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셔서 폭행, 남친 용서할래"…교제폭력 처벌 안 원해도 형사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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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B는 매번 "A가 술을 마시면 종종 난폭해지긴 하나, 평소에는 괜찮다. 계속 사귀고 있어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찰은 그간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해자와 가해자가 계속 교제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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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인 가해자 A와 피해자 B는 평소 폭행이나 말다툼 관련 112 신고가 10번 이상 반복 접수됐다. 그러나 B는 매번 "A가 술을 마시면 종종 난폭해지긴 하나, 평소에는 괜찮다. 계속 사귀고 있어서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식당에서 밥을 먹던 C는 연인 D를 의심하며 휴대전화 속 문자 내용을 확인하고, 화가 나 테이블 위의 물통을 들고 그를 때릴 것처럼 위협했다. 놀란 D가 비명을 지르자 옆 테이블의 목격자가 112에 신고했다. 다만 D는 경찰에 "당시엔 무서워서 비명을 질렀지만 사과해서 처벌을 원하지는 않는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피해자가 가해자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위험성이 있으면 무조건 형사입건하기로 했다.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가 강력 범죄로 이어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다.
경찰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교제폭력 대응 종합 매뉴얼'을 최초 제작해 일선 현장에 배포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그간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피해자와 가해자가 계속 교제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개입해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스토킹처벌법'을 적용하면 이 사례들도 피해자 보호조치를 할 수 있다. 일회성 행위에도 경찰이 현장에서 직권으로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접근금지 조치를 할 수 있어 피해자 보호에 강력한 대응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향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연인간 다툼 발생 시 빈번하게 수반되는 특수폭행·협박 등 범죄에 해당하는지 확인한 후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피해자 처벌 의사와 무관하게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현재 교제 중이라도 과거 이별을 통보한 적 있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접근금지를 원할시 일회성 행위에도 긴급응급조치 결정으로 피해자를 보호하고, 사정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스토킹 성립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28일 발생한 울산 스토킹 살인미수 사건에서는 경찰이 가해자를 유치장에 유치하는 잠정조치를 신청했으나 검찰이 "피해자가 원치 않는다" 등의 이유로 기각했다.
스토킹처벌법은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접근 등의 행위로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경우 적용이 가능하다.
첫 번째 사례는 폭행이 반복되므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더라도 가해자에게 상습폭행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두 번째 사례 역시 물병을 위험한 물건으로 봐 특수폭행을 적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가져가 열람한 부분은 재물은닉죄 및 정보통신망법위반이다.
교제 중 말다툼으로 이별을 통보한 연인을 밀치며 폭행하고 연인이 방으로 가 문을 잠그자 20분간 문을 두드리며 나오라고 소리쳤다면, 이 또한 지속성이 있다고 봐 폭행 외 스토킹범죄가 별도로 성립한다.
경찰청은 내달 11일 '교제폭력 대응 국회 세미나'도 연다. 경찰청 관계자는 "교제폭력에 대한 선제 대응 본격화가 법적 근거 마련으로 이어져 피해자 보호가 더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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