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뒤 탕평인사 ‘통합’, 신사업 발굴 ‘혁신’… 보험 M&A의 달인[Leadership]

박세영 기자 2025. 8. 1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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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adership - 취임 두달 맞은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
신한라이프 통합 이끈 포용력
조직 안정위해 업무 방식 통일
1년 만에 임금·직급 협상 타결
동양생명 부진 극복 도전정신
상품 보장성 향상 전략 등 주효
지급여력 비율 154%로 오를듯
우리금융회장도 인정한 추진력
“보험에 인생을 건 사람” 평가
동양+ABL 통합 이룰지 촉각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가 취임 두 달째를 맞았다. 우리금융그룹이 10년 만에 다시 보험업에 진출하며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품은 가운데 과거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를 성공적으로 통합해 신한라이프를 탄생시킨 ‘통합의 달인’ 성 대표의 행보에 보험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검증된 ‘통합 전문가’

성 대표는 보험업계에서 ‘통합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2019년 신한생명 대표로 취임한 그는 오렌지라이프를 2021년 7월 1일 공식 합병하며 자산규모 69조 원의 업계 4위 생보사 ‘신한라이프’로 출범시켰다. 전략적이면서도 결단력을 갖춘 그의 리더십은 보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하나의 모델로 자리 잡았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합병 이후에도 한동안 인사 문제 때문에 내부 갈등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성 대표는 신한생명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인사 문제 해결을 위해 신한생명 임원을 정리하고 공정한 통합을 위한 결단을 내리는 등 ‘탕평 인사’로 양사 임직원을 모두 포용하며 조직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아가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인사 원칙을 반영한 조기 인사를 실시했다. 연초 팀장급 인사와 함께 유사 업무 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코로케이션(Co-location)을 진행하며 전산 및 각종 용어 통일 작업도 추진했다. ‘새로운 가치 창출’을 강조하고, ‘뉴 라이프(New Life), 라이프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다’는 비전과 함께 다채널 보험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4종의 신상품을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 결과, 두 회사의 물리적 결합뿐 아니라 신한라이프 통합 1년 1개월 만에 임금 및 직급체계 등 협상 타결을 이끌어 내고 ‘화학적 결합’을 이루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이후 디지털 혁신경영과 인공지능(AI) 도입으로 24시간 서비스 구축을 통해 보험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에 인생을 건 사람”

“보험에 인생을 건 사람.”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성 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임 회장은 정책과 연구소, 민간 기업까지 경력을 가진 ‘보험통’이면서 가장 경쟁력 있는 보험사 중 하나인 신한라이프 통합을 이끈 성 대표를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인물로 본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발을 디딘 뒤 재정경제원 보험제도 담당관실 서기관부터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을 거치며 공직에서 보험 정책에 깊이 관여했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 위원을 지낸 뒤 이후 보험개발원장을 지내면서 학문적인 깊이까지 갖췄다. 여기에 신한생명 사장, 신한라이프 사장과 이사회 의장, 롯데손해보험 이사회 의장을 거치면서 보험사의 CEO로 성공 신화를 쓰며 보험업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여기에 오랜 시간 동안 보험업의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넓은 네트워크까지 갖췄다. 그를 오래 지켜본 임 회장은 성 대표를 ‘전략적이고 강단이 있는 경영인’으로 보고 우리금융의 ‘숙원 사업’이던 생명보험사 인수와 합병 및 경영을 맡긴 것이다. 성 대표는 2024년 9월 우리금융에 합류해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과정 전반을 총괄하며 핵심 역할을 해냈다. 자회사 편입은 물론, 인수 자체가 불투명하던 시기부터 일찌감치 대표로 내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그가 인수단장에서 동양생명의 공식 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내실 중시’로 재무 건전성 회복하고 그룹 시너지 행보

성 대표는 내실을 다지며 동양생명의 재무 건전성 회복에 힘쓰고 있다. 동양생명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4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1% 급감했다. 지급여력(K-ICS) 비율도 127.2% 수준에 그쳐 당국 권고치인 130%를 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성 대표는 자구 노력을 우선시하고 있다. 동양생명은 올해 5월 5억 달러 규모의 외화 후순위채 발행에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K-ICS 비율을 154.0%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년 만에 진행된 국내 보험사의 외화채 발행에서 36억 달러 수준의 수요가 몰리며 시장의 신뢰를 확인했다.

보장성 보험의 체질 개선 노력에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동양생명은 보장성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을 지속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보험계약마진(CSM) 중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87%로 대다수를 차지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46.6%에서 크게 확대된 수치다. 지난달에는 우리금융 편입을 기념해 처음으로 ‘우리’ 이름을 단 ‘(무)우리WON하는 건강한보장보험’을 출시했다. 83종의 특약을 결합할 수 있어 합리적인 가격에 맞춤 설계가 가능한 이 상품은 보장성 중심 전략의 구체적 결과물이다.

우리금융 편입 이후 최대 장점인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에 전략·사업본부 인력을 배치했다. 이정수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이 동양생명 기타 비상무이사로, 양기현 우리금융 사업포트폴리오본부장이 ABL생명 비상임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이들은 지난해 우리투자증권 출범 당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들로, 통합 시너지 창출에 대한 우리금융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성 대표는 우리은행과의 방카슈랑스, 우리카드와의 보험료 카드납부 등 구체적인 협업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성 대표는 신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신한라이프 대표 시절 요양사업을 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생명을 통해 우리금융이 시니어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법에 따라 금융지주사는 보험사 없이는 요양사업에 진출할 수 없어, 동양생명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장기 과제는 ABL생명과의 통합

가장 주목받는 것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여부다. 양 보험사는 지난달부터 영업·재무 태스크포스(TF)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가 통합하게 되면 통합 보험사는 출범과 동시에 총자산 53조 원 규모의 업계 5위권 생보사로 우뚝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12월 말 총자산은 각각 34조5776억 원, 18조6651억 원으로 총 53조2427억 원이다. 이는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NH농협생명 다음으로 큰 규모다.

특히 성 대표가 신한라이프 출범 과정에서 보여준 결단과 통합의 리더십은 양사의 통합 과정에서 큰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성 대표가 신한라이프 통합을 성공시킨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시너지 창출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며 “특히 곽희필 ABL생명 대표와 함께 신한라이프 통합 과정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두 보험사 간 협업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동양·ABL생명 노조가 ‘월 기본급 1200%’ 수준의 매각 위로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관계도 풀어나가야 한다. 동양생명이 상장사라는 점도 통합 과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다. 합병을 추진한다면 소액주주 지분율 20.09%에 대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흡수해야 하며, 합병비율 산정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익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성 대표의 검증된 통합 경험과 임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곽 대표와의 검증된 파트너십은 큰 자산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성 대표가 신한라이프 통합 당시 보여준 공정하고 과감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노사 갈등 해결과 소액주주 보호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967년 출생 △한양대 경제학과 △미국 유타대 법과대학 졸업(법학전문석사(JD)) △1989년 제33회 행정고시 △1994년 재정경제원 보험제도담당관실 사무관 △2005년 주프랑스 한국대사관 재정금융관 △2009년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 보험과 과장 △2011년 금융위원회 은행과 과장 △2015년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 위원 △2016년 제11대 보험개발원 원장 △2019년 신한생명 사장 △2021년 신한라이프 사장 △2023년 신한라이프 이사회 의장 △2024년 롯데손해보험 이사회 의장 △2024년 우리금융지주 생명보험사 인수단장 △2025년 7월 1일 동양생명 대표이사 취임

박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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