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개미 눈치에 "대주주 50억 건드리지 말자"… 정부에 의견 전달

이서희 2025. 8. 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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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의 '종목당 50억 원 이상 보유'로 유지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미(소액) 투자자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는 만큼, 50억 원인 현행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전날 민주당·정부·대통령실은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안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50억 원 유지'라는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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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세제 개편안에 당 의견 표명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공개 반대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및 참석자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제2차 고위당정협의회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이 주식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의 '종목당 50억 원 이상 보유'로 유지하자는 의견을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미(소액) 투자자들의 반대 여론이 들끓는 만큼, 50억 원인 현행 기준을 10억 원으로 낮추는 내용의 정부의 세제 개편안을 재고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사실상 대통령실의 결정을 남겨둔 가운데 당 안팎에선 이번 논란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향후 당정관계의 무게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주주 기준을)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정부에 제시했다"고 밝혔다. 전날 민주당·정부·대통령실은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식 양도소득세 개편안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50억 원 유지'라는 당의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한 정책위의장은 "당내에도 이런저런 의견이 있었는데, (대체적 의견은 개편안이) 자본시장의 흐름을 바꾸려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정부 계획에 당이 이견을 제시하면서 고위 당정협의에선 이 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한 정책위의장은 "당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했고, 당과 정부의 의견이 합치가 안 돼 논의를 더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이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선 건 사실상 처음이다. 그간에도 대통령 방침과는 다른 의견이 의원들 사이에서 개별적으로 제기된 적은 있으나, 당 차원에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한 적은 없었다.

다만 민주당에선 대주주 기준 원상복구 요구가 대통령에 대한 '반기'로 비치는 것을 극도로 민감해하는 분위기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전날 세제 개편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에 대해선 "정책위의장에게 확인해 달라"고만 했다. 대변인 브리핑 대신 정책위의장에게 개별적으로 물으라는 것은 이례적이라, "당이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부담스러워서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이 나왔다.

논의 속도를 두고도 당정 간 온도차가 엿보인다. 정부는 한 번 결정하면 번복하기 어려운 문제인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기류인 반면, 한 정책위의장은 이날 "다음 당정협의 전까지는 정리해야 하지 않나 싶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 중진 의원은 "정부는 여론이 따라주지 않더라도 필요에 따라 강행해야 할 때가 있지만 당은 선거를 계속 치러야 하는 만큼 여론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민감한 정책을 둘러싼 엇박자는 계속 생길 수밖에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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