 수원센텀병원장 “재활의료 거점으로 도민 일상 회복에 최선”
- "대상이 아니라니요"…고유가피해지원금 지급 신청 첫날 혼란 [현장, 그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