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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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남자'를 가리는 밸런스 게임
더 별로인 남자는?

밸런스 게임으로 찾아낸 열 가지 교훈
이번 '최악의 남자' 설문조사는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총 324명의 응답자가 참여했으며, 20대와 30대 응답자가 전체의 92.5%를 차지했다. 설문은 익명으로 진행했다. 설문조사가 완료된 후, 일부 응답자로부터 피드백을 듣고 열 가지 교훈을 도출해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캘린더를 사용하자
이번 설문조사에서 가장 박빙을 겨룬 첫 번째 문항. 잘 삐지는 남자만큼 피곤한 남자가 있을까 싶었지만, 기념일을 까먹는 남자에게 느끼는 서운함이 더 크다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물론 남녀를 떠나 연인이 생일이나 기념일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누구나 서운한 건 마찬가지. 평소 잘 삐진다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기념일만큼은 잊지 않도록 하자.
2 가슴털은 어렵다
동북아시아인은 태생적으로 체모가 적은 편이다. 낯선 체모에 대한 거리감 때문일까. 가슴털 난 남자는 털이 아예 없는 남자보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 응답자는 '수염까지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지만, 가슴털을 보는 순간 마음이 식어버리는 느낌'이라고 답했다. 물론 가슴털 좀 났다고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없는 털은 나게 할 수 없지만, 자란 털은 얼마든지 없앨 수 있으니까. 요즘에는 남성 제모용 면도기도 잘 나온다.
3 스마트폰은 기왕이면 아이폰으로
우리는 갤럭시의 나라에 살고 있지만, 그다지 갤럭시를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응답자의 82.8%는 갤럭시보다 아이폰 쓰는 남자를 선호했다. 갤럭시 쓰는 남자가 별로인 이유는 다양했다. '에어드롭으로 사진 공유 못한다' '센스가 없을 것 같다' '그냥' 등등. 하지만 아이폰을 쓴다고 호감형이 되는 것도 아니다. 한 응답자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침착맨이 아이폰 16 프로를 쓴다면 그것대로 '킹받을 것' 같아요. 갤럭시를 쓰는 편이 훨씬 어울리죠. 그런데 소개팅 자리에 멀쩡해 보이는 남자가 나왔는데 주머니에서 갤럭시 Z 플립을 꺼낸다? 그럼 마음이 복잡해질 거예요." 사람의 마음이란 때때로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흔들리는 법. 조금이나마 '불호남'이 될 확률을 낮추고 싶다면 아이폰을 살 것을 권장한다.
4 플러팅보다 무례함이 더 나쁘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압도적인 차이를 기록한 문항이다. 무려 92.9%는 '무례한 남자'를 '플러팅하듯 다정한 남자'보다 싫어했다. 어느 정도 예상한 결과였기에, '플러팅하는 남자'가 7.1%나 된다는 점이 되레 놀라웠다. 참고로 '플러팅하듯 다정한 남자'를 선택한 7.1%의 응답자들은 1번 '삐지는 에겐남 vs 까먹는 테토남' 문항에서 정확히 50:50으로 갈렸다. 또한 '고릴라처럼 가슴털, 수염 기른 남자' '틈만 나면 군대 이야기하는 남자' '인플루언서 되고 싶어 하는 SNS 중독남, 하지만 사진 잘 찍어주는 남자'를 더 기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 군대 이야기는 남자끼리만 하자
군대에 다녀온 남자 입장에서 가장 서운했던 결과다. 군대 이야기 좀 할 수도 있지, 같이 군대 가자는 것도 아니고. 군대 이야기 정도는 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안일한 생각이었다. 응답자의 59.6%는 '군대 안 다녀온 남자'보다 '틈만 나면 군대 이야기하는 남자'를 더 별로라고 생각했다. '틈만 나면'이 마음에 걸렸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군대'를 다른 단어로 바꿔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거라고 본다.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를 시종일관 늘어놓는 남자는 확실히 매력과 거리가 머니까. '군대 안 갔다온 남자'를 선택한 응답자들의 입장은 대부분 같았다. BTS도 군대 가는 나라에서 군대를 안 갔다면 그만한 결격 사유가 있을 것.
6 사진 못 찍어도 괜찮아, 인스타그램 안 하면
주말 낮, '핫플'이라 불리는 서울 동네에 가면 어김없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있다. 스마트폰을 쥔 채 여자들에게 혼나는 남자들. '사진 잘 찍어주기'는 남자친구로서 중요한 덕목 중 하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다수 여자들은 '사진은 못 찍어도 되니 SNS 안 하는 남자'를 더 선호했다. 물론 사진 퀄리티가 더 중요한 이들도 있었다.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했다. 12.3%에 해당하는 응답자 40명 중 30명은 5번 문항에서 '갤럭시 쓰는 남자가 더 별로'를 선택했다.
7 손톱만 잘 깎아도 절반은 합격이다
이번 기사를 위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여자들은 최악의 남자를 떠올릴 때 대부분 청결과 관련된 이야기를 가장 먼저 꺼냈다. 결벽증이 있는 남자는 상대방을 피곤하게 하지만, 더러운 남자는 상대방을 불안하게 한다. 조금 더 가까이 가면 냄새가 날 것 같은, 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물질이 나에게 튈 것 같은 불안감. 손톱, 코털 관리에는 시간도 돈도 많이 들지 않는다. 위생만 잘 챙겨도 최악의 남자는 면할 수 있다.
8 유난 떨지 마라
1번 질문 다음으로, 가장 박빙을 다퉜던 문항이다. 응답자들은 '헬스장' '미술관'보다 '평일에 혼자 연차 쓰고'에 더 주목했다. 직장인이 연차를 쓴다는 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겠다는 뜻이다. 그런 연차를 휴식이나 다른 업무가 아닌, 헬스장이나 미술관에서 보내는 것이 나르시시스트 같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물론 뭐든 상관없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만 나에게 그걸 강요하지는 않으면 좋겠다는 첨언과 함께.
9 양치질을 잘하자
'최악의 남자'를 말할 때 모든 여자들이 꺼낸 단어가 있다. '냄새'다. 한 응답자는 "전 직장에서 3년을 근무하는 동안 양치질하러 가는 모습을 한 번도 보지 못한 남자가 있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스킨십 할 일이 없더라도 입냄새가 나는, 혹은 날 것 같은 남자는 불호를 넘어 공포의 대상이다. 반면 '향수 냄새 나는 흡연자'를 선택한 응답자들도 있었다. 그중 일부는 '양치질 안 하는 습관보다, 담배 피우는 습관이 더 고치기 어려울 것 같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10 묻지도 따지지도 마라
10번 문항은 응답자들이 어려워했던 항목 중 하나다. 30대 이상 응답자 비중이 올라가면서 '마마보이'를 선택한 비중도 늘었는데, 여기에는 기혼 여성의 선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효보이'를 선택한 이들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기본적으로 남 탓을 하는 사람은 매력적일 수 없다. 나아가 엄마 탓을 하는 남자는 언젠가 내 탓도 하게 될 것이다. 고부갈등은 차치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비난을 하는 남자는 최악을 면할 수 없다.
여자들이 꼽은 최악의 남자
나이도, MBTI도, 연애 경력도 다른 여자들이 꼽은 최악의 남자들.
"컬러 렌즈 끼는 남자"
"컬러 렌즈는 변우석이 껴도 싫어요." 패션업계에서 일하는 30대 중반 여성의 말이다. 평소 변우석의 열렬한 팬이지만, 컬러 렌즈만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왜일까? 해당 인터뷰이는 "컬러 렌즈를 끼는 것은 자기 모습을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눈동자 색깔까지 고민할 정도라면 삶에서 챙길 게 너무 많은 남자일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비슷한 맥락으로 올리브영에서 나보다 아는 게 더 많은 남자도 별로라고.
"손톱 정리 안 한 남자"
여자들은 '손가락 짧은 남자'보다 '손톱 긴 남자'를 더 싫어했다. 인터뷰이 중에는 "손톱 상태가 그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라고 답한 이도 있었다. 손톱에 거뭇한 때가 껴 있거나, 잡초처럼 솟아난 큐티클을 볼 때면 여자들은 조용히 마음의 거리를 둔다. 네일아트에 대한 의견은 분분했다. 패션의 일부인 만큼 자유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깜냥이 안 되는데 멋 부리는 건 금지'라는 조건이 따라붙었다.
"페이크 삭스 신는 남자"
놀랍게도 페이크 삭스에 야박한 인터뷰이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오랜만에 정말 마음에 드는 남자와 연락을 시작했다. 매너도 좋고, 옷도 곧잘 입는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좌식 식당에서 그의 발에서 페이크 삭스를 발견했다. 그때 느끼는 감정은··· 서운함이다. 아예 모르는 남자라면 상관없지만, 애인이나 가까운 지인이 페이크 삭스를 신으면 그렇게 실망스럽다고 한다. 미워할 수도 없고, 그럴 일도 아니지만, 서운함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같은 이유로 수트에 스포츠 양말을 신거나, 컬러가 화려한 도트 양말도 환영받지 못했다.
"유행하는 신조어·줄임말 쓰는 남자"
유행이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언어는 또 다른 문제다. 다 큰 성인 남자가 '느좋' '스껄' 같은 단어를 입 밖으로 내면 안 좋은 의미로 달라 보인다. '젊어 보이려 애쓴다'라는 인상을 풍길 확률도 높다.
"평생 운동을 한 번도 안 한 듯한 남자"
모든 여자들이 그리스 조각상 같은 몸매를 기대하는 건 아니다. 되레 크고 선명한 근육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평생 운동한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남자는 결코 환영받지 못했다. 그 기준은 정량적으로 판단할 수 없지만, 대부분 '나보다도 근육량 적을 듯한 남자'에게선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자기 호의가 대단한 것이라 착각하는 남자"
남이 베푼 호의에 고마움을 표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문제는 내게는 호의였던 것이 상대방에게도 호의로 느껴지리란 보장은 없다는 것. 호의를 건넬 때는 대가를 바라지 말자. 서글픈 사실이지만 '고마워' 한마디를 듣지 못해 발끈한다면, 그것만큼 초라한 모습도 없다.
"툭하면 우는 남자"
동거인과 함께 사는 여자들이 꼽은 케이스다. 한 지붕 아래 살면 TV를 공유하게 되니까. 드라마를 보며 우는 남자는 한두 번 측은히 여길 수 있어도, 반복되면 곤란했다. 처음으로 내 남자가 눈물 흘리는 걸 보면 '남자가 저렇게 울 수도 있구나' 애틋해진다. 하지만 매번 휴지로 눈물을 훔치고 있으면 "사내 새끼가 그런 거로 우냐"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한다.
"5분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 누가 봤나 확인하는 남자"
인스타그램 스토리 상단에 모스부호를 띄우는 사람들이 있다. 오랜만에 휴가를 떠난 것이라면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지만, 일거수일투족 스토리에 올리는 사람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더 최악도 있다. 한 인터뷰이는 "운전 중 신호 대기할 때마다 누가 스토리를 봤는지 확인하는 남자는 정말 최악"이라고 말했다. 한발 더 나아가 "그중 새로운 프로필 사진이 뜨면 꼭 확인해보는 남자는 더 최악"이라는 말도 전했다.
"콤플렉스를 유머 소재로 삼는데, 하나도 안 웃긴 남자"
"전 남자친구가 대학교를 안 나왔어요. 그게 흉은 아니잖아요. 그런데 친형한테 저를 소개하면서 '이분 4년제 나온 여자야' 하더라고요. 그게 칭찬이었다 해도, 매력적으로 들리지는 않았어요. 웃기지도 않았고요." 모든 사람에게는 콤플렉스가 있다. 하지만 4년제 대학을 나온 인터뷰이는 콤플렉스를 '자학 개그'로 넘기려는 사람은 불편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콤플렉스를 인정하는 것은 건강한 일이지만, 그걸 매력적이지 못한 방식으로 드러내면 되레 콤플렉스만 돋보이게 된다.
"팔꿈치가 새카맣거나 새하얀 남자"
팔꿈치는 우리 신체에서 가장 눈에 안 들어오는 부위다. 하루에 샤워를 두세 번 하는 남자도 자칫 챙기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팔꿈치에 집요한 여자들이 있었다. 화사한 티셔츠를 입었는데 유독 팔꿈치만 새카많거나, 새하얗게 각질이 올라온 모습을 보면 심적 거리감을 느낀다고 한다.
"밥 먹을 때 쩝쩝거리는 남자"
연인이 밥 먹는 것조차 꼴보기 싫어졌다면 헤어질 때가 됐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식사 예절은 남녀 관계에서 중요하다. 음식을 씹을 때마다 쩝쩝 소리를 내거나, 음식물을 입에 잔뜩 머금은 채 큰 소리로 말하거나, 상대방과 속도를 맞추지 않고 허겁지겁 먹는 것. 남녀를 떠나 부모 자식 간에도 좋게 볼 수 없는 습관이다. 무조건 고치자.
"대화 주제가 계속 바뀌는 남자"
어색해서 그럴 수 있다.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나름 기지를 발휘해 대화를 이어가는 남자들. 하지만 그 주제가 하나같이 가볍고, 서로의 논점을 빗나갈 때 상대방은 생각한다. '이 사람은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구나.' 더불어 어떤 대화를 나누더라도, 자기 이야기로 화제를 돌리는 남자 역시 최악으로 꼽은 인터뷰이도 있었다.
"자기 취향이 가장 세련된 것이라 믿으며 남을 폄하하는 남자"
"요즘도 그거 듣는구나." 음악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으로부터 절대 듣고 싶지 않은 말이다. 많은 여자들은 취향이 세련된 남자를 마다하진 않지만, 자신의 취향이 가장 세련된 것이라 믿는 남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인이 아닌 친구 사이일지라도. 특히 영화나 미술 이야기를 할 때 자신만의 리스트를 읊어가며 흥분하는 남자는 정말 별로다.
"옷부심 있는 남자"
여자들은 자아도취 남자를 견디지 못했다. '옷부심' 있는 남자보다 옷 못 입는 남자를 만나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옷부심 있는 사람치고 옷 잘 입는 사람은 못 봤다'라는 의견도 있었고, '매번 내 착장까지 평가할 것 같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여담으로 옷부심 있는 남자 중 최악은 '로고 크게 박힌 명품 옷 입으면서 옷 잘 입는다고 착각하는 남자'다.
"사진 보정해서 올리는 남자"
인터뷰를 나누는 동안 반성하는 여자들도 만날 수 있었다. 남들에게 잘생기고 예뻐 보이고 싶은 건 남녀 모두가 느끼는 욕구다. 하지만 매번 얼굴 크기와 어깨너비를 보정하면, 사진 속 자기 모습이 진짜 모습이라고 믿게 된다. 한 인터뷰이는 '자기 자신을 부정하는 건 건강하지 못하다'라는 이유로 사진 보정하는 남자를 비호감으로 꼽았다. 앱으로 어깨를 넓히는 남자는 운동으로 어깨를 넓히는 남자보다 매력적일 수 없다. 진짜 어깨너비와 상관없이.
"입맛 까다로운 남자"
입맛은 주관적인 영역이다. 누군가는 알레르기 때문에 땅콩을 못 먹을 수도, 어린 시절 안 좋은 추억 때문에 날생선을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베트남 식당까지 가서 유난스럽게 "고수 왜 먹냐"고 말하는 남자는 별로다. 새로운 음식은 시도조차 안 해보려는 남자도 비호감의 대상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건 두 세계가 만나는 일. 하지만 '이 사람과 함께하는 동안 새롭게 좋아할 무언가는 생기지 않겠구나'라는 마음이 든다면 관계는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된다.
CREDIT INFO
Editor 주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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