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박 사태’ 뒤엔 서울시의 ‘방과후 위탁 방치’ 있다···교육청 앞 모인 방과후 강사들

서울시의 방과후강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의 ‘위탁업체 방만 관리’를 지적하며 서명 운동에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서울지부는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 소속 초등학교의 70%가 방과후프로그램을 위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권한이 없다’는 말로 관리·감독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과후학교는 초·중·고 학교가 운영하는 정규수업 외의 교육활동이다. 원래 학교가 강사와 직접 계약해야 했는데 2008년 이명박 정부의 학교자율화 추진계획에 따라 민간업체에 위임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대부분 학교는 방과후 프로그램을 민간 업체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학교에 돌봄교실을 통합한 늘봄학교의 외주 위탁 비율도 지난해 기준 서울 76.2%, 인천 68.6%, 전북 75.1%, 울산 86%, 충남 44.7%에 달한다.

학비노조는 국가책임 공교육을 표방한 늘봄학교를 비롯한 방과후 수업이 위탁으로 운영되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은 학비노조 방과후강사 분과장은 “지난 6월 리박스쿨 사태가 보도됐을 때 방과후강사들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었다”며 “당시 서울시교육청은 업체에 대한 지도와 관리를 강화하지 않고 강사의 자격증만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리박스쿨은 극우 성향 교육단체로 초등학교 방과후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 발급을 미끼로 회원을 모집해 댓글 공작을 벌이고, 이들을 늘봄학교 강사로 투입해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주입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늘봄학교 도입 시점을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운영을 외주 위탁으로 넘겼고, 이 과정에서 강사 채용 시스템과 프로그램 심의 과정의 허점을 극우 단체들이 노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비노조는 교육청이 방과후 위탁업체를 관리하지 않으면서 강사들의 처우도 열악해졌다고 지적했다. 유혜진 학비노조 서울지부장은 “현재 방과후강사 강사료는 20년째 동결 상태이고 위탁 업체로 전환되면서 실질적 임금이 더 낮아졌다”며 “강사들이 겪는 불합리한 처우는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위탁업체는 학부모들이 내는 2만~3만원 정도의 수강료에서 재료비와 업체 운영비, 산재보험료 등을 뺀 나머지를 강사에게 입금한다. 이 과정에서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 등이 계약서에 명확히 명시되지 않으면서 임금이 낮아져도 그 이유를 알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방과후강사는 근로기준법상 특수고용노동자에 해당돼 급여명세서를 지급받기도 어렵다.
7년 차 방과후강사인 오씨는 “실제 현장에서 강사들은 업체가 선정한 비싼 교재를 사용하도록 강요받거나 과도하게 학생을 관리할 것을 요구받는다”며 “위탁업체 문제를 교육청이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비노조는 서울시교육청의 관리·감독을 촉구하는 방과후강사 서명운동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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