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1400억 과징금에 발목잡힌 우리금융..금융위 판단은 다를까

권화순 기자 2025. 8. 11. 15: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수후 우발채무 발생..적정 매수가격 이었나" 논란도
금융위서 '업무위탁' 해석시 수억원 과태료로 낮아질 가능성도
우리금융 보험계열사 자본비율 및 보통주 자본 비율, 동양생명 인수가격 및 과징금/그래픽=김지영

동양생명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과징금 제재를 받으면서 대주주인 우리금융그룹이 당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과징금은 인수가격의 10%가 넘는 금액이고, 동양생명 연간 순이익의 절반에 달한다. 우리금융이 인수하기 3년 전 벌어진 사건이지만 인수합병(M&A) 조건상 중국 다자보험에 별도보상을 요구할 수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역대급 과징금 부과 기준을 두고선 금융당국 내에서도 해석이 엇갈린다. 금융위원회의 최종 판단에 따라 제재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어 동양생명에 대해 신용정보법 위반으로 1400억원 규모의 과징금 부과를 결정했다. 고객 동의 없이 개인 신용정보를 자회사 GA(보험대리점) 넘겼다가 지난 2022년 금감원 검사에서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신용정보법에는 고객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정보를 넘겨 영업에 활용하면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동양생명의 매출액(수입보험료)은 4조7500억원으로 이 금액의 3%는 약 1400억원에 달한다.

금감원은 5월 말 첫 제재심 개최 후 2개월 여 만에 과징금 규모를 확정했다. 과징금이 이대로 확정되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3102억원의 절반 가량을 현금 납부해야 한다. 이날 발표한 상반기 순이익 868억원 대비로는 2배 수준이다.

이는 지난 5월초 동양생명 지분 75.34%를 인수한 우리금융에도 큰 부담이다. 조건부로 인수 승인을 받은 우리금융은 6개월 마다 금융당국에 자본관리 이행 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1400억원의 과징금이 현금으로 나가면 동양생명의 자본비율(K-ICS·킥스)은 더 악화한다. 이미 지난 3월말 기준 킥스비율이 127.2%로 당국 가이드라인 130%에 못 미친다. 다만 동양생명은 이날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킥스비율이 175%(잠정치)로 전분기 대비 48%P(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13%가 되지 않는 우리금융의 보통주 자본비율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자회사에 예상보다 많은 자본확충을 해야 할 뿐 아니라 M&A로 인한 염가매수 차익도 줄어들 수 있다. 증권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동양생명을 싼 가격에 인수해 7500억원 가량의 염가매수 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염가매수차익이 많으면 주식 인수로 인한 자본비율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이 동양생명과 ALB생명을 인수하는데 1조5493억원을 썼는데 이는 다자보험이 투입한 2조5000억원 대비 낮은 가격인 것은 맞지만 예상보다 많은 과징금은 '적정가격 매수였냐'는 논란을 낳을 수밖에 없다"며 "사실상 계약금(1550억원)을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은 실사 과정에서 법률 리스크(위험)의 하나로 충분히 인지하고 있던 사항"이라며 인수가격에 반영했다는 입장이다. 동양생명은 조간만 과징금에 대해 우발채무 공시 및 회계 반영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우리금융은 이 비용을 다자보험에 청구할 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적인 과징금은 금융위 손에 달렸다. 금감원 제재 후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과징금이 경감될 여지도 있다. 토스의 경우 신정법 위반으로 금감원 제재심에서 과징금 60억원을 부과 받았지만 금융위가 18억원을 깎았다. 특히 동양생명 측은 "'제3자 정보제공'이 아니라 계열사(자회사 GA)에 업무 위탁으로 넘긴 정보"라는 입장이다. 금감원 제재심에서도 제3자 정보제공인지, 업무 위탁인지를 두고 해석이 팽팽히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가 업무위탁으로 유권해석을 한다면 신정법상 과징금이 아닌 과태료 부과로 변경돼 금액이 수 억원대로 대폭 낮아질 수도 있다.

보험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신한라이프와 라이나생명 역시 고객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넘겼다가 금감원에 적발됐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매출액이 7조원에 육박해 동양생명과 동일 기준을 적용하면 2000억원대 역대급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