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처럼 기동대 출동시키기… 물 건너온 ‘스와팅’ 범죄

유혜연 2025. 8. 1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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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잇단 ‘허위 폭발물 협박글’
“간단히 사회 흔들어… 모방 충동”
美 사회 문제화… “실질처벌 필요”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폭발물 설치 신고가 접수된 가운데 수색을 마친 특공대가 이동하고 있다. 2025.8.10 /연합뉴스

대형 시설물을 겨냥한 허위 폭발물 협박이 잇따르며 모방 범죄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국에서 먼저 나타난 ‘스와팅’(Swatting) 범죄와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와팅은 허위 신고로 특수기동대(SWAT)를 출동시켜 대상을 괴롭히거나 사회적 혼란을 유발하는 행위로, 미국에서는 대선 기간 정치인·연예인뿐 아니라 무작위 시민까지 피해를 입었다. 몇 줄의 글로 대규모 경찰력을 움직이는 권력감과 주목 욕구가 결합해 모방을 부추기는 것이 특징인데, 한국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 신세계백화점 본점 폭발물 협박 글 이후 일주일 새 연쇄적인 유사 범죄가 발생했다. 7일 부산의 한 수영장, 8일 성남 소재 게임회사 넵튠 자회사 님블뉴런과 10일 서울 송파구 KSPO돔까지 표적이 됐다.

이런 연쇄 발생은 범죄심리학의 전형적인 ‘카피캣 효과’로도 설명된다. 한 건의 범죄 발생 후 이를 모방한 범행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파되며 범행 수법과 표현이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이번 사태는 단순한 허위 협박을 넘어 전형적인 ‘스와팅’ 범죄 양상”이라며 “간단한 온라인 글 하나로 사회 전반을 흔드는 힘을 경험하면서 쾌락과 만족감을 느끼고, 이 과정이 모방 충동을 더욱 자극한다. 특히 온라인 익명성과 낮은 처벌 수위가 결합되면 관심추구형 범죄자가 쉽게 뛰어든다”고 분석했다.

10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폭발물 설치 신고가 접수돼 관중들이 대피해 있다. 2025.8.10 /연합뉴스


대부분이 허위신고지만 경찰은 매번 수십 명의 전문 인력과 특수 장비를 투입해야 해 고심이 깊다. 경찰청 범죄통계에 따르면 2022~2024년 3년간 ‘폭발물 설치 협박’ 신고는 142건이었으나 실제 발견은 1건뿐이었다.

반복되는 허위 경보로 인한 ‘경보 피로’도 우려된다. 허위 협박이 잇따르면 시민 경각심이 떨어져 실제 위험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려워진다. 게다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외 서버 경유, 삭제 전 캡처·재게시 등으로 게시물이 순식간에 퍼져 사후 조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폭파 위협 글 작성자가 중학생으로 드러나며 촉법소년 처벌 한계가 다시 논란이 됐다. 지난 3월 시행된 ‘공중협박죄’는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2천만원을 규정하지만 형사 미성년자에게는 적용이 어렵다.

배 프로파일러는 “플랫폼 차원의 기술 대응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극단적인 경우에 한해 신원 공개 등 사회적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며 “형사 미성년자 범죄라도 실질적 처벌이 가능하도록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혜연 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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