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미의 視線] K-콘텐츠, 새로운 경제 지형을 그리다: 콘텐츠커머스의 시대

최근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열풍을 들어보지 않거나 언급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이 작품은 소니 픽처스가 제작하고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된 한국이 직접 제작하지 않은 K-콘텐츠입니다.
한국의 K-pop 문화를 핵심 소재로 활용하면서 비록 직접적인 제작 수익은 한국에 돌아오지 않더라도, 간접적인 경제 효과는 상당합니다. 음원과 K-pop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과 소비가 증가하고 있고, 관광객 유입 효과를 높이고 있으며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 품절 사태 등 한국 소비재 수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K-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이 얼마나 커졌는지, 그리고 'K'라는 브랜드 파워가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 한류가 문화적 교류에 머물렀다면, 이제 K-콘텐츠는 관광, 소비재 수출, 국가 이미지 제고 등 전방위적인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경제 촉매'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막강한 파급력을 가진 K-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콘텐츠커머스' 산업 육성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커머스의 진화, 그리고 콘텐츠커머스의 대두
콘텐츠커머스는 협의와 광의의 개념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월드 와이드 웹(WWW)의 확산과 함께 시작된 웹 기반의 상품 판매는 '이커머스'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SNS의 성장은 '소셜커머스' 시대를 이끌었으며, 이를 '이커머스 2.0'으로 규정합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콘텐츠 플랫폼이 소비의 중심에 서는 시대에 '이커머스 3.0'의 서막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시대의 핵심은 바로 '콘텐츠커머스'입니다.
이것이 협의의 콘텐츠커머스 의미로 소비자가 콘텐츠를 즐기면서 동시에 콘텐츠 속 상품을 즉각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콘텐츠와 상거래가 직접 연동되는 모델입니다. 이는 콘텐츠와 쇼핑의 경계를 허물고 소비자에게 몰입감과 구매 경험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이미 유튜브, 틱톡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웹툰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광의의 콘텐츠커머스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드라마나 영화 속 간접광고(PPL)를 통해 상품을 노출하거나,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특정 상품을 마케팅하고 판매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합니다. 이처럼 콘텐츠와 마케팅이 유기적으로 블렌딩(blended)되어 소비를 유도하는 전반적인 현상을 광의의 콘텐츠커머스로 볼 수 있습니다.
콘텐츠커머스, PPL을 넘어선 서사와 경제의 연결
K-콘텐츠가 가진 파급력은 대단합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방영 후 경상남도 창원의 동부마을이 '우영우 투어 코스'로 각광받고, 〈도깨비〉의 캐나다 퀘벡, 〈사랑의 불시착〉의 스위스 융프라우 등 K-드라마 촬영지가 해외 관광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된 것은 관광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K-푸드와 K-뷰티의 약진도 콘텐츠의 힘에서 비롯됩니다. 한국 식품 수출액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라면은 〈기생충〉의 '짜파구리'나 유튜브 콘텐츠 노출의 영향이 컸습니다. 김밥이 K-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며 미국에서 냉동김밥 품절 사태를 일으키고, 소주가 전 세계 '초록병' 열풍을 주도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바로 K-콘텐츠가 가진 막강한 '문화적 후광효과'입니다. 우리는 이 트렌드를 국가의 경제적 파워를 강화하고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핵심 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K-콘텐츠가 단순한 마케팅 도구를 넘어 정보와 편의성을 줄 수 있을 때에 시청자의 만족도가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품의 생산자, 투자자, 유통기획 등 경제적 시스템이 콘텐츠 제작환경 안에서 하나의 서사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은 일찍부터 단순한 영화 제작을 넘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왔는데 마블(디즈니)이나 DC(워너브라더스) 같은 스튜디오들은 영화 기획 단계부터 캐릭터 IP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 모델 즉 영화 자체의 수익뿐 아니라 머천다이징(굿즈), 테마파크는 물론 게임, 애니메이션 등으로 수익원을 확장하는 전략을 적극 활용합니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 방식은 K-콘텐츠와 결합한 콘텐츠커머스를 확대하는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입혀 유통과 소비를 혁신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이 생태계가 견고해질 때 콘텐츠커머스는 비로소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하고, K-콘텐츠는 전 세계 트렌드를 이끄는 핵심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이는 제작비 상승으로 이한 투자 저해 환경을 개선하여 K-콘텐츠의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며 문화적 영향력이 곧 경제적 헤게모니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대한민국이 K콘텐츠의 글로벌한 영향력을 활용하여 다가오는 '콘텐츠커머스시대'에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콘텐츠커머스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로드맵: 규제 개선의 중요성
콘텐츠커머스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국내 방송 환경에서 PPL(간접광고)에 대한 엄격한 규제는 콘텐츠커머스 모델 확장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자 당면 과제입니다.
현재 방송법 등 관련 규정은 PPL의 노출 시간, 화면 크기, 특정 고지 의무 등을 제한하고 있으며, 어린이 프로그램이나 뉴스 등에서는 간접광고를 금지하는 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청자 보호라는 중요한 목적을 가지지만,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과 콘텐츠커머스의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산업의 유연한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시청권 보호와 산업 활성화라는 두 가지 가치를 균형 있게 달성할 수 있도록 PPL 규제에 대한 합리적인 개선 방안 모색이 시급합니다.
(TV 방송 중심의 기존 규제를 유튜브, OTT, 라이브 커머스 등 뉴미디어 플랫폼의 특성에 맞게 세분화하여 적용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규제를 유연화하고, PPL 명시 방식에 업계의 자율적인 가이드라인을 통해 산업의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해야합니다.
또한 콘텐츠 시청 중 상품 정보 확인 및 구매까지 이어지는 '쇼퍼블 콘텐츠' 또는 '연동형 PPL'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지원하여 콘텐츠 IP와 연계한 PPL 상품 공동 개발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모델을 장려해야 합니다.)
PPL 규제는 방송통신위원회 소관이지만, 콘텐츠 산업 육성은 문화체육관광부, 및 경제 활성화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부 등 여러 부처가 관련된 사안인 만큼, 범부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콘텐츠커머스 산업의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규제 개선을 논의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K-콘텐츠는 단순한 문화 현상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입니다. 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콘텐츠커머스 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콘텐츠의 기획 단계부터 IP 확보와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한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그래야 K-콘텐츠의 지속적 진화와 확장이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밝히고, 콘텐츠커머스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트렌드의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할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필자소개/ 김양미
와우온 김양미 대표는 방송(SBS, MBN)과 홈쇼핑(CJ) PD경 력이 있다. 18여년을 IT와 이커머스 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사)한국여성벤처협회 부회장, (사)벤터기업협회 이사를 역임했고 현재 (사)한국여교수총연합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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