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부터 정상, 피아니스트 얀 리시에츠키의 원천은 '보통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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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는 나의 꿈도, 부모님의 꿈도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10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리시에츠키는 자신의 커리어를 "인생은 참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고 요약했다.
3년 만에 내한한 리시에츠키는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5~10일) 마지막 이틀을 장식했다.
폴란드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리시에츠키의 이름을 세계 음악계에 알린 일등 공신은 역시 폴란드의 거장 쇼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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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사이틀·오케스트라 협연으로 한국팬 사로잡아
"음악과 나머지 삶의 균형 중요"

"피아니스트는 나의 꿈도, 부모님의 꿈도 아니었다. 그저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었다."
인생은 때로 아이러니의 연속이다. 폴란드계 캐나다 피아니스트 얀 리시에츠키(30)는 세계 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연주자 중 한 명이다. 9세에 무대에 데뷔했고, 15세에 세계적 클래식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하며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0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리시에츠키는 자신의 커리어를 "인생은 참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고 요약했다. "뉴욕도, 베를린도, 다른 음악 중심지에도 가본 적 없이 캐나다의 평범한 도시 캘거리에서 자란 내가 오늘에 이른 것은 몇 가지 좋은 선택과 행운, 도움을 준 사람들 덕분"이라는 것이다. DG와의 인연도 절묘한 타이밍에서 비롯됐다. EMI로부터 먼저 음반 계약 제안을 받았지만 곡목이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했고, 며칠 뒤 DG 프로듀서의 이메일이 도착했다. 이후 폴란드의 작은 마을에서 열린 리시에츠키의 공연에는 DG뿐 아니라 세계적 클래식 매니지먼트사인 IMG와 해리슨패럿 관계자들까지 몰려들었다. 그는 "그 공연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3년 만에 내한한 리시에츠키는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5~10일) 마지막 이틀을 장식했다. 9일에는 리사이틀로, 10일에는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리사이틀 프로그램이 화제를 모았다. 쇼팽 프렐류드 Op. 28을 비롯한 여러 작곡가의 '전주곡'을 엮은 구성이다. 그는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모든 청중을 만족시키고 싶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한다"며 "시마노프스키, 고레츠키, 메시앙 같은 대중적이지 않은 작곡가의 작품에도 관객이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전주곡'이라는 주제로 묶었다"고 설명했다. 내년 1월부터는 '춤'을 주제로 쇼팽, 브람스, 버르토크 등의 다양한 춤곡을 엮은 리사이틀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쇼팽 연주 때 '자기 도취' 경계"

폴란드계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리시에츠키의 이름을 세계 음악계에 알린 일등 공신은 역시 폴란드의 거장 쇼팽이다. 2008년 13세의 나이로 폴란드 바르샤바 '쇼팽과 그의 유럽' 페스티벌에서 하워드 셸리 지휘로 연주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평론가들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쇼팽 해석에 대해 "과장된 감정으로 단맛을 잔뜩 뿌려 놓은 것처럼 음악이 너무 달콤해지는 '자기 도취’를 피하려고 한다"며 "쇼팽의 음악은 아름답고 견고한 구조를 갖고 있어 가능한 한 작곡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순수하고 단순한 접근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훌륭한 쇼팽 연주를 하는 것을 보면 (내가) 폴란드 DNA 덕분(에 인정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웃었다.
연주 여행이 일상인 리시에츠키가 캘거리 집에 머무는 시간은 1년에 30일이 채 안 된다. 올해도 이미 71회의 공연을 소화했다. 그러나 그는 "집에 있을 때 정원을 가꾸고 캠핑, 자동차 정비, 빵 굽기, 청소 등을 하며 '나답게'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며 '보통의 삶'의 가치를 강조했다. 후배 음악가들에게도 "음악과 나머지 삶의 균형"을 조언했다. "좋은 음악가는 자신의 일에 집중하고 헌신하면서도 그 기반이 되는 무언가를 갖춰야 합니다. 예술, 정치, 문화, 음식은 전혀 모른 채 음표만 바라본다면 좋은 음악가가 될 수 없습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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