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비용 ‘직격탄’…카드사, 하반기 전망도 ‘흐림’

최정서 2025. 8. 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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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전통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점포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가맹점 수수료율의 인하와 대손비용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이 급감했다. 하반기에도 본업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비용 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6개 카드사(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 총합은 1조1153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622억원) 대비 2469억원(18.12%)이 줄어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현대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 모두 지난해보다 순익이 감소했다.

카드사들의 순익 감소는 본업인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카드론 연체 증가 여파로 대손비용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맹점 수수료율은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으로 적격비용에 기반한 카드 수수료율 산정과 영세·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 체계가 도입됐다. 금융위원회 주기적으로 적격 비용을 재산정하고 영세·중소가맹점 우대 수수료율을 결정해 왔다.

지난해 금융위는 연 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에 0.1%포인트(p), 연 매출 10억∼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 0.05%p 인하하기로 했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가맹점에 0.1%p 낮추기로 했다. 이 여파로 카드사 전체의 연간 수수료 수입은 약 3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 전체 97%로 사실상 본업에서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대손비용도 발목을 잡았다. 상반기 6개 카드사의 대손비용은 1조945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7597억원) 대비 10.5% 늘었다. 대손비용은 고객이 빌린 돈을 못 갚을 것을 대비해 카드사가 미리 반영하는 손실 비용이다. 불황이 이어지면서 취약 차주들의 연체가 늘어난 것이 대손비용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2분기 들어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카드사들의 하반기 전망은 어둡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 전체 신용카드(신용·체크·선불카드) 승인액은 31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또한 정부가 전 국민을 대상으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소상공인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쿠폰 사용처 대부분이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받는 가맹점이다. 소비쿠폰 사용에 맞춰 카드사들의 인프라 구축 비용을 고려하면 오히려 적자가 날 가능성도 있다.

카드론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달부터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시행으로 카드론과 현금서비스에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됐다. 또한 ‘6·27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서 카드론을 포함한 신용대출을 연 소득 이내로 제한했다. 본업 수익성 악화로 카드론을 통해 수익 창출을 도모했던 카드사들은 영업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반기에도 비용을 절감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부 카드사에서 시행했던 ‘6개월 무이자 할부’는 다시 자취를 감췄다. 또한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던 알짜카드는 줄줄이 단종됐다. 신한카드는 지난 6월 1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비용을 줄이고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상반기 카드사들의 순익 감소는 경기 부진 장기화로 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차주들의 역량이 감소해 대손 비용 부담이 증가했고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본업 수익 구조가 악화한 것이 원인이다. 또한 6.27 대출 규제로 카드론 수익이 30%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하반기에도 카드사들은 비용 절감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카드사는 구조조정으로 인건비도 절감하는 상황”이라면서 “이제는 한계에 왔다고 보인다. 카드사가 비용을 절감하면 소비자들이 타격을 입는다. 무이자 할부, 가맹점 지원과 같은 비용들을 줄어들면서 소비자 부가 혜택이 사라졌다. 선불카드를 쓰나 신용카드를 쓰나 차이가 없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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