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원=1.6사토시”…달러 대신 쓰이는 단위가 가져올 화폐개혁 [매경데스크]

박용범 기자(life@mk.co.kr) 2025. 8.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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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소득이 높은 나라 중에 한국보다 화폐 단위가 큰 나라는 없다.

사토시(SATS)라는 단위다.

사토시는 1비트코인(BTC)을 1억분의 1로 쪼갠 단위다.

사토시란 하위단위가 비트코인의 1억분의 1로 설정된 것도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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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하위 단위 사토시
일상생활 급속히 보급 중
경쟁국 인프라 구축 전쟁
한국은 팔짱끼고 좌시만
이미치=챗GPT
한국보다 소득이 높은 나라 중에 한국보다 화폐 단위가 큰 나라는 없다. 경제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국가에서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이란 정도가 한국보다 화폐 단위가 크다.

원화 단위 절상(리디노미네이션)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 메뉴로 올라왔다. 그러나 물가 자극 우려, 시스템 교체 비용, 정치적 부담 등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

1962년 6월 10환을 1원으로 10대1로 개혁한 이래 63년간 변화가 없었다.

최근 미국을 방문했다가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달러가 아닌 화폐 단위로 가격이 표시된 점이다. 비트코인도 아니다. 사토시(SATS)라는 단위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 미국, 세계 모든 나라에서 쓰는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에서 달러 아닌 화폐를 쓴다고?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사토시는 1비트코인(BTC)을 1억분의 1로 쪼갠 단위다. 1달러가 100센트인 것 처럼, 비트코인의 하위 단위인 셈이다.

1비트코인이 현재 약 1억6000만원이기 때문에 1사토시는 약 1.6원이다. 비트코인의 가치가 계속 상승하면서 일상 생활 속 가격을 비트코인으로 표시하면 소숫점이 너무 많아진다. 그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된 화폐 단위다.

사토시는 비트코인을 만든 익명의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미국에서 사토시로 결제할 때 21% 할인을 해줬다는 점이다. 21이라는 숫자는 가상자산 세계에서 행운을 뜻하는 7과 같은 성스러운 숫자다.

비트코인 발행량이 2100만(21million)개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판매자는 당장 21%를 해주더라도 사토시로 대금을 받아두면 더 큰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비트코인은 올해 연초대비 25% 올랐다.

사토시를 사용한 결제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원화로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사고, 테더를 전자지갑으로 보낸 뒤 거기서 다시 테더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했다. 전자지갑으로 첫 송금시에만 인증절차가 필요했을 뿐, 이후에는 이 과정이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물건 판매자도 사토시 결제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판매 즉시 판매대금이 판매자 전자지갑으로 대금이 입금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를 받으면 몇일씩 걸리고, 2~3%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뜯겼는데 실시간 입금에 수수료마저 획기적으로 낮다면 안 쓸 이유가 없다.

아쉽게도 이런 혁신적 서비스를 한국에선 언제 이런 서비스가 가능할지 기약이 없다. 싱가포르 등 경쟁국에선 이미 이런 인프라가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사토시란 하위단위가 비트코인의 1억분의 1로 설정된 것도 이색적이다. 서양의 숫자 단위는 천(1,000), 백만(1,000,000), 십억(1,000,000,000) 등 천배 단위로 커진다. 동양의 숫자 단위는 만(10,000), 억(100,000,000) 등 만배 단위로 커진다. 사토시란 단위는 후자를 택한 것이다.

덕분에 1사토시는 1.6원으로 우리에게 굉장히 익숙한 단위가 됐다. 커피 한 잔을 5 USD로 인식했던 미국인은 이제 4,375 STAS라는 ‘괴기한 단위’에 익숙해져야 한다. 한국인은 사토시 표시 가격에 1.6을 곱하면 쉽게 가격을 체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교환비율은 계속 변하고 있다. 1년 전에는 1사토시가 0.8원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비트코인 대비 원화가치는 하락하고 있다. 다시 말해 1사토시가 앞으로 2원, 10원, 100원이 될 수도 있다. 잠시 원화에 가까웠던 사토시는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사토시발(發) 강제 화폐개혁이다. 변화는 급속도로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 문을 걸어잠그고 있다. 흥선대원군식 쇄국정책과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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