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기획] 도심에서 피어난 군위 먹거리 자존감, ‘푸드플랜’으로 농업의 미래를 열다

배철한 기자 2025. 8. 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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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가 입점 제안받아” 군위군, 로컬푸드 성공 발판 삼아 먹거리 정책의 새로운 모델 제시
군위군 푸드플랜 수립 최종 연구용역 보고회. 군위군 농업기술센터 제공
로컬푸드 무인판매대 1호점에서 김진열 군수가 직접 농산물을 구입하고 카오스크를 통해 결제하고 있다.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제공
로컬푸드 3호점 업무협약 및 개점.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제공
군위로컬푸드 생산자 전진대회.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제공
군위로컬푸드 무인판매대 모습.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제공
대구 북구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 1층 로비에 문을 연 '장봐군위' 군위 로컬푸드 직매장. 하루 매출액이 150만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제공
'정봐군위' 대구 1호점 그랜드 오픈식 모습. 군위군 농업기술센터 제공
군위먹거리위원회 출범식. 군위군농업기술센터 제공

대구 군위군이 지난 몇 년간 역점적으로 추진해온 '푸드 플랜'이 도시 한복판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에 입점한 군위군 로컬푸드 직매장 '장봐군위'는 도시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하루 평균 매출 150만 원을 기록하며, 지역 농업의 자존감과 가능성을 동시에 증명하고 있다.

불과 반년 전만 해도 대구권 공공기관을 찾아다니며 입점을 제안하던 군위군이 이제는 오히려 여러 기관들로부터 '역제안'을 받는 입장으로 전환됐다. 이는 단순한 농산물 유통을 넘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신뢰와 만족을 제공하는 '먹거리 순환 시스템' 가능성을 입증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푸드 플랜'이라는 이름의 정책 전략이 있다.

◆도시 소비자 사로잡은 '장봐군위', 로컬푸드 유통의 반전 드라마

지난 6월 대구 북구 유니버시아드 레포츠센터 1층 로비에 문을 연 '장봐군위'는 군위 로컬푸드 직매장의 첫 대도시 진출 사례다. 이 매장은 단순히 군위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신선함과 신뢰'라는 가치를 도시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다.

당일 생산-당일 입고, 산지 직송, 생산자 실명제라는 3대 원칙은 단숨에 도시 소비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생산자의 이름이 적힌 친환경 채소는 소비자들에게 품질과 정성을 동시에 각인시키며, 믿고 사는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구입한 시민들은 "포장이 깔끔하고 친절하다", "생산자 이름이 있어서 믿음이 간다", "텃밭에서 갓 따온 것처럼 신선하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군위군은 최근 로컬푸드 직매장에 무인 운영 방식을 도입하며 또 한 번의 혁신을 시도했다. 2024년 9월 군위군청점에서 첫선을 보인 무인 직매장은 이후 민속LPC점과 유니버시아드점으로 확산되며, 도시 소비자에게 편리하면서도 신뢰할 수 있는 유통 방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초기에는 "무인으로 농산물 매장이 가능하겠냐"는 회의적 시선도 있었지만, 지금은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고르고, 키오스크로 결제하는 방식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해 군위군은 '어르신 도우미'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무인 시스템의 약점을 보완했다. 이로써 농산물 유통은 물론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이중 효과도 달성하고 있다.

◆푸드 플랜, 단순 유통을 넘어선 종합 먹거리 전략

군위군의 로컬푸드 사업은 단순히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업이 아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 내에서 우선 소비하고, 인근 도시로까지 순환시키는 '푸드 플랜'의 실행 축이며, 농업·복지·환경·건강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이다.

군위군은 2024년 하반기 '제1기 지역 먹거리 계획'을 수립하고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 ▷기획생산 체계 구축 ▷먹거리 안전성 확보 ▷취약계층 공공급식 연계 ▷먹거리지원센터 기반 마련 등 총 26개 세부 과제를 본격 추진 중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군은 2025년 푸드 플랜 예산으로 15억 원을 신규 편성했다. 단순 농정 예산이 아닌, 지역 전체 먹거리 구조를 설계하고 운영하는 핵심 재정 기반이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 현장에도 긍정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거에는 식구들과 나눠 먹기 위해 텃밭에 심던 작물들이 이제는 '수입'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 70대 농업인은 "그냥 소일거리로 채소를 심었는데, 이제는 매장에서 용돈도 벌고 이름도 알려지니 자식처럼 정성을 들이게 된다"고 뿌듯해 했다.

군위군은 이 같은 농민의 참여 확대를 위해 출하 약정과 교육 체계도 강화했다. 신규 농가는 분기별 교육을 이수해야 직매장에 출하할 수 있으며, 기존 농가도 연 1회 보수교육을 통해 품질 기준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고 있다.

◆농업을 바꾸는 미래 전략 '먹거리사업단' 출범 앞둬

군위군은 로컬푸드 정책을 본격적이고 지속가능한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중간지원조직인 '먹거리사업단'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이미 2023년 군위군 먹거리 보장 기본 조례를 제정했으며, 올해 하반기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다.

먹거리사업단은 단순 유통이 아닌, 기획생산, 가공식품 인프라, 공공급식 통합관리, 교육·홍보까지 아우르는 조직으로, 향후 군위군 푸드플랜의 실행력 강화를 이끄는 핵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열 군수는 "먹거리사업단은 군위의 농업인이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소비자와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실행조직"이라며 "행정은 기반을 만들고, 민간이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협력 모델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위군은 푸드플랜을 통해 농업의 자존감을 회복하고,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구조를 실현하고 있다. 도심 소비자에 맞춘 꾸러미형 상품, 체험형 프로그램, 가공식품 모델 등 소비자 참여형 전략을 강화하며 단순 소비를 넘어 '가치 소비'를 촉진할 방침이다.

김 군수는 "푸드플랜은 소비자에게는 건강하고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농업인에게는 안정적인 판로와 소득을 보장하는 구조"라며 "지역이 스스로 자립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만들어가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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