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시흥시 이용지부 이발봉사단 백양호 단장] "빗과 가위 이발 봉사 내 삶 더 따뜻해져"
10여명 단원들과 매월 셋째 주 미산동 ‘평안의 집’ 찾아 사랑 펼쳐

시흥시 대야동의 한 골목에서 40년 가까이 이발소를 운영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시흥시 이용(理容) 지부 이발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백양호 단장은 빗과 가위만으로 소외된 이들의 마음을 다듬고 있다.
백 단장은 "빗과 가위만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인데 오히려 몸이 불편한 상황에도 이발을 마친 분들이 활짝 웃으며 고맙다고 얘기해줘 내 삶이 더 따뜻해졌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985년 대야동에 뿌리를 내린 그는 매월 셋째 주 월요일이면 60~70대 베테랑 이발사 10여 명과 함께 미산동의 장애인복지시설 '평안의 집'을 찾는다.
1980년대 후반,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내가 가진 기술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길'을 고민하다 봉사를 시작했다.
하루 12시간 생업을 이어가면서도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직접 찾아가 머리를 손질하고 안부를 확인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이발 봉사는 단정한 외모만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마저 다듬는 일"이라며 때로 형편이 어려운 손님에게는 값을 받지 않고 머리를 깎아주기도 한다.
최근 백 단장의 가장 큰 고민은 이발 기술을 배우려는 젊은 후배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봉사단원 나이도 점점 올라간다. 앞으로 이발 봉사를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그게 제일 걱정"이라며 더 많은 후배가 이 길을 함께 걷길 소망했다.
수십 년간 이어온 공로로 시장상 등 여러 표창을 받았지만, 그는 "돈보다 마음이 먼저"라는 신조를 지키며 오늘도 기술을 가치로 승화시키고 있다.
/시흥=글·사진 김신섭기자 sski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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